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난리난 영화 '호빗' 한국서는 왜…
미국서 난리난 영화 '호빗' 한국서는 왜…
  • 김정환 기자
  • 승인 2012.12.27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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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빗, 뉴질랜드
 피터 잭슨(51) 감독의 새 판타지 블록버스터 시리즈 ‘호빗’의 첫 타자 ‘호빗1: 뜻밖의 여정’이 의외의 부진을 보이고 있다.

26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호빗1’은 크리스마스 휴일인 25일 14만1514명을 모아 전날보다 두 계단 하락한 5위에 턱걸이했다. 13일 개봉 이후 누적 관객 225만2612명이다.

13일 간 모은 관객 수도 양에 차지 않지만, 개봉 3주째에 불과한데 순위도 너무 떨어졌다.

전작으로 여겨지는 2003년 ‘반지의 제왕3: 왕의 귀환’(감독 피터 잭슨)이 거둔 당시 역대 외화 최대 흥행기록인 630만명의 대기록을 다시 쓰기는 커녕 2002년 ‘반지의 제왕1: 반지원정대’(감독 피터 잭슨)가 모은 390만 관객도 넘어서기 힘들어 보인다.

‘호빗’은 ‘반지의 제왕’ 시리즈의 프리퀄이다. 주인공 ‘프로도’(일라이저 우드)의 삼촌인 ‘빌보 배킨스’(이언 홈)의 모험담으로 ‘반지의 제왕’의 6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젊은 빌보’(마틴 프리먼)가 어떻게 ‘절대 반지’를 손에 넣게 됐고, 프로도에게 전달됐는가를 풀어놓는다.

세계에서 1억부 이상 팔린 J R R 톨킨(1892~1973)의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소설은 ‘호빗’으로 시작돼 ‘반지의 제왕’으로 이어졌지만 ‘반지의 제왕’ 3부작으로 아카데미상 17개 부문을 휩쓴 잭슨 감독은 ‘반지의 제왕’을 먼저 제작하고 ‘호빗’으로 갔다. ‘호빗’ 시리즈 역시 3부작으로 제작돼 제2편 ‘호빗: 스마우그의 페허’는 내년 12월, 3편 ‘호빗: 또 다른 시작’은 2014년 7월 개봉한다. 3부작에 걸쳐 제작비로 세계 영화사상 가장 많은 5억 달러(5371억원)가 투입됐다

‘호빗’은 개봉 전까지만 해도 연말 시즌 극장가를 독식하며 ‘반지의 제왕’의 전설을 9년만에 이어가는 것 아니냐는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예상대로 개봉일인 13일 1011개관에서 4079회 상영되며 15만8120명을 끌어 1위로 출발했다. 16일에는 누적 관객 108만1526명을 기록해 개봉 4일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했다.

그러나 제18대 대선일에 휴 잭맨(44) 앤 해서웨이(30) 러셀 크로(48)의 할리우드 뮤지컬 영화 ‘레 미제라블’(감독 톰 후퍼)이 개봉하면서 상황이 돌변했다. ‘레 미제라블’ 돌풍에 휘말려 2위로 한 계단 내려섰다. 20일에는 상영관 수와 횟수도 모두 적은 고수(34) 한효주(25)의 멜로 ‘반창꼬’(감독 정기훈)에게까지 밀려 3위로 다시 주저 앉았다.

2000년대 ‘반지의 제왕’ 시리즈 상영 당시 부모 손을 잡고 극장을 찾아 호빗, 엘프, 골룸 등에 열광했던 10대들은 직접 영화를 선택해 볼 수 있는 구매력을 갖춘 20대로 성장했고, 당시 20~30대는 부모세대가 돼 어린 자녀들을 동반할 정도가 된 긍정적인 시장 상황으로도 맥을 추지 못하고 있다. 특히 키가 작은 어린이들이 자신들을 ‘호빗’이라고 부르며 용감한 빌보와 자신들을 동일시하고 있는 것도 무위에 그치고 있다.

반면 북미에서 ‘호빗’은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 북아메리카 흥행 성적을 집계하는 ‘박스오피스 모조’에 따르면, ‘호빗’은 개봉 첫째 주말인 14~16일 8461만7303 달러를 쓸어 담으며 1위로 출발한 뒤 둘째 주말인 21~23일에는 3694만달러를 벌어 1위를 지켰다. 톰 크루즈(50)의 신작 액션 블록버스터 ‘잭 리처’(감독 크리스토퍼 맥쿼리)가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호빗’의 절반도 안 되는 1560만 달러로 2위에 그쳤다. ‘호빗’의 23일까지 누적 수입은 1억5009만3000 달러(1610억원)에 달한다. 25일 북미에서도 ‘레 미제라블’이 개봉해 두 영화의 크리스마스 한판승부 결과도 흥미를 모으고 있다.

국내에서 ‘호빗’이 부진을 면치 못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꼽히고 있다. 시리즈의 시작인 탓에 캐릭터들에 대한 설명적 요소가 많이 나오면서 관객들이 느끼는 지루함과 동시에 장장 3시간19분에 달하는 러닝 타임이 다채널, 스마트폰 등에 길들여지면서 9년 전보다 성격이 급해진 한국인들에게 알맞지 않다는 분석이 있다.

3D로 개봉하면서 티켓 값이 뛴 것도 약점이다 ‘반지의 제왕’의 경우 국내서도 이 책을 읽은 독자가 꽤 됐지만 ‘호빗’은 처음 접하는 독자가 많다는 점도 이유로 꼽히고 있다. ‘레 미제라블’이 의외의 호응을 얻는 점도 설득력있는 이유다. 주말과 크리스마스에는 어린이를 직접 타깃으로 하는 만화영화가 득세하는 것도 어린이를 관객으로 포함하고 있는 이 영화에 불리하게 작용한다는 분석도 있다.

수입 배급사 워너브라더스 코리아 남윤숙 마케팅 이사는 “좋은 경쟁작들이 워낙 많아서 앞으로 더욱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면서도 “우리 영화가 오락성은 물론 작품성 면에서도 세계적으로 인정 받고 있는 수작인데다 ‘반지의 제왕’ 때도 국내에서 1편 390만, 2편 520만, 3편 630만명으로 회를 거듭할수록 관객 수가 늘어간 것으로도 알 수 있듯 잠재 관객층도 많은 만큼 내년 설 연휴까지 장기 흥행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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