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하라 남쪽으로 번지는 재스민 혁명…이유는?
사하라 남쪽으로 번지는 재스민 혁명…이유는?
  • 안호균 기자
  • 승인 2011.04.26 08: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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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멘 반정부 시위 |
 100일 전 튀니지에서 시작된 재스민 혁명이 이집트, 리비아를 넘어 아라비아 반도와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블랙 아프리카)까지 민주화 열망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지난 1월 튀니지에 이어 이집트에서 반정부 시위가 일어날 때만 해도 아라비아 반도와 블랙 아프리카 지역까지 사태가 확산될 것으로 예상한 전문가는 많지 않았다.

아라비아 반도의 상당수 국가들은 국왕 중심의 안정된 정치체제를 갖추고 있고 북아프리카에 비해 사회적 갈등 요인도 적다는 게 그 이유였다.

하지만 북아프리카에 이어 중동 지역으로 시위가 들불처럼 번졌다.

대통령제 국가인 시리아와 예멘에서 대규모 유혈사태가 발생한 것은 물론 왕정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 오만 바레인 등에서도 크고 작은 시위가 잇따랐다.

이집트, 리비아와 마찬가지로 중동 지역에서도 장기 독재, 계파 갈등, 실업난, 빈부격차 등에 따른 불만이 위성방송과 인터넷, 휴대전화를 통해 각 지역에 확산됐다.

당초 재스민 혁명의 불씨가 사하라 사막을 넘어 북아프리카 지역으로 확산될 가능성은 더 낮게 점쳐졌다.

정보통신 인프라가 열악하고 국민들의 소득과 교육수준이 낮아 대규모 시위가 발생하기 어려운 환경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블랙 아프리카 지역 나라들도 하나둘씩 혼란스러운 상황에 빠져들고 있다.

세계 최빈국 중 하나인 스와질란드에서는 지난 12일과 13일 교사, 공무원, 학생 등이 국왕 음스와티의 장기독재를 규탄하는 시위를 벌였다.

또 다른 극빈국인 우간다에서는 14일 식료품 가격 상승에 항의하는 시민들과 야당 정치인들이 거리로 나섰다.

25년째 장기 집권 중인 요웨리 무세베니 정권은 시위대를 향해 총격을 가했고 갈등의 불씨는 더욱 커지고 있다.

절대 빈곤국이 대부분인 블랙 아프리카 지역이 민주화 욕구로 술렁이는 것은 각국에서 올해 집중적으로 치러지는 선거의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아프리카 54개국 가운데 17개국이 올해 대선을 치렀거나 치를 예정이다. 총선과 지자체 선거를 합하면 30개국이 선거정국 속에 있다.

5개월간 지속된 코트디부아르의 혼란은 지난해 12월 치러진 대통령 선거로 인해 촉발됐다.

그바그보 전 대통령이 대선 패배에 승복하지 않자 장기독재와 지역·종교 갈등에 대한 불만이 사회 곳곳에서 터져 나와 내전이 벌어졌고, 반정부 세력이 정부군을 제압하기에 이르렀다.

16일 대선을 치른 나이지리아도 기독교계인 굿럭 조너선 대통령의 당선에 반발하는 야당 지지자들이 시위를 일으켜 200명 이상이 사망했다.

이밖에 가봉, 우간다, 지부티, 앙골라 등에서 연쇄적으로 반정부 시위가 일어나고 있다. 선거가 진행될수록 블랙아프리카 지역의 사회적 불안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독재정권의 장기 집권에 따른 정치적 갈등 뿐 아니라 극심한 경제난도 아프리카 반정부 시위의 원인이 되고 있다.

반정부 시위가 튀니지에서 시작돼 이집트와 리비아로 확산된 것은 사실 경제난과 빈부격차에 따른 불만이 가장 큰 원인이었다.

블랙 아프리카 지역에서도 한 부족의 장기 집권이 지역·종교적 갈등 뿐 아니라 빈부격차를 심화시킨 경우가 적지 않다.

극심한 인플레이션과 만성적인 경제난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짐바브웨가 5월 선거를 앞두고 가장 큰 위험에 놓여 있는 지역으로 지목받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북아프리카에 너무 다양한 민족이 갈등관계에 있고 정보의 원활한 소통이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대규모 시위가 일어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반정부 시위가 인근 지역에서 연쇄적으로 이어질 경우 오랜 독재와 가난에 시달려 온 아프리카 국민들이 정부를 상대로 더 격렬하게 투쟁을 벌일 가능성도 상존하고 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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