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이미지 갉아먹는 이통사
기업 이미지 갉아먹는 이통사
  • 백영미 산업부 기자
  • 승인 2012.11.12 15:3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업에게도 인상이 있다. 소비자, 산업계, 지역사회에 좋은 인상을 주지 못하는 기업은 살아남기 힘들다. 경기 침체 속에서도 기업들이 앞다퉈 트위터, 페이스북 등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활용한 기업홍보, 사회공헌활동 등으로 좋은 이미지 심기에 나서는 이유다.

이미지 경쟁 시대, 이통사는 불공정 영업행위로 오히려 기업 이미지를 갉아먹고 있다. 제조사의 휴대전화에 통신서비스를 묶어 팔면서 '치고 빠지기'식 불법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통시장을 관리·감독하는 방송통신위원회의 단속망을 피해 막대한 보조금을 풀어 가입자를 늘리고는 순식간에 발을 빼는 식이다.

실제로 이통사가 뿌려대는 보조금 규모는 천문학적 수준이다. 3분기(7~9월) 투입한 보조금만 2조원에 달한다. 과징금(지난해 보조금 과잉 지급에 따른 이통 3사 과징금 총액 137억원)을 맞더라도 하루에 적게는 몇십, 많게는 몇백억의 보조금을 뿌리는 게 낫다는 얘기가 업계에서 나올 정도니, 말 다했다. 보조금 법적 상한선인 27만원은 남의 나라 얘기인 것이다.

문제는 돈은 돈대로 쓰면서 기업 이미지는 떨어뜨리고 있다는 점이다.

소비자는 TV, 신문 등을 오르내리는 보조금 출혈 경쟁 소식에 통신비 인하 여력이 없다는 이통사의 주장을 의심한다. 그동안 이통사는 정부의 통신비 인하 압박이 나올라 치면 앓는 소리를 해왔기 때문이다. 보조금 촉발을 둘러싼 이통사 간 '네탓 공방'소식도 피로하다.

특히 소비자는 이달 말 방통위의 4세대(G)롱텀에볼루션(LTE)보조금 경쟁 시장 조사 결과가 나오면 나쁜 인상을 강하게 받을 가능성이 크다. 시장 조사 결과에 따라 과징금 처분이 내려지면 그 액수에 따라 이통사 간 '불공정 영업행위' 등수가 매겨지기 때문이다. 이통사는 2010년과 지난해 과징금 처분을 받은 바 있어 강도높은 조치가 예상되는 상황이다. 신규 가입자 모집 금지 처분은 더 말할 나위가 없다.

신규 가입자 모집 금지 처분이라도 받을 경우 산업계에서 이미지를 더 구길 판이다. 이동통신 서비스는 국가 기간 산업으로 정부의 보호를 받으면서 급성장해 왔는데 철퇴를 맞게 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1984년 이동통신서비스가 실시된 뒤 25년 만인 2009년 이동통신 서비스 가입률은 100%에 다달았다.

최근 가입자 모으기에 혈안이 된 이통사들은 방통위 조사를 피해 교묘한 '히든(숨긴) 보조금' 정책까지 시행하기에 이르렀다. 공식 판매 안내 문서상의 보조금과 달리 최대 60만원대 보조금을 지급하거나 할부원금이 아예 없는 공짜 스마트폰을 판매하는 것이다.

사실상 승자도 패자도 없는 보조금 경쟁일 뿐이다. 업계에 따르면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이통3사의 시장 점유율 변동폭은 겨우 0.1~0.3% 사이를 왔다 갔다 했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이 50.5~50.6%, KT는 31.3~31.6%, LG유플러스 는 17.8~18.1%다. '히든 보조금'이 아닌 상대방이 예측하지 못하는 비장의 '히든 서비스'로 기업 이미지 향상에 나서야 할 때다.

【서울=뉴시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종로구 김상옥로 17(연지동) 대호빌딩 신관 201-2호
  • 대표전화 : 02-3673-0123
  • 팩스 : 02-3673-0125
  • 청소년보호책임자 : 임종권
  • 명칭 : 크리스챤월드리뷰
  • 제호 : 크리스챤월드리뷰
  • 등록번호 : 서울 아 04832
  • 등록일 : 2017-11-11
  • 발행일 : 2017-05-01
  • 발행인 : 임종권
  • 편집인 : 임종권
  • 크리스챤월드리뷰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크리스챤월드리뷰.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