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YJ 남미 콘서트, K팝 새출발점 봤다
JYJ 남미 콘서트, K팝 새출발점 봤다
  • 이재훈 문화부 기자
  • 승인 2012.03.12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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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YJ 남미 팬들
한류그룹 'JYJ'뿐 아니라 취재진에게도 환호하며 사진을 함께 찍자고 할 정도였다. JYJ가 9일 밤 9시(현지시간) 칠레 산티아고 '테아트로 콘포리칸'에서 펼친 월드투어 'JYJ 인 칠레'에서 확인한 그들의 한국사랑은 짐작 이상이었다.

태국 등 아시아나 스페인 바르셀로나보다 칠레의 반응이 더 뜨거웠다. 칠레 고피아포에서 왔다는 사무엘 아쿠나(18)는 "고등학교 한반 친구들 대부분이 K팝을 들어봤을 것"이라며 "반 정도가 가끔 듣고 세명 정도가 열정적인 K팝 팬"이라고 전했다.

우연찮게 켠 라디오에서는 JYJ가 지난해 9월 발표한 첫 한국어 앨범 '인 헤븐' 수록곡 '겟 아웃'이 흘러나왔다. CNN칠레와 메가TV 등 현지 미디어에 따르면, K팝 팬은 2만~3만명 정도다. 한국 교민은 4000여명에 불과하다. JYJ를 필두로 그룹 '슈퍼주니어' '샤이니' '빅뱅', '투애니원(2NE1)' 등이 인기가 높다. '천국의 계단' '풀하우스' '꽃보다 남자' 등의 한국 드라마도 주목 받고 있다.

그렁다고 한국 문화가 현지를 휩쓸고 있는 것은 아니다. 지난 1월 한국에서 콘서트를 연 아일랜드 싱어송라이터 데미안 라이스(39)와 비교하면 이해가 쉽다. 라이스는 당시 4000여명을 끌어모았다. JYJ의 산티아고 콘서트 입장객과 비슷한 숫자다. 라이스 역시 한국 마니아들 사이에서 큰 인기이지만, 이름조차 모르는 이들이 더 많다.

음반 매장에서도 확인가능한 사실이다. JYJ를 비롯한 K팝 가수들의 음반은 1장도 찾아볼 수 없다. 지난 달 제54회 그래미 어워드 주인공인 영국의 싱어송라이터 아델(24), 미국의 싱어송라이터 브루노 마스(27) 등 영미팝이 대세다. 팝은 칠레 음악시장의 60~70%를 차지하고 있다.

유튜브 등 인터넷을 제외하고, JYJ가 3주간 1위를 차지한 페루의 틴탑 라디오 차트 등 일부 방송으로만 이들의 노래가 유통되고 있는 실정이다. CNN칠레의 스타브로스 모스조스 기자는 "JYJ가 칠레에서 더 크게 성공하기 위해서는 방송과 앨범을 통해 현지 팬들과 자주 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팬들은 K팝 정품 CD가 수입되지 않아 인터넷으로 구입하는데 원래 가격의 10배 이상을 지불한다"며 "정식 CD가 유통된다면 지금보다 더 유명해 질것"이라고 내다봤다.

JYJ를 매니지먼트하는 씨제스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칠레에서 음반을 발매하려면 현지 업체와 손을 잡아야 한다"면서 "절차가 까다롭기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꾸준히 접촉 중"이라고 전했다.

이런 상황에서 현지 공연은 인지도를 높이는 수단일 수 있다. JYJ의 콘서트는 3000여명이 모인 가운데 성황리에 치러졌다. 하지만 노후한 공연장과 시설, 장비 부족 등 서울에서 선보인 규모와는 차이가 컸다. 김재중(26)은 "남미와 미주 공연에는 물리적인 거리에서 오는 한계가 있다"며 "공연에 필요한 장비나 소모품이 상당한데 이를 배로 실어오면 엄청난 시간이 걸린다. 서울에서처럼 공연하기가 힘들다"고 인정했다. "대신 굳이 화려한 연출이 필요하지 않은, 음악과 퍼포먼스 위주로 팬들과 소통하는 방식을 꾀했다"고 덧붙였다.

이런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이미 현지에서 기반을 구축한 대기업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주문도 있다. 공연 프로모터는 "삼성이나 LG, 현대·기아 자동차 등이 K팝 공연 지원에 나서면 시설이나 장비, 공연장 대여 등의 문제가 좀 더 손쉽게 해결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K팝 가수들이 현지 언어를 익히는 데 신경을 써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현지 공연 관계자는 "칠레 사람들은 영어를 거의 하지 못한다"며 "음악 자체가 최고의 소통 수단이기는 하지만 K팝 가수들이 라틴어를 조금이나마 익힌다면 팬들과 거리감을 좀 더 좁힐 수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

JYJ는 칠레를 또 다시 찾기로 팬들과 약속했다. JYJ의 첫번째 월드 투어 종착지인 남미는 K팝이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찾은 출발지이기도 했다.

【산티아고=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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