‘진정 북을 위한 성직자라면’
‘진정 북을 위한 성직자라면’
  • 장정문 목사
  • 승인 2010.02.17 11: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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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정문 목사 / 소설가 韓國文藝宣敎 명예본부장
 지난 주 1월 16일자 본지 사설에 ‘성직자 신분을 망각한 정치적 활동을 비판한다.’라는 글이 게재되었다.  성공회 이재정 신부의 잘못된 사상과 행위를 지적하고 비판하는 논설이다. 같은 성공회의 한 성직자로서 씁쓸하고 우울한 심정을 금할 수 없었다.  하지만 사실이 그러하니 어찌하랴. 나 자신이 대학동창들과 동향인들 혹은 동료문인들로부터 “성공회 성직자들은 좌익이냐,  성공회가 왜 그래?”  이런 질타를 많이 들어왔다. 

   2007년 1월호 ‘월간조선’에 ‘좌파사관학교 성공회의 전모’라는 글이 실렸었다. 한국성공회 초대한인주교이신 이천환 주교님이 그 기사를 내게 보여주시면서 몹시 마음 상하셨다.  나도 마음이 좋지 않았다. 내가 1969년 여름, 미국유학을 가기 전에 수년간 가르친 성공회 신학교가 이제 한국사회에서 좌파신학교라는 낙인이 찍혔으니 가슴 아프다.  그럼 한국성공회는 그 같은 외부로부터의 비판을 가만히 듣고만 있는가.  한국성공회에는 그렇게도 사람이 없단 말인가. 그렇지는 않다. 

은퇴월로 성직자인 L 신부는 서울교구 P주교에게 이재정의 성직을 박탈해야 한다고 요구했고 평신들 중에서도 이재정과 그 추종자들에 대하여 규탄하며 교회의 근본적 쇄신을 강력히 주장하는 운동이 일어났다.  무엇보다도 이재정이 성공회 신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좌파사상을 가르쳐 젊은 사제들이 그 영향을 받고 있다는데 분노하는 것이다.

  내가 알기에 이재정은 전통적인 신학지식은 빈약하다. 언제부터인가 해방신학, 민중신학 등에 몰두하면서 진보사상을 자처한다. 뿐만 아니라 더 심각한 문제는 그가 북한을 너무도 모른다는데 있다.  북한을 잘 모르는 인간이 이 나라의 통일원장관이 되었다니 참말 아이로니가 아닐 수 없다.
  2년 전 캐나다의 박찬웅 교수님이 한국에 와있는 내게 신문기사와 함께 편지를 보내왔다.  노무원 정권하에서 남북관계의 요직에 있는 이재정이 토론토를 방문했는데 교포유지들이 모인 자리에서 “북한은 북한의 잣대로 잴 것이지 북한을 자유주의 사회의 자로 재서 비판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이 말은 반공사상을 공격이면서 북에 대하여는 호의를 표현하는 것이다.  이재정은 북한민중이 비록 가난한 생활을 하고 있지만 그들의 수령을 진심으로 추종하며 잘 살아간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이래서 이재정은 북한에 관한한 무엇을 몰라도 한참 모른다고 보는 것이다.  이재정이 친북좌파이고 그래서 지금도 국내의 극렬한 좌파들과 손을 잡는 것 같다. 얼마 전 이재정이 새로 만들어진 당대표로서 민노당의 대표라는, 수염 기르고 두루마기 입은 사람과 협력하자며 손을 잡는 뉴스가 컴퓨터에 뜬 것을 보았다.

  한국 캐토릭교의 소위 정의구현 사제단을 포함한 좌파 신부 혹은 목사들이 그 친북반미 선동을 계속하면 그 결과는 북한독재자에게 힘을 실어주는 것이다.  약 십년 전에 미국 LA에 있는 홍동근 목사라는 사람이 북에 다녀오더니 노골적인 친북발언을 일삼았고 그래서 북한에 초청받아 가서 모 고등기관에서 종교인지 신학인지를 가르쳤다고 한다.  그의 측근이 하는 말인데 그는 평양에 가서 김일성 수령님의 가르침이 그대로 예수그리스도의 말씀과 다르지 않다고 말했단다. 

