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통상부는 여권법 시행령 23조에 2항을 신설하여 한국교회가 중동 등 이슬람 국가에서 무분별한 선교활동을 할 수 없도록 제한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조치는 늦은 감이 있으나 종교 간의 갈등을 사전에 차단할수있는좋은방안으로여겨진다.
지난2004년이라크에서김선일씨가 불법으로 선교활동을 하다 무장단체에 의해 살해된 이후 2007년 아프가니스탄에서분당샘물교회교인23명이탈레반에납치돼2명이살해되어 기독교의 공격적 선교에 대한 비난이 쏟아진 바 있다. 이렇듯 이슬람교등타종교국가에서복음선교를해온한국교회는복음선교와동떨어진 종교간 갈등과 국가의 이미지만 훼손하는 결과를 빚어 온 것이 적지 않았다. 이런 점에서 정부가 직접 나서서 무분별한 공격적 한국교회의 선교활동에 제동을 걸게 된 것은 적절한 조치로 평가되고 있다.
현재 한국교회는 전 세계에 2만여명이 넘는 선교사를 파송하여 선교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그 부작용이 만만치 않아 타종교인과 현지인들은 물론 해당 정부와도 마찰이 발생하여 논란이 야기되고 있다. 현지 선교사의 미성년자 성폭행을 비롯, 선교사들 사이의 사기행각이나 선교 후원비 횡령 등 온갖 추문이 끊이지 않아 해외선교사에 대한 이미지는 갈수록 추락하고 있어 국가의 위신은 말할 것도 없고 기독교에 대한 반감만 키워 왔다는 지적이 높았다.
이런 현상에 대해 한국교회에서는 그리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있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타종교 지역에서 선교를 하자면 이러한 부작용은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실정이다. 이렇다 보니 선교사에 대한 자질 검증도 부실하고 훈련도 체계적이지 못하며 전문성이 부족하여 현지에서 적응하지 못하고 선교가 아닌 다른 사업에 손을 대는 경우도 꽤 많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특히 공격적인 선교로 인한 마찰도 많아 현지 정부에서 선교활동을 금하는 일도 발생하고 선교사의 범법 행위로 인해 지역주민들로부터 반발을 사는 일도 빈번하게 발생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교회 스스로가 이런 해외 선교의 부작용을 방지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정부가 이번에 칼을 빼든 것이다.
해외선교의폐단에대한지적이높았음에도불구하고한국교회는이를 간과해 온 것이다. 특히 해외선교에 대한 정부의 제한 조치는 외교적인 문제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동서냉전체제의몰락이후전세계는종교간갈등이 고조되어 가고 있는 추세 속에 있다. 소위 '문화 충돌'이라는 새로운 전망이 제시되고 있는 바와 같이 이제 지구촌에는 새로운 종교 이념에 의한갈등과다툼이곳곳에서벌어지고있는것이다. 이같은 흐름속에서한국교회의무분별한복음선교활동은인류의평화보다갈등을부추기는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이제부터 한국교회는 새로운 선교 전략을 수립하는데 노력해야 한다. 신앙적 열정만으로 오지에 가서 복음을 전하는 단순한 원시적 선교방식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고 이태석 신부처럼 선교는 성경을 내미는 것이 아니라 그곳 지역 주민을 위해 생명을 바쳐가며 헌신적 희생정신이 실천되어야 한다.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정신이 바로 복음이다.
과거와 달리 지구촌에서 기독교를 모르는 사람이 없다. 복음을 가르쳐서 기독교를 알게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들에게 진정한 복음은 바로 사랑이다. 사랑 실천 없이 단순히 이론적으로 가르친 다해서 복음선교가 됐다는 것은 자기최면이다.
정부의 이번 조치에 대해 한국교회는반대하기에앞서새로운해외선교전략과방법을수립하는데 최선을 다하는 것이 올바른 자세일 것이다. 갈수록 더욱 첨예하게 대립하 고 있는 종교간 갈등을 해소하고 인류의 평화를 정착시키는 시발점이 바로 종교이고 그 정점에 기독교가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