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사건은 지난번 삼호주얼리호 피랍 구출작전에 이어 앞으로 해적들의 위협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로 남을 전망이다.
◇한진해운 피랍대비 안전시설 마련
한진텐진호의 선사인 한진해운은 지난 1월 삼호주얼리호 피랍 사건을 계기로 정부가 제시한 선박설비기준에 따라 선박 내에 긴급 피난처인 시타델(Citadel) 설비를 강화했다.
시타델은 위험 해역을 항해하는 선박에 반드시 필요한 시설임에도 불구하고 상당수 해운업체들은 자금 문제를 들어 설치를 꺼려왔다.
삼호주얼리호 피랍 사건 이후 시타델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되고 정부는 시타델 설치를 의무화 하는 동시에 최소 두께가 5㎜ 이상되는 두꺼운 철제문을 설치하고 비상식량과 통신장비 등을 갖추도록 했다.
한진해운측은 이렇게 바뀐 기준에 따라 한진텐진호내 시타델의 설비를 강화했다. 선원들이 이곳에 들어가면 기관총 사격에도 견딜 수 있고, 최소 3일간은 버틸 수 있다.
◇선원들 위기상황에도 침착히 대처
소말리아 해적들은 한진텐진호 선원들을 납치하기 위해 선교까지 올라 총격을 가하며 위협했다. 하지만 선원들의 침착하고 신속한 대처로 피랍을 면할 수 있었다.
이날 외부에서 총격을 받은 한진텐진호 선원들은 위험을 감지하고 해적의 납치 시도에 대비해 익힌 매뉴얼대로 국토해양부와 한진해운 본사로 연결된 비상벨을 눌렀다.
이후 선박의 엔진 등 모든 기관 장비를 정지시킨 뒤 전원 시타델로 피신했다. 평소 위기대응 매뉴얼에 따라 훈련을 해왔기 때문에 침착하게 대응할 수 있었다. 그 덕택에 선원들은 비교적 안전한 곳에서 해군의 구조를 기다릴 수 있었다.
소말리아 해적들이 한진톈진호의 선교까지 올라와 총격을 가하며 선원들을 찾기 위해 배 이곳저곳을 돌아다닌 흔적이 발견되면서 선원들의 대처가 조금만 늦거나 어긋났어도 인명피해가 예상됐다.
◇정부 위험감지 후 초기 대응
한진텐진호 선원들이 무사히 구출될 수 있었던 데는 정부와 군의 신속한 초기 대응도 큰 몫을 했다.
외부 충격을 감지한 한진텐진호 선원들이 국토해양부와 한진해운과 바로 연결되는 위험신호(SSAS)를 발신한 뒤 이를 접수한 국토부는 합동참모본부에 협조를 요청했다. 합참은 부근 해역에 있던 청해부대 최영함(4500t급)을 현장으로 급파했다.
청해부대는 현장에 도착한 후 1시간40분가량 정찰을 위해 링스헬기를 띄웠고 상황을 어느 정도 파악한 뒤 UDT 요원들을 즉시 한진톈진호에 투입했다.
청해부대 UDT 요원들은 오후6시40분께 조타실을 장악했으며 시타델에 은신하고 있던 선원 20명의 안전을 확인했다.
또 합참은 연합 해군사에 협조를 요청했고, 최영함이 도착하기 전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 있던 터키 군함이 먼저 도착해 헬기를 동원해 정찰활동을 펴는 등 연합작전을 수행, 화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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