북한당국은 그를 극진히 대접하여 그의 고향인 평안북도 어딘가에 포장도로까지 만들어주었다고 한다.  그는 수년 전에 별세했다.  나도 한두 번 만나 본 사람인데 학문적 지식은 별로 없는 사람이 해방신학 등 일부의 사상에 현혹되어 진보를 자처했다.  이와 관련하여 하나의 예를 더 들겠다.  토론토에 사는 나의 친구이고 학자인 P신학박사가 내게 들려준 말이다.  그는 문익환, 서남동 교수들과 잘 아는 사이이다. 문익환 목사가 북한에 가서 김일성과 반갑게 만나 포옹까지 했다는 얘기는 우리가 잘 안다.

  서남동 교수가 토론토를 방문했을 때 P박사가 만나서 물었다고 한다.  “도대체 어떻게 문익환 목사님이 북에 가서 그렇게....” 서남동 교수는 “문익환 목사가 영웅심리로 북에 갔지요.....”  라고 대답하더란다. 

  나는 문익환 목사의 부친이신 문재린 목사와 함께 토론토 한인노년회의 일을 했기에 그 가정배경을 잘 안다.  문익환목사는 반공법으로 남이 못가는 북한을 자기는 용감하게 가서 김일성과 만났다는 자부심 같은 것이 있었는지 모른다.  어쨌거나 그 결과는 북한권력자에게 큰 도움을 주었다.  북한은 기독교 친북인사들을 최대한 대접하며 이용했다. 

  나는 북한에서 고등학교를 마쳤고 캐나다 시민권자로 북한 고향에도 다녀온 사람이다.  북한 공산독재정권이 기독교나 종교를 가장 위험시하고 탄압한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그들은 칼 마르크스의 무신론 사상을 따라 종교를 아편이라고 비판하고 미국이나 서구의 자유사상을 경계한다.  그런데도 북을 찾아가 돕는 친북성직자들이 있으니 좋은 이용꺼리가 아닐 수 없다.

  더 이상 같은 얘기 반복하지 않으련다.  끝으로 이재정과 한국의 좌파 성직자들에게 진심으로 충고한다.  진정 북한을 돕고 싶으면 억압당하고 있는 그곳 민중의 가슴속 말을 들으라.  독재권력자들에게 찾아가 추파를 보여 그들에게 이용당하지 말라는 것이다. 

  천만다행이랄까, 아니 하느님의 자비와 은혜라고 믿는다. 최근 우리 한반도에는 박동훈(로버트)라는 청년이 우리 앞에 나타났다.  한 마디로 오늘 분단된 한반도의 비극상황에 찾아오신 예수그리스도라고 생각한다.  2천년 전의 역사적 예수그리스도는 오늘 우리의 현실에서 살아있지 않다면 의미가 없다. 

신학적 언어로 말한다면 Text만으로 그치는 구원의 사건은 하나의 古典일 뿐이다.  역사적 예수는 신앙의 그리스도라는 신학적 용어의 뜻을 이해해야 한다.  박동훈은 고난당하고 있는 북한동포를 위해 하느님의 사랑과 구원을 알리고자 성경을 들고 크리스마스 저녁에 두만강 빙판을 건너갔다. 

죽음을 각오하고 사지로 들어간 것이다.  오늘 날 한국의 많은 교회들은 강단에서 천사 같이 좋은 설교를 한다. 고마운 일이다.  그러나 하느님의 사랑과 구원은 강단의 말로 끝나서는 복음이 아니다.  고난당하는 형제들을 보고만 있을 수 없다. 주님의 참 제자는 그 고난의 현장에 직접 참여해야 한다.  주여, 주여, 하는 자가 아니라 하느님의 뜻을 행하는 자가 천국에 들어간다고 주님은 말씀했다. 그것이 십자가의 길이다.   박동훈 선교사는 그 십자가를 지고 북으로 들어가면서 김정일을 비판하고 정치범 수용소의 철폐, 신앙의 자유를 외쳤다. 

  이제 나의 결론은 이것이다.  우리는 박동훈이 주님의 길을 간 것처럼 우리도 이 나라의 분단비극을 해결하기 위해 십자가를 져야한다.  그리고 북한 당국에 강력히 촉구한다.  이제 그만 일인독재를 그치고 인민에게 자유를 주라. 

신앙과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라.  지금 북한 동포들은 기아선상에 있는 것만이 아니다. 마음 놓고 하고 싶은 말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진정 그리스도인이라면, 더욱이나 성직자의 양심을 가졌다면 그 억압 밑에 신음하는 북한동포들의 가슴 속을 보고 들어야 한다.  그렇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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