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의 주범 '일진' 조폭과 같아
학교폭력의 주범 '일진' 조폭과 같아
  • 박준 기자
  • 승인 2012.02.23 10:4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획 - 학교폭력 취약학생]

 

국민적인 관심사가 된 학교폭력 문제에 대한 대구지역 학교폭력 취약학생 관련 기획시리즈 [기획1] '다문화가정 학교폭력' 관심·배려 없이는 '사상누각' (뉴시스 2월19일자 보도), [기획2] '학교폭력예방·관리 다문화가정학생 빼놓으면 안돼'(뉴시스 2월20일자 보도), [기획3] '장애인 학교폭력 사각지대'(뉴시스 2월21일 보도)에 이어 [기획4] '학교폭력의 주범 '일진' 조폭과 같아'를 통해 문제점과 그 해결책을 짚어본다. <편집자 주>


박준 기자 = "학교생활을 편하게 하려면 가입해야 겠죠" 일진의 일원이 되기는 싫지만 학교생활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일진에 가입해야 한다는 A(15)군의 말이다.

A군은 중학교에 입학하자 한 선배가 찾아와 '내가 이제부터 너의 왕언니다'고 말하며 일진에 가입 할 것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왕언니'란 일진에 가입된 직속 선배를 일컫는 말이다.

학교에서 일진은 곧 법이며 최근 학교폭력의 주범으로 떠오르는 일진은 과거와 달리 체계적이고 조직화 돼 가고 있어 일진의 뿌리를 뽑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다는 지적이다.

◇일진의 조직화, 체계화 조직폭력배 못지않아

최근 학교 내의 일진의 구성형태를 살펴보면 선배 일진들은 마치 조직폭력배처럼 후배들을 체계적이고 조직적으로 관리를 하고 있다는 문제의 심각성이 제기되고 있다.

일진들은 입학식 때부터 평소 눈여겨 봐 둔 후배를 타겟으로 삼아 접근해 가입을 강요하고 가입 거부 시 철저한 보복 행위를 통해 강제적으로 가입을 요구하고 있다.

또한 이들은 자신들의 후배들에게 우두머리라는 뜻의 속칭인 '왕언니', '왕오빠'라는 칭호를 부르게 만들어 1:1로 후배들을 관리하고 있다.

이와 함께 자신들이 속해 있는 일진의 세력을 확고히 다지고 세력의 확장 및 조직의 안정화 등을 꾀하고 있다.

만약, 후배가 선배의 '왕언니'라는 말을 받아들이지 않고 일진의 가입 요구를 선생이나 부모에게 알릴시 그것을 명분으로 삼아 집단 괴롭힘 등 무력을 행사해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가한다.

이를 통해 자신들의 존재감을 확실히 각인시키고 있다.

▲ 학교폭력 그만!
◇'상납'은 학교를 다니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

◇'상납'은 학교를 다니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일진은 항상 좋은 옷과 비싼 신발 등을 입고 다닌다. 하지만 이들이 입고 다니는 옷 중에는 자신들의 돈으로 구입한 물건은 단 한 개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 한 중학교의 일진인 B(16)군은 "제 돈 주고 옷을 사본 적이 없어요. 가만히 있어도 주위에 있는 애들이 가지고 와요"라고 말했다.

최근 학교 내에서는 '상납' 이야말로 학교생활을 편하고 안전하게 하는 방법 중 하나라는 것.

학생들은 이러한 '상납'을 통해 일진들에게 '나는 너희들 편이다. 나를 괴롭히지 말라'는 생각을 심어줘 졸업 할 때까지 학교폭력으로부터 해방 될 수 있다.

◇경제력, 외모, 성적 등 일진이 되기 위한 전제 조건

과거의 일진은 속히 말하는 문제아 집단이었지만 최근의 일진의 형태는 싸움의 실력 및 경제력, 성적, 외모 등의 조건이 갖춰야 일진의 일원으로 가입될 수 있다.

과거 학교폭력의 가해자는 학교에서 유명한 문제아였지만 현재의 가해자는 모든 것을 두루 갖춘 학생이 가해자라는 것.

이들은 과거와 달리 힘의 논리에 의해 군림하는 것이 아닌 생각을 통해 학생들을 조정하고 있다.

일진의 일원 중에 집안 배경이 좋거나 성적, 외모 등이 우수하면 주위의 곱지 않은 시선들로부터 빠져 나갈 수 있는 명분이 된다는 것이다.

또 일진 일원의 집안이 부유하거나 공부를 잘 할 경우 선생들이 문제아라는 대상에서 제외시키고 사고를 내더라도 학교 내에서의 처벌 또한 가벼워지는 점들을 역이용하고 있다.

하지만 일진의 일원으로 가입시키려는 학생의 부모가 경찰이나 자신들에게 공권력 행사를 통해 제재를 할 수 있는 배경을 가지고 있다면 이들은 절대로 일진 가입에 대한 강요나 괴롭힘 등에서 제외시킨다.

◇배려와 존중이 이들을 변화 시킬 수 있다.

일진은 사람에 대한 배려심이나 존중심이 일반 학생들에 비해 떨어진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학교폭력피해자가족협의회 대구·경북지부에서 학교폭력 피해 대상자를 상대로 실시한 상황극의 심리치료 결과를 살펴보면 일진에 가담했던 학생은 절대로 피해자의 역할을 하려고 하지 않았으며 오로지 군림하려는 역할만 하려고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자신의 우월감 등에 자신을 과시하고 싶어 하는 욕구가 강하게 나타나기 때문으로 확인됐다.

김정인 학교폭력피해자가족협의회 대구·경북 지부장은 "학교폭력에 대한 해결방안의 답은 없다고 본다. 학생 하나하나에 대해 배려심과 존중심을 갖고 접근하지 않는 이상 이 문제는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어릴 때부터 배려하고 존중하는 마음가짐을 가지고 아이를 대하고 교육을 통해 배려심이나 남을 존중하는 마음가짐들을 가르친다면 현재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심각한 학교폭력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대구=뉴시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종로구 김상옥로 17(연지동) 대호빌딩 신관 201-2호
  • 대표전화 : 02-3673-0123
  • 팩스 : 02-3673-0125
  • 청소년보호책임자 : 임종권
  • 명칭 : 크리스챤월드리뷰
  • 제호 : 크리스챤월드리뷰
  • 등록번호 : 서울 아 04832
  • 등록일 : 2017-11-11
  • 발행일 : 2017-05-01
  • 발행인 : 임종권
  • 편집인 : 임종권
  • 크리스챤월드리뷰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크리스챤월드리뷰.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