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목사 지지-반대, 목동제자교회는 지금
정 목사 지지-반대, 목동제자교회는 지금
  • 김정환 기자
  • 승인 2011.12.12 10: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11일 목동 제자교회, 정 목사 지지-반대파 대립
 지난 4일 서울 신정동 목동제자교회에서 거의 모든 예배가 무산되는 초유의 사태가 빚어졌다. 당회장 정삼지 목사 반대파 장로와 교인들의 교회 진입을 정 목사 지지파인 비상대책위원회 장로와 교인들이 막았다.

한 주가 흐른 11일 목동제자교회는 다소 안정을 되찾았다. 이날 제자교회는 오전 8시 본당인근 제2성전(비전센터)에서 기존의 1, 2부를 통합해 예배를 올린 데 이어 오전 10시 3부, 정오 4부, 오후 5시 저녁 예배를 본당에서 열었다.

오전 9시30분께 교회 앞에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경찰병력이 대기했다. 긴장감을 자아내긴 했으나 일요일 아침 여느 교회처럼 밝고 경쾌한 분위기였다. 권사, 집사들은 교회 앞에 도열해 주보를 나눠주며 예배에 나오는 교인들을 반갑게 맞이했다. 교인들도 환하게 웃으며 주보를 받아들고 예배당을 향해 올라갔다.

9시40분께 반대파의 중심인물은 아니지만 동조한 것으로 알려진 A장로가 부인과 함께 나타났다. 지지측의 B장로가 A장로와 1분여 이야기를 나눴다. 잠시 후 A장로의 부인은 예배에 올라가고 A장로는 아쉬운 표정으로 돌아섰다. A장로는 "B장로가 어젯밤 지지측 장로, 반대측 장로 등이 모여 양측 성도들은 예배를 보되 장로들은 예배에 참석하지 않기로 합의했다고 하더라"면서 "합의를 지키기 위해 나는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대로라면 평온한 분위기가 이어질 수 있을 듯한 기대감이 들었다.

그런데, A장로와 대화하는 사이 갑자 본당입구가 소란스러워졌다. 반대파 장로와 교인 등 수십명이 출현했다. 지지파 교인들도 계단에 선 채 이들을 막았다.

"예배에 참석해야겠다"(반대파), "성도들은 예배에 참석해도 되지만 장로들은 안 된다. 합의를 지켜라"(지지파), "합의를 언제 했느냐? 우리 장로들은 이미 사회법적으로나 교회법적으로 복권됐다. 들어갈 자격이 있다"(반대파), "인정할 수 없다. 예배를 방해하게 할 수 없다. 돌아가라"(지지파), "용역들을 동원해 성도들을 막다니 있을 수 없는 일이다"(반대파), "용역을 먼저 동원한 것이 누구인데 그러느냐"(지지파) 등 입씨름이 계속됐다. 이 와중에 반대파를 주도하는 심규창 장로와 일부 반대파 교인들이 진입을 시도하면서 약간의 몸싸움은 있었으나 우려할 수준은 아니었다. 지지파 교인들은 반대파 교인들을 향해 계속 "장로들은 안되지만 성도들은 누구나 들어올 수 있다"고 알렸다. 하지만 반대파 교인들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교회 앞에서 30여분 동안 설전이 벌어지는 동안에도 본당 2, 3, 5층에서는 수백명의 교인이 참석한 가운데 예배가 정상적으로 열렸다. 이날 설교는 총신대 총장을 지낸 김인환 목사가 맡았다.

▲ 목동 제자교회 11일 예배
본당에 들어오려던 반대파는 본당 1층 21세기 홀에서 자체적으로 예배를 드리겠다며 돌아섰다. 하지만 지난주에는 개방돼 반대파가 주도하는 예배가 열린 1층 문이 잠겨 있었다. 이곳에서도 지지파와 반대파는 입씨름을 했다. "들어가겠다. 열어라"(반대파), "2, 3, 5층에서 예배에 참여할 수 있다. 성도들은 그리로 가면 된다"(지지파) 등 서로 한치도 물러서지 않았다.

심 장로는 지지파 교인들에게 최근 서울남부지방법원이 수용한 '장로 등 지위 보전 가처분'과 '공동의회 결의 효력 정지 가처분' 등 결정문을 보여주며 적법성을 주장, 문을 열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지지파 교인들은 묵묵부답인 채로 막았다. 다시 몸싸움이 벌어졌고, 문을 잠근 쇠사슬이 움직이면서 큰소리를 냈으나 불상사는 없었다. 결국, 심 장로는 "앞으로 법적 조치를 통해 예배에 참여하도록 하겠다"고 선언한 뒤 인근 음식점으로 자리를 옮겨 오전 11시부터 자체 예배를 가졌다. 반대파는 교인 약 250명이 함께 했다고 전했다.

