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이 라마는 왜 물러났는가
달라이 라마는 왜 물러났는가
  • 두기하 칼럼니스트
  • 승인 2012.06.04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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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라이 라마
 2011년 3월10일, 티베트 봉기 52주년이 되는 날이다. 티베트를 이끌어 오던 ‘14대 달라이 라마’는 티베트인들에게는 핵폭탄급에 해당하는 선언을 한다. 정치에서 완전히 은퇴하고 주민 직접 선거로 뽑은 정치 지도자에게 모든 권한을 넘긴다는 내용이었다. 티베트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티베트 망명정부안에서도 난리가 났었다고 한다. 400년 가까이 이어져 오며 티베트의 정치, 종교 모두를 이끈 ‘달라이 라마’가 그 오랜 관습제도에 일대 변화를 일으킨 것이다. 많은 티베트인에게 큰 충격이었으며 망명 티베트인은 물론 티베트 본토에서 14대 달라이 라마를 따르는 대다수 동포도 우려와 걱정을 했었다.

이러한 상황을 심각하게 여긴 망명 티베트 의회는 달라이라마의 은퇴 결정을 철회해 달라고 간곡하게 요청하기도 했다. 하지만 오랫동안 진정 티베트를 위한 길이 무엇일까? 고민해오던 달라이라마에게 민주주의 도입은 최고의 방법이었다. 중국의 견해대로 신권통치와 농노제라는 봉건성의 타파가 티베트에서 완전하게 이뤄진 것은 아니었다. 심지어 망명정부 안에서도 전통귀족과 종교귀족 인사들이 대부분의 요직을 차지하고 있다는 중국정부의 견해도 과언만은 아니었다.

다만, 망명 티베트인들은 달라이라마의 친여동생 제춘페마(杰增白瑪)가 아닌 다른 사람의 능력을 선택했다. 달라이라마가 정치에서 완전히 은퇴를 선언하기 전인 2010년 10월 티베트 망명정부 총리를 뽑는 1차 선거가 있었다. 여러 명의 후보 가운데는 티베트 망명사회를 위해서 많은 노력과 헌신을 해온 제춘페마도 들어 있었다. 그러나 하버드대학교 법학 박사출신인 롭상 상가이 교수가 과반을 훌쩍 뛰어넘은 61%의 득표로 2차 최종 투표를 눈앞에 뒀다.

1968년 인도 다르질링 망명 티베트인 부모 밑에서 태어나 가난한 어려운 환경을 딛고 일어선 사람이 롭상 상가이 교수다. 인도인들도 입학하기 어려운 명문대학 델리대학교를 나와 하버드대 법학 박사 학위를 받고 국제적인 활동을 해온 롭상 상가이 박사가 지난해 4월 최종 선거 결과에서 55%의 표를 얻어 제3대 망명정부 총리로 선출됐다. 민주주의 선거제도 절차에 따라 43살의 하버드대 박사출신의 롭상 상가이 티베트의 정치적 지도자로 우뚝 서게 된 것이다. 

취임 후 망명사회 안팎에서 과연 달라이 라마 대신 정치 지도자 역할을 훌륭히 소화할 수 있을까라는 우려와 걱정 속에서 그는 미국, 유럽, 일본 등 국제 활동을 시작했다. 전 세계에 티베트가 처한 상황에 대해 알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티베트 망명사회를 부지런히 챙기고 있다.
 
지난 5월19일 망명 티베트인 어린이들이 공부하는 TCV(티베트인 어린이의 마을)학교를 방문한 총리는 만감이 교차한 듯 학생들에게 “나는 다르질링 시골 마을에서 어렵게 공부했지만 목표를 향해 열심히 공부한 결과 미국 최고의 대학인 하버드에 갈 수 있었다”며 “만약 여러분이 자신의 인생에서 의미 있는 삶을 원한다면 자립적이어야 하고 학업에 열심히 하면 반드시 목표를 실현할 수 있을 것입니다”라며 용기를 붇돋아 줬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최선을 다하며 티베트 정치 지도자까지 달려온 롭상 상가이 박사의 꾸준한 활약을 기대해 본다.

최근 조계종이 난리도 아니다. 필자의 칼럼에도 정정보도가 붙게 됐다. 성 매수를 했든 안 했든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 속세 사람들도 안가는 그곳에 스님들이 떼거리로 간 게 문제라고 했는데 도무지 이해를 해주지 않는다. 세상 사람들이 화를 낸 것은 스님들이 조용한 사찰이나 암자 아니 룸살롱을 갔다는데 있다. 특히 그들은 성매매 여부에 집착하고 있다. 그 큰스님들이 성매매했다고는 추호도 생각하고 싶지 않다. 만약 그랬다면 불법이 지엄한데 어찌 총무원장까지 될 수 있겠는가?라는 수많은 신도의 말을 필자도 믿는다.

이런 와중에 부처님 법인 불법을 선양해야 하는 사람들이 세속적인 불법인 ‘명예훼손’을 자행하고 불법이 아닌 속세의 법으로 대치하고 있다. 재판을 이기든 지든 이미 명예훼손이 된 것은 복구되지 않는다. 돈으로 보상을 받든 감옥에 집어넣든 그건 세상의 이야기일 뿐이다.

정말 두려운 것은 몇몇 사람의 개인적 명예가 손상되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우려하는 것은 한국불교가 세계에 부끄러운 명함 아니 그림자를 몇십 년 이상 드리우게 된다는 것이다. K 팝 등으로, 우리의 전통문화로 세계에 도전장을 내고 약진해 온 우리 문화의 대표주자 가운데 하나인 조계종의 ‘선(禪)’이 그 설 자리를 잃게 된 것이다. 얼마나 많은 세계인과 심지어 기독교인까지 불교와 우리나라를 비웃겠는가! 생각을 해봐야 한다. 많은 NGO 관계자가 부끄럽게 여기는 것이 바로 여기에 있다.

따라서 소신공양이라도 필요한 게 아니냐고 주장한 것이다. 자살하라는 말이 아니다. 티베트에서 분신이 지속하는 가운데 이미 정치적인 지도자 자리를 버린 달라이라마는 그러지 말라고 심각하게 승려들에게 부탁했다. 이제라도 늦지 않았으니 모든 걸 훌훌 털어버리는 진정한 출가자의 모습을 기대해 본다. 그리고 중앙신도회에 모든 재정권한을 넘기고 수행에 전념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리고 모든 신도는 보시금을 ‘신도회’나 ‘불시넷’ 등에 예탁하고 그들이 투명하게 관리하는 시스템 정비가 필요하다. 또 모든 신도가 감시자가 돼 이들의 잘못을 지적해야 한다. 청소년교육과 마찬가지로 우리 스님들을 보살펴야 한다. 이제 돈을 떠난 수행만이 살길이다. 이게 말법시대를 다시 성법시대로 바꿀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될 것이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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