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회장은 이날 오후 1시50분부터 오후 11시12분까지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부장검사 이원곤)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했다.
김 회장은 검찰 조사에 앞서 재벌그룹 총수로서 유독 조사를 많이 받는 것 같다'라는 질문에 "제 팔자가 세서 그런 것 아니겠어요"라고 답했다.
이어 '선대 회장의 유산을 차명계좌로 보관한 이유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잘 모르겠어요"라고 짧게 답했다.
김 회장은 '수백억대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를 인정하십니까'라는 질문에 "조사를 받으면 나오는 것 아니겠습니까"라고 말한 뒤 청사로 들어갔다.
검찰은 김 회장을 상대로 차명계좌를 이용해 수백억원대 비자금을 조성한 경위와 용처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했다.
또 한화그룹이 2005년 경영난에 빠진 관계사 '한유통'과 '콜럼버스'에게 수천억원을 부당 지원하는 과정에 직접 개입 했는지 여부와 2002년 대한생명 인수과정에서 정관계 로비가 있었는지 등을 집중 추궁했다.
법조계와 재계에 따르면 검찰은 김 회장에게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금융실명제법 및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적용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회장은 9시간이 넘는 조사를 받은 뒤 "홍동옥 여천NCC(주)에게 비자금 조성을 지시했냐"는 질문에 "여기서 최선을 다해서 응답했습니다"고 답했다.
이어 검찰 영장 청구 방침에 대해서는 "제가 판단할 방침이 아니다"고 말한 뒤 "지금 심경은 어떠십니까"라는 질문에 "피곤합니다"고 밝힌 뒤 청사를 떠났다.
한편 검찰은 이날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하고 분식회계를 지시한 한화그룹 전 투자·재무 담당 부사장인 홍동옥 여천NCC(주) 사장에 대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등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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