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자는 사형에 처했다, 격세지감 인간문화사
동성애자는 사형에 처했다, 격세지감 인간문화사
  • 양태자 박사
  • 승인 2010.06.10 11: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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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성애, 중세유럽
독어독문학을 전공한 양태자 박사는 독일 마르부르크대학교에서 비교문화학·비교종교학 석사, 독일 예나대학교에서 비교종교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요즈음 동성애를 소재로 한 모 방송사의 드라마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어느새 한국에서도 동성애가 드라마에 등장하는 시대가 됐다니, 격세지감을 느낀다. 동성애가 지금까지 다소 귀퉁이의 문화로 대접 받았다 할지라도 어느 시대 어떤 민족에게도 공통적인 인간문화사로 남아 있으니 동성애도 인간의 문화사 임에는 틀림없는 것 같다. 그렇지만 사실 거의 비판적이지 긍정하는 글을 쓴 문화를 찾아보기는 힘이 든다.

남아메리카의 잉카, 마야 문명에도 동성애에 대한 자취가 있을 뿐만 아니라 유럽의 그리스 로마 시대에도 동성애가 역사기록으로 남겨져 있다. 기원전 378년께는 300명의 동성애자들로 구성된 군사단체가 존재했단다. 이들은 일단 딸린 가족이 없이 동성애를 즐기는 군인단체들이었기에 전쟁 시에는 그들은 조국을 위해 목숨을 다해 싸움을 했단다. 또한 역사 속에 남겨진 이런 동성애 인물들을 언급하자면 수 없이 많다.

몇몇 사료에 의해 언급하자면 로마황제 하드리안(77~기원 후 138), 알렉산더 대왕(356~기원전 323), 레오나르도 다 빈치(1452~1519), 미켈란젤로(1475~1564), 교황 식스투스 4세(1414~1484) 등을 들 수 있다.

중세유럽의 동성애도 주로 역사의 귀퉁이에 감춰져 있다. 이들의 자취는 주로 법정 기록이나 재판의 판결문서를 통해서 알려지면서 오늘날 재조명된다. 그럼 구체적으로 어떠했을까? 독일 학자들이 밝힌 몇 가지의 예를 들어보자.

당시의 동성애자들은 중세 유럽 문화를 잘 대변하는 마녀사냥과 거의 동일한 죄목으로 다루어졌다고 한다. 그들도 마녀가 잡히는 것처럼 처절하게 추적당하고 죽임을 당했단다. 그 한 예로 중세 때 독일 레겐스부르크에서 17년간 동성애자로 살다 결국은 사형선고를 받고 목이 잘려 죽는 한 남자에 대한 연구 보고를 독일 헤르게뮬러 교수가 했다. 이 법정 기록문서에 자주 등장하는 동성애 단어가 독일말로 조도미(Sodomie)이다. 이 단어는 오늘날 독일사전에는 동성 아니면 동물과 성관계를 가지는 것을 의미하나 중세 때는 자연성을 거부한 성관계를 의미한다. 즉, 신이 부여한 남성과 여성 사이인 이성이 아닌 동성의 관계라는 것이다. 좀 더 확대해서 말하면 항문 성관계(Analverkehr)도 여기에 포함된단다.

중세의 취리히시 문서실에 의하면, 조도미는 법정문서에서 3번째 큰 죄목으로 간주됐다. 즉, 1400년부터 약 400년 사이에 총 1424명이 사형선고를 받았는데 그 중 747명은 개인범죄, 193명은 살인죄, 그리고 179명이 이 동성애 때문에 사형선고를 받았다 한다. 당시 유럽을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 넣었던 마녀사냥으로 걸려든 이가 80명이었다니 이들은 동성애 죄목으로 사형 당한 이들에 비해 오히려 적은 숫자다(취리히 시문서 Abt. B VI)

후기로 갈수록 여기에 대한 처벌이 더 엄해진다. 동성애자를 새장이나 우리에 가둬 굶어 죽게 하거나, 공공장소에서 거세하거나 사지를 잘랐단다. 중세의 쾰른시 법정자료에 의하면, 200명의 동성애자들이 벌을 받았다 한다. 잘 알려진대로 그 때는 가톨릭교가 중세인들의 삶에 엄격하게 군림하던 시대였다. 말 할 것도 없이 동성애는 교회법과 성서계율의 잣대로 늘 배척 당한다. 말하자면 동일한 성과의 행위는 종족 보존의 차원에 위배되므로 당연 죄악시 되는 짓거리로 간주된다. 또 이런 행위를 지진이나 페스트의 원인으로 규정하면서 동성애자들을 불에 태워 죽인다. 그런데 사료에 언급된 재미있는 사실은, 서민 동성애자들에 비해 오히려 귀족들이나 수도자들이 동성애에 더 관심을 가졌단다. 이런 일이 중세의 수도원에서 비일비재하게 일어 났다고 헤르게뮬러 교수도 전한다.

그러나 이후 역사적인 자취를 따라가 보면 사람들도 점차적으로 동성애를 인간의 한 단면으로 보기 시작한다. 오늘날은 중세 때처럼 화형 당하는 일은 생각지도 못 할뿐만 아니라 또한 더 이상 터부시 되지도 않는다. 더구나 ‘각 종교에 나타난 동성애자들’, ‘각 문화 안에 나타난 동성애자들’ 등의 제목이 붙은 테마로 오히려 활발히 연구되고 있는 추세다.

현재 동성결혼 법적 허용국가는 독일, 네덜란드, 벨기에 스페인, 영국, 남아공화국, 미국의 매사추세츠, 캐나다 등이다. 이들 나라에선 이들은 법적인 부부로 인정되며 아이들 입양까지 동성커플과 동등한 권리를 가진다. 동성커플 결합을 인정한 나라로는 스웨덴, 헝가리, 노르웨이, 덴마크, 아이슬란드, 포르투갈 등이 있다.

당시 많은 동성애자들을 화형시켰던 유럽국가들이 지금은 동성애에 관대한 나라로 분류된다. 지금 독일의 현직 베를린 시장(클라우스 보베라이트)도 동성애자다. 그는 독일 국민들에게 자기가 동성애자임을 텔레비전에서 당당하게 밝혔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그는 2001년 이래로 3번이나 재당선된 베를린 시장이다. 독일인들은 그렇게 외친단다. “동성애는 그의 사생활이요, 우리가 필요로 하는 사람은 오직 더 발전하는 베를린을 위해서 애쓰는 시장을 뽑는 것”이라고.

문제 제기를 하여 본다. 동성애를 용인하는 사회가 건강하지 못한 사회가 된다고 볼 수 있겠는가? 사실 이런 문제를 선악의 잣대라든지 아니면 찬반의 입장 등 어떤 형태로 다룬다 할지라도, 단호하게 대답할 수 있는 것은 어쨌든 상당히 민감한 테마에 속한다는 것이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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