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희망은 9월 총회에 있다
한국교회 희망은 9월 총회에 있다
  • 정서영 목사/예장 합동개혁 총회장
  • 승인 2012.08.24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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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서영 목사/예장 합동개혁 총회장
 국가가 차기 대통령 선출에 모든 관심이 쏠려 있다. 물망에 오른 후보들도 저마다 다른 공약을 내세워 대통령으로 낙점되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벌써부터 후보들 간에 흠집 내기에 혈안이 되어 있으며, 작은 꼬투리라도 잡으면 크게 부풀리기에 바쁘다. 국가와 국민을 위한 대통령을 선출하는데 장점보다 단점만을 찾는 모습이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다. 누가 대통령으로 선출되든 올바른 치정을 하면 그만인 것을, 혈연에 지연, 학연까지 내세워 자신의 사람을 1인자로 세우기에만 몰두하니 안타깝기 그지없다.

이러한 일은 세상 속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한국교회 안에서도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각 교단과 단체의 대표를 선출하는 순간은 세상의 대통령을 뽑는 것보다 더욱 치졸한 일이 자행되고 있다. 해마다 각 교단과 단체의 수장을 뽑는데 금권선거니, 타락선거니 세상 속에서도 입 밖에 내놓기 힘든 일들이 한국교회 안에서는 관례처럼 일어나고 있다. 주의 종으로 살아가는 목회자들이 모범을 보이지는 못할지언정, 오히려 욕을 먹게 만드는 모습이 가히 추태에 가깝다. 같은 목회자로서 부끄러워 고개를 들지 못할 지경이다.

올해도 어김없이 9월 장로교 총회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각 교단은 일제히 총회를 개회하고, 새로운 임원을 선출하는데 총력을 기울인다. 그 가운데는 교단발전을 위한 적임자를 투명하게 선출하려는 교단들이 있을 것이다. 혈연과 지연, 학연에 얽매이지 않고, 순수하게 교단을 부흥시킬 대표자를 선출한다는 점에서 누가 됐든 박수를 받아 마땅하다. 정정당당한 경쟁을 통해 선출된 총회장이나 대표회장 등은 의심하지 않아도 교단발전에 크게 기여할 인물이다.

하지만 문제는 정정당당하지 않은 승부에 있다. 혈연과 지연, 학연에 지독하게 얽매이거나, 자신의 영욕을 위해 교단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을 대표자를 선출하는 경우다. 이들의 경쟁에는 더 이상 공정성이 떨어진다. 얼마나 많은 선거자금을 내놓느냐에 따라 결과는 천차만별로 달라진다. 서로 똑같이 부정선거를 했어도 누가 얼마를 줬느냐에 따라 고지를 선점하는 자는 달라진다.

이렇게 선출된 대표자들은 시간이 흐르면 금권선거와 타락선거의 주범으로 낙인찍혀 결국에는 명예마저 잃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야욕을 버리지 못하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바로 인간의 야욕, 바벨탑을 높이 쌓으려는 욕심에 있다. 높아질수록 고개를 숙이기는커녕, 더욱 높은 곳으로 올라서려는 파렴치한 마음 때문이다. 그것도 목회자로서,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지도자로서 추태를 보이는 것은 더 이상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지금까지 그랬다면 이제부터는 새롭게 거듭나야 한다. 과거의 실수를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 주의 종으로서 부족함이 없도록, 세상에 부끄러움이 없도록 자신을 갈고 닦아야 한다.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9월 장로교 총회. 올해 총회는 각 교단이 새롭게 거듭날 수 있는 원년으로 삼았으면 한다. 금권타락 선거가 아닌 정정당당한 임원선거를 통해 교단을 이끌 참 일꾼을 선출하고, 한국교회와 사회가 바로 설 수 있도록 솔선수범할 지도자를 뽑아야 한다. 또한 해마다 ‘속빈 강정’처럼 치러졌던 총회의 문화도 바뀌어야 한다. 중요한 사안임에도 제대로 다루지 않고, 다음 회기로 넘기는 관례는 사라져야 한다. 단 한 가지를 처리하더라도 교단에 산재된 문제에 대해서는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심도 있게 다뤄야 한다. 또 지방회나 노회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는 총회가 되어야 한다. 총대 한명 한명의 의견을 청취하고, 교단발전을 위한 그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9월 장로교 총회는 임원선거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회기를 설레는 마음으로 준비하기 위한 자리이다. 올해 장로교 총회가 임원선거에만 관심이 집중되기보다, 한국교회가 거듭나기 위한 용틀임의 현장이 되었으면 한다. 한국교회의 희망은 9월 총회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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