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방의 등불' 타고르, 화가이기도 했다는 사실
'동방의 등불' 타고르, 화가이기도 했다는 사실
  • 백영미 기자
  • 승인 2011.09.15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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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고르의 회화'전에 전시되는 라빈드라나트 타고르 초상화

국립중앙박물관(관장 김영나)이 한국과 인도 간 우정의 해를 기념해 테마전 '타고르의 회화(더 라스트 하비스트)'를 20일부터 11월27일까지 아시아관에서 연다.

라빈드라나트 타고르(1861~1941)의 회화 49점과 타고르 관련 서적을 한 자리에 모았다.

'동방의 등불' 타고르는 1913년 시집 '기탄잘리'로 아시아인으로는 처음으로 노벨문학상의 영예를 안았다. 아울러 시인으로서 뿐 아니라 시와 소설, 연극, 음악, 무용, 회화 등 예술계 전반에서 중요한 족적을 남겼다. 타고르가 살아있는 동안 가장 마지막으로 뛰어든 회화는 그의 사상을 잘 담아내고 있다. 회화는 타고르에게 '삶의 마지막 수확'인 셈이다.

타고르가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것은 1960대 중반부터다. 당시 그는 범인류주의 사상을 지니고 있어 세계 미술과 교류하며 많은 영향을 받았다. 전문 미술교육을 받지 않았던 타고르는 동양미술, 원시미술, 그리고 일부 현대미술 사조의 흐름을 접하고 화가로서의 정체성을 발견했다. 리듬의 감각, 운율을 시각적 형태로 구현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펜과 붓이 가는대로 그렸다. 제목도 대부분 붙이지 않았다. 이번 전시에 출품된 작품들 역시 타고르의 이러한 성향을 반영해 제목이 없다. 시기별로 그가 표현하고자 했던 대상을 기준으로 총 4부로 꾸몄다.

1부 '상상의 동물들'에서는 현실세계에서 볼 수 없는 다양한 생명체를 소재로 한 작품을 선보인다. 타고르의 그림은 오기(誤記)나 마음에 들지 않는 글귀를 정정하기 위해 그은 줄을 시각적 형태로 표현한 데서 출발했다. 첫 번째 형태는 원시미술에서 영감을 받은 상상의 동물, 또는 그 결합이었다. 2부 '풍경과 꽃'에서는 점차 자연의 형상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는 타고르의 모습을 보여준다. 풍경화는 바로 그 전환점이다. 인물의 형태들도 함께 나타나는 다소 모호한 시기이기도 하다.

3부 '몸짓으로 이야기하는 인물과 극적인 장면'에서는 다양한 자세를 취하고 있는 사람들이 담긴 그림을 볼 수 있다. 인간의 몸을 단순한 형상이 아닌 시각적으로 이야기를 전달하고, 극(劇)의 씨앗을 품고 있는 존재로 봤다. 4부 '얼굴'에서는 다양한 초상화를 전시한다. 고대 사제의 가면과 독립적인 개별 초상화 사이를 넘나들며 구체적인 얼굴을 하나의 인물로 바꿔놓았다.

▲ 타고르 회화 '풍경과 꽃'

타고르는 인도의 화가들에게 지속적인 영감을 줬다. 타고르 탄생 150주년이자 서거 80주년인 올해 인도에서는 전국 규모의 기념위원회가 결성되고 다양한 행사가 펼쳐지고 있다. 이번 전시 역시 그 연장선상에서 기획됐다. 전시도록 '타고르의 회화(더 라스트 하비스트)'에는 출품작 49점이 모두 수록돼 있다. 삶과 미술에 대한 타고르의 글과 이번 전시를 기획한 R 시바 쿠마르의 논고 등이 담겨 있다.

인도 국립근대미술관 라지브 로찬 관장과 이번 전시를 기획한 인도 국립근대미술관 큐레이터 겸 비슈바 바라티 대학 시바 쿠마르 교수의 공개 강연이 전시 첫날인 20일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열린다. 인도 국립근대미술관이 기획하고 인도 문화부가 후원하는 전시는 인도에서 개최된 뒤 세계 순회 중이다. 한국 다음은 영국이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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