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우 메달 박탈? 한국은 없다!
박종우 메달 박탈? 한국은 없다!
  • 글=노창현 뉴스로 대표기자
  • 승인 2012.08.17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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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응이 뉴욕 메츠서 활약하던 2004년 무렵이다. 서재응이 선발 등판한 메츠의 셰이스타디움에 보기드문 장면이 연출됐다. 관중석에 있던 한인 팬들이 ‘독도는 우리 땅’이라는 글자를 하나씩 쓴 배너를 들고 있는 것이었다.

한글 배너의 뜻을 미국인들이 알 리 없었다. 한 미국 기자가 무슨 뜻이냐고 물었다. "우리 땅 독도를 일본이 지들 꺼라고 툭하면 우긴다"는 배경을 간단히 설명했다. 그랬더니 의아한 표정으로 “그 섬을 당신들이 지배하는데 왜 ‘우리 땅’이라고 주장하느냐?”고 그 기자는 다시 물었다.

요즘 말로 ‘대략난감’이었다. 한·일 간의 구원(舊怨)과 특수한 정서를 그들이 어찌 이해하겠는가. ‘독도는 우리 땅’을 통해 한민족이 교감하는 것은 ‘우리는 하나다’라는 일체감이 아니던가.

일본이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것은 못먹는 감 찔러나 보는 게 아니다. 지속적인 ‘딴지 걸기’로 운신의 폭을 좁히고 때(?)가 되면 축적한 명분으로 독도를 접수하겠다는 속셈이다.

해결책은 ‘조용한 외교’도, ‘핏발 선 분노’도 아니다. 독도 시비를 철저히 무시하고 성동격서(聲東擊西)로 치는 전략이다. 독도를 딴지 걸 때마다 “대마도야말로 한국 땅”이라는 사료들을 제시하며 반환을 요구하라는 것이다.

초대 대통령 이승만은 말년 독재의 과오가 있지만 칭찬받아야 할 일 하나는 대마도가 한국 땅임을 당당하게 천명했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박정희 이후 집권자들은 우리 땅 독도마저 일본의 눈치를 보곤 했다.

독도 문제로 비판받던 임기 말년의 이명박 대통령이 돌연 독도를 방문했다. 국민들의 반응은 ‘잘 했다’와 ‘영토 분쟁의 빌미’로 나눠졌다.

대통령이 우리 국토를 둘러보는 게 하등 문제가 될 일은 아니다. 다만 조심스러운 것은 일본이 분쟁 지역의 덫을 호시탐탐 노리기 때문이다. 광복절을 앞두고, 그것도 한·일 간의 ‘축구전쟁’을 코앞에 두고 단행한 독도 방문은 정치적으로 이용당할 여지가 많았다. 차라리 여름휴가 기간에 자연스럽게 들렸다면 정치적 의미를 희석시키고 아름다운 독도의 풍광을 홍보하는 효과를 누렸을 것이다.

대통령의 역사적인 독도 방문 이후 잇단 파장이 일고 있다. 일본의 뻔뻔한 반응이야 예상된 것이고 올림픽 한일전에서 박종우가 ‘독도는 우리땅’을 들고 질주한 것이 꼬투리를 잡혔다.

일본은 울고 싶은데 뺨 때려준 격이다. 제3자 앞의 불필요한 슬로건이 독도를 ‘분쟁 지역’으로 보이게 한 탓이다. 그러나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박종우를 트집잡는 것은 시쳇말로 ‘오바’다.

첫째 그의 행위는 계획된 것이 아니다. 둘째 경기 중 상황이 아니라 끝난 후 벌어진 것이다. 한국말 응원 구호를 경기가 끝난 후 들었다고 범법이라도 저지른양 시상식 불참을 명하고 진상 조사를 요구한 IOC와 국제축구연맹(FIFA)의 월권이야말로 지극히 정치적이다.

한민족에게 독도는 어떠한 경우에도 정치적 메시지가 아니다. 박종우의 메달 박탈 운운은 한국인의 자존심을 정면으로 건드리는 행위다. 그의 질주에 박수를 보낸 국민 모두를 모독하고 ‘분쟁 지역 독도’를 공인하겠다는 것에 다름 아니다.

일부에선 박종우가 경솔하다 비판하고 메달이 박탈되면 포상이나 병역특례도 취소될 수 있다는 한심한 전망을 늘어놓고 있다. 그가 돌출행동을 했다손 치더라도 우리 스스로 잘못했다고 할 수 있는가. 지금 할 일은 일본의 히스테리에 동조하는 IOC와 FIFA에 엄중 유감을 표하는 것이다.

좋든 싫든 박종우의 메달은 사실상 독도로 상징화되었다. 지금 이순간 박종우의 메달은 우리 국민 모두의 것이다. 뭐라? 진상조사를 한다고? 메달을 박탈할 수도 있다고?

한국의 IOC 위원들이, FIFA 명예부회장이, 스포츠 외교 실세들이 나서라. 무엇보다 광복의 달에 결행한 독도 방문으로 애국심을 한껏 띄워올린 MB가 자리를 걸고 지켜야 할 것이다.

* 노창현 기자는 1988년 스포츠 기자로 언론 입문, 스포츠서울 뉴욕 편집국장(2003∼2006년), 뉴시스통신 뉴욕 특파원(2007∼2010)을 역임했다. 2006년 ‘소수민족 퓰리처상’(뉴아메리카미디어) 한국언론인 첫 수상, 2009년 US사법재단 선정 올해의 기자상을 CBS-TV 앵커 신디슈와 함께 공동 수상했다. 현재 ‘글로벌웹진’ 뉴스로(www.newsroh.com)의 대표 기자로 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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