이들이 떠난 뒤 본당 앞은 조용해졌고 4부 예배는 3부와 달리 아무런 소동 없이 열렸다. 지지파에 따르면 이날 1·2부 합동예배와 3, 4부 예배에는 3500명이 참석했다. 예배는 정상화됐지만 양측을 지지하는 교인들간 감정의 골은 아물지 않았다.

반대파의 어느 교인은 "정삼지 목사는 이미 교회법적으로나 사회법적으로 당회장 자격을 잃었다. 따라서 기존 당회 역시 존립 근거가 없다. 반면, 정 목사에 반대한 장로들과 성도들은 교회법적으로나 사회법적으로 복권됐다"면서 "그래서 새로운 당회를 구성한 것인데 이를 막는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 또 "성도들을 예배에 참석할 수 있게 하는 것은 헌금을 받아야하기 때문"이라며 "우리 교인들의 소중한 헌금을 용역을 동원하는데 쓸 수는 없는 일"이라고 비난했다.

반면, 지지파의 한 교인은 "하나님의 피로 세운 교회를 무너뜨리려 하고, 하나님을 대리하는 목사를 장로들이 끌어내린다는 것은 성도로서 묵과할 수 없는 일"이라며 "정 목사가 횡령을 했다고 하나 선교 목적으로 사용하다 보면 제대로 소명할 수 없는 부분들이 있다. 그런 문제는 교회법으로 해결해야지 사회법으로 갖고 나갈 수는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저들이 지난 1년반 동안 주일마다 예배를 방해했지만 우리 교회가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 성도들이 정 목사를 믿고 있고, 신앙심이 깊다는 얘기"라면서 "성도들의 헌금을 막아 교회를 흔들자, 교회를 접수하자 등의 주장을 공공연히 하는 사람들을 성도로 볼 수는 없는 것"이라고 못박았다.

양측 지도부간 공방도 끊이지 않고 있다. 반대파는 6일 지지파 중 10명을 업무방해죄로 서울 양천경찰서에 고소했다. 4일 오전 6시30분부터 교회 출입을 봉쇄해 당회의 교회 재정관리, 교회관리, 예배주관 등의 업무를 불가능하게 했다는 혐의다. 반대파는 3일 경기 안산 부곡교회에서 연 임시당회를 통해 새로운 당회를 구성했다고 강조하고 있다. 11일 자신들의 교회 진입을 막은 경비요원들 역시 당회의 자격으로 형사고발할 예정이다.

심 장로는 "비대위측이 장로들은 2, 3부 예배에 참석하지 않기로 한 합의를 우리가 깼다고 매도한다. 그러나 그런 합의는 절대 없었다. 새빨간 거짓말"이라면서 "설교자를 세우는 것은 당회의 고유권한이다. 그러나 당회인 우리를 예배에 참석할 수 없게 내몬 뒤 정 목사의 불법 사조직인 비대위가 마음대로 설교자를 세웠다. 이 설교자가 정 목사를 영웅시하는 설교를 했다고 한다. 이런 불법 행동들을 더 이상 묵과할 수 없어 다음 주일에는 어떤 사태가 빚어진다고 해도 반드시 교회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지지파는 반대파가 구성했다는 당회를 제자교회가 속한 한서노회 회장 이상권 목사가 무효라고 확인했다면서 새로운 당회 자체를 부정한다. 이기배 비대위원장은 "저들이 구성했다는 당회는 불법적인 것이므로 결코 인정할 수 없다"며 "우리측 경비직원들에 대해 자꾸 용역, 용역하며 불법인 것처럼 매도하는데 지난 주일에 교회 문이 파손된 것과 같은 일을 막기 위해 시설보호를 위해 경찰의 허가를 받아 적법하게 이뤄진 것이다. 적법을 고소하면 무고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특히 "다음 주에도 오늘처럼 성도들이 예배를 원활히 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며 "만일 이를 방해하려 한다면 그 책임은 모두 저들에게 있다"고 잘라 말했다.

【서울=뉴시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종로구 김상옥로 17(연지동) 대호빌딩 신관 201-2호
  • 대표전화 : 02-3673-0123
  • 팩스 : 02-3673-0125
  • 청소년보호책임자 : 임종권
  • 명칭 : 크리스챤월드리뷰
  • 제호 : 크리스챤월드리뷰
  • 등록번호 : 서울 아 04832
  • 등록일 : 2017-11-11
  • 발행일 : 2017-05-01
  • 발행인 : 임종권
  • 편집인 : 임종권
  • 크리스챤월드리뷰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크리스챤월드리뷰.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