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세계 불황 전망은 다소 과장”…정치가 더 어둡게 해, 英 이코노미스트
“올 세계 불황 전망은 다소 과장”…정치가 더 어둡게 해, 英 이코노미스트
  • 윤성혜 기자
  • 승인 2012.01.09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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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 만모한 싱 인도총리 등 세계의 많은 정치인들이 최근 신년사에서 2012년 세계 경제를 “전년보다 훨씬 어려운 한 해”, “위기의 한 해”, “고속 성장이 어려운 한 해” 등으로 표현하며 어두운 전망을 내놓았다. 그러나 어떤 면에서 이런 비관적인 전망은 좀 과장 된 것이라고 7일(현지시간) 발간된 영국의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분석했다.

유럽 단일통화체제의 붕괴라든지 중국 경제의 경착륙과 같은 최악의 결과는 피할 수 있을 것이며 특히 예상보다 좋게 나온 세계 제조업에 대한 최근의 통계수치를 보면 급작스런 불경기는 도래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미국의 경우, 예상보다는 조금 더 나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반적으로 부진할 것이나 절박한 상황은 아닐 것이라는 것이다. 세계 생산량은 3%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것은 2009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이고 지난 10년 평균치보다 훨씬 낮기 때문.

하지만 한편으론 극히 우울한 전망이 적절한 경고가 될 수도 있는데 그 이유는 특히 서구 정치인들이 자국의 경제를 돕기 위해 할 일이 거의 없고 어쩌면 해칠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세계 경제 엔진에서 가장 취약한 부분인 유로존은 이미 불황에 빠진 것이 거의 확실한 데, 많은 전문가들은 이 불황이 짧고 심각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2012년의 생산량은 0.5% 정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

완만한 경기 하강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유럽의 정책입안자들이 어쩔 수 없이 자신들의 채무 위기를 해결해야만 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최근 유럽중앙은행(ECB)이 각 은행에 3년간 유동성을 공급한다는 결정으로 채무 위기를 진정시켰고, 긴축재정이 경제성장률에 미치는 영향은 단기간 동안 완만할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이런 낙관적인 전망은 정치적인 변수를 감안하게 되면 잘못된 것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유로존의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은 아직도 첨예하고, 그 이유는 정치인들이 현재의 어려운 경제를 타개하기보다는 미래의 낭비를 방지하는 데 주력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의 유동성 공급에도 불구하고, 각 은행들은 여러 정부의 채권을 사는 것을 주저하고 있다. 이탈리아와 스페인만으로도 2012년 1/4분기에 1500억 유로(약1950억 달러)의 부채를 상환 연장해야 하는 만큼 각국의 채무에 대한 우려는 커질 것이다.

저성장, 큰 적자, 긴축재정의 악순환이 밀려오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스페인 정부의 발표에 의하면, 2011년도의 예산 적자는 예상했던 국내총생산 GDP(국내총생산) 6%보다 큰 8% 수준으로서 이를 만회하기 위해서 정부는 즉각적인 지출삭감과 세금인상을 발표했다.

만일 이와 같이 경기를 축소시키는 요소들이 힘을 받게된다면, 유럽의 불황은 극히 심각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유로존은 세계경제에 드리운 그림자 중에서 가장 암울한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러나 이것도 다는 아니다. 신생시장의 경우도 실패할 수 있다는 것.

중국 경제도 분명히 냉각되고 있다. 만일 베이징 당국이 급격한 불경기를 방지할 만큼 거시경제 정책을 완화한다고 하여도 금년도 경제성장률은 8%를 넘지 않을 것이다. 중국의 낮은 성장률은 상품가격을 인상을 둔화시키면서 남미국가 수출업자에 타격을 줄 것이다.

신생국가 자체의 문제 (인도 예의 경우, 큰 예산적자, 미래에 대한 확신 저하, 높은 인플레이션)에 더해서 유로 경제 위기(특히 동유럽과 터키의 경제성장률에 타격을 줄 것임)의 여파로 신생 경제의 성장률은 5% 정도에 그칠 것이다. 이것은 2009년의 세계 불황을 제외하고는 지난 10년 간 가장 취약한 실적이다.

만일 긍정적인 사건이 발생한다면 그것은 미국에서 일어날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 이유는 높은 성장률 때문이라기보다는 세계 제1의 경제에 대한 전망이 너무나 낮기 때문이라는 것. 전문가들은 2012년도 미국 GDP 성장률은 2% 정도일 것으로 예상하는 데 이것은 미국의 내재성장률보다 낮아서 실업률을 낮추지는 못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것은 과도하게 어두운 전망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유럽과는 달리 미국은 근로소득세 감세를 일시적으로 연장하여 재정축소 속도를 줄였다. 가계부채 부담이 줄어들었고, 주택시장도 안정되는 기미를 보이고 노동시장에도 희망의 불씨가 나타나고 있다.

미국에 대한 전망 역시 유럽의 경우처럼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인해 어둡다고 내다봤다. 근로소득세 감세는 단지 2개월간 연장되었기 때문에, 미국의 중기 재정문제 또는 현행 법률이 규정하는 2012년 말의 높은 세금인상과 재정지출 감소에 대처하기 위한 방안을 무시한다고 해도 2012년도는 재정문제에 대한 언쟁과 충돌로 특징져질 것이다. 이것은 경제에 신뢰를 저버리고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만드는 처방이다.

저널은 유럽국가의 경우 지엽적인 경제문제로 보다 심각한 긴축재정 문제를 악화시킬 필요는 없다고 보았다. 재정문제에 대한 보다 정교한 접근방법과 구조적인 개혁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처방했다.

어리석은 정치인들이 중앙은행에 커다란 부담을 줌으로써 중앙은행은 양적 완화와 같이 비관습적인 조치를 취해야만 한다고 조언했다. 이런 조치는 고통을 완화시킬 것이지만 정치인의 과오는 보상하지 못할 것이므로 2012년은 자칫 스스로 자초한 불황의 한 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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