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후 맞은 30년 철권통치자 무바라크
최후 맞은 30년 철권통치자 무바라크
  • 이수지 기자
  • 승인 2012.06.21 10: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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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상적으로 사망 상태인 무바라크
 30년 간 이집트를 철권통치 한 호스니 무바라크(84) 전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교도소에서 뇌졸중을 일으켜 임상적으로 사망했다고 이집트 국영통신이 보도했다.

이집트 국영통신 MENA는 이날 무바라크의 심장 박동이 멈췄고 전기충격에 반응하지 않아 그가 임상적으로 사망했다고 전했다.

무바라크는 시위대 살해 혐의로 종신형을 선고받은 후 수도 카이로 외곽에 있는 토라 교도소에서 건강이 급격히 악화돼 지난 11일 의료진이 그에게 전기충격을 2차례 실시한 바 있다. 무바라크는 급성 우울증에 고혈압, 호흡 곤란 증세도 있었다고 AFP는 이날 보도했다.

무바라크는 이슬람 무장단체의 암살 시도 10차례에서 살아 남았고 건강 악화설도 있었지만, 결국 국민이 그를 추락시켰다.

그의 재임 기간 중 주로 알 지하드, 감 이슬라미야, 탈라에 알 파타야 등 급진 이슬람 단체들이 그를 암살하려고 했다.

1993년 이슬람주의자들이 처음으로 무바라크 정권을 무너뜨리기 위해 대통령 관저에 미사일 공격을 가했으나 실패했다. 그 후 무라바크의 차량 행렬에 폭탄 테러를 시도했었다.

이슬람 무장단체들은 1995년 에티오피아 수도 아디스아바바에서 열린 카퍼레이드, 1996년 군 공항에서 무아마르 카다피 전 리비아 국가원수 방문 때 그를 암살하려 했으나 실패했다.

1999년 9월 무바라크는 북동부 항구도시 포트사이드에서 이슬람 단체와 관련 없는 한 남성이 휘두른 흉기에 약간 상처를 입었다.

무바라크는 재임 동안 매일 스쿼시를 하는 것으로 알려져 건재함을 과시했지만, 2003년 그는 의회 연설 도중 기절해 건강 악화설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당시 이집트 당국은 그가 라마단 동안 단식하고 감기까지 걸려 쓰러졌다고 밝혔다.

그 후 무바라크는 독일에서 2004년 척추디스크 수술, 2010년 담낭과 소장에 생긴 종양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다.

그가 수술을 받을 때마다 사망설이 제기되자 그는 국영 TV에서 회복된 모습을 보여주며 이를 일축했다.

2007년에는 건강 악화설을 잠재우기 위해 무바라크가 예정에 없던 공개 석상에 모습을 나타내야 할 정도로 건강 악화설이 크게 확산되기도 했다.

무바라크는 1928년 5월4일 나일강 삼각주에 있는 마을인 메누피야에서 태어났다.

공군 조종사로 이스라엘과의 전쟁에 참전해 영웅이 된 그는 1979년 사다트 대통령의 참모가 됐다.

1981년 10월9일 이스라엘과 평화협상을 체결한 안와르 사다트 전 대통령이 카이로에서 열린 열병식에서 이슬람 무장단체에 의해 암살당하면서 부통령이었던 무바라크는 뜻밖에 대통령에 올랐다.

그 후 무바라크는 지난해 반정부 시위가 발생하기 전까지 유례를 찾을 수 없는 비상계엄법을 무려 30년 동안 휘두르며 장기간 철권 통치자로 군림했다.

그는 재임 중 사다트 전 대통령의 정책인 이스라엘과의 평화 정책, 친서방 정책을 계속 유지했다. 하지만 이는 그의 지지율을 떨어뜨렸다.

무바라크 정부는 1980년대와 1990년대 이슬람주의 무장단체의 공격, 2004년과 2006년 관광지를 겨냥한 공격을 효과적으로 진압하기도 했지만, 무슬림형제단부터 세속 및 진보 반체제 인사까지 국내 반대파의 비난 표적이 됐다.

특히 2006년 이스라엘-레바논 전쟁, 2008~2009년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으로 무바라크의 친미와 친이스라엘 정책은 비난을 받았다.

반정부 세력은 미국이 무바라크 정권의 개혁 추진 실패, 인권 침해, 부패 등을 눈감아 줬다고 비난했다.

이집트 대통령으로 미국과 군의 지지를 받아 대적할 수 없는 존재였던 무바라크는 지난해 민주화 혁명 발생 18일만인 2월11일 대통령직에서 물러나면서 그의 명예는 완전히 실추됐다. 그의 퇴진 후 현재 군사최고위원회가 권력을 잡았다.

군부가 지명한 재판관으로 구성된 헌법재판소가 대선 결선투표 전 의회 해산을 명령했고 신임 대통령 권한을 규정하는 임시헌법이 공포되면서 군부는 신임 대통령이 누가 되든 권력을 빼앗기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오는 21일 대통령 공식 당선자 발표를 앞두고 무슬림형제단은 카이로 광장에서 모하메드 모르시 후보의 승리를 주장하며 대규모 반(反) 군부 시위를 벌였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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