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훈 감독, 김하늘 뿐이리오…객석 울린 큰개
안상훈 감독, 김하늘 뿐이리오…객석 울린 큰개
  • 김정환 기자
  • 승인 2011.09.15 09: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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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블라이드 달이
영화 '블라인드'는 제작비 100억원대 국산 블록버스터 홍수에서 스릴러 ,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 순제작비 27억원 등 숱한 약점과 한계를 딛고 관객 200만명을 넘겼다.

탄탄한 시나리오, 짜임새 있는 연출, 배우들의 호연 등이 원인으로 손꼽힌다. 또 여주인공 '수아'(김하늘)의 유일한 친구인 시각장애인 안내견 '슬기'로 나온 래브라도 리트리버종 '달이'(9)의 사람 뺨치는 연기도 빼놓을 수 없다.

관객들은 슬기가 소시오패스 살인마 '명진'(양영조)에 의해 무참히 살해되는 장면을 잊지 못한다.

슬기는 지하철 역사 엘리베이터 안에서 명진이 수아의 목에 마취주사를 찔러 쓰러뜨리는 순간 순한 안내견에서 180도 돌변, 명진에게 격렬히 저항하며 엘리베이터 밖으로 내몬다. 하지만 맹견이 아닌 슬기의 공격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고, 결국 명진은 메스로 슬기를 난자해 죽인다. 그 순간 마취된 수아가 타고 있던 엘리베이터가 지상으로 올라가고 슬기는 안도한듯 서서히 눈을 감는다.

사람 나이로 50대인 달이는 이미 애견영화 '마음이' 1, 2에서 유승호(18), 송중기(26)와 공연한 대표적 '연기견'이다.

안상훈(36) 감독은 달이를 캐스팅하게 된 이유로 "눈을 감는 연기를 할 수 있는 유일한 개였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연기를 할 정도로 훈련된 개는 국내에도 많다. 하지만 그런 개들은 거의 죽은 시늉을 할 때 누워서 기다릴 수는 있어도 주변을 경계해야 하므로 눈만은 절대로 감지 않는다. 그렇다고 마취해 찍을 수도 없다. 개는 평생 마취를 할 수 있는 횟수가 제한돼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100% 연기로 해야 했다. 그런데 달이는 눈을 감는 연기까지 할 수 있었다. 그래서 주저하지 않고 캐스팅했다."

제작자인 문와쳐 윤창업(34) 대표가 마침 '마음이'의 기획 프로듀서였다는 인연도 작용했다. 윤 대표는 2005년 '마음이' 기획 당시 수많은 개를 오디션, 달이를 캐스팅했다. 연기하는 모습도 곁에서 지켜봤으므로 연기력을 확신할 수 있었다.

물론, 달이에게 경쟁견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실제 안내견도 후보에 올랐다. 하지만 달이가 안내견 연기를 할 수는 있어도 안내견이 달이처럼 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달이는 기대하지 않은 즉흥연기도 했다. 안 감독은 "수아가 슬기를 데리고 경찰대 재입학 문제를 의논하러 교수를 만나러 갔을 때다. 그냥 한 컷이라 달이가 시선을 고정하면 되겠다 했는데 자연스럽게 즉흥 연기를 하더라. 어찌나 예쁘고 기특하던지…."

전생에 연기하고 싶었던 사람이 아니었을까 싶을 정도로 연기파인 달이는 계획한 것을 잘 따라줬다. 안 감독은 "1만점을 줘도 아깝지 않다"고 치켜세웠다.

물론 많은 관객들을 울린 슬기 피살신이 주인을 지키다 숨진 개에 대한 감동, 애견인으로서의 자부심만으로 받아들여진 것은 아니다. "소수지만 애견인들 중에는 그 장면에서 경악을 금치 못한 분들도 있다고 들었다"면서 "본의 아니게 상처를 받은 애견인들이 있다면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안 감독은 안내견 슬기의 이야기가 안내견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데 기여하기를 바란다.

"우리 영화가 상영되기 얼마 전 지하철에서 시각장애인이 안내견과 함께 봉변을 당한 일이 있었다. 마침 그 분이 내가 친분이 있는 시각장애인과도 아는 사이여서 사건 이후 그 분에게 '내가 잘못한 거냐?'고 묻는 전화를 해왔다고 들었다. 모든 게 시민들이 아직 안내견에 대해 잘 몰라서 생긴 일이라고 생각된다. 우리 영화를 통해 한 분이라도 안내견에 대한 인식을 재정립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한편, 달이의 블라인드 출연료에 관해 윤 대표는 "정확히 밝힐 수는 없다"면서 "조연급 대우라고 보면 된다"고 전했다. '마음이1' 출연료는 5000만원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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