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甲)질' 국회의원에 휘둘린 경찰 공권력
'갑(甲)질' 국회의원에 휘둘린 경찰 공권력
  • 서상준 기자
  • 승인 2013.07.17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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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당 중진 의원이 경찰 고위 간부를 폭행했다는 보도가 나간 이후 여의도 정가(政街)가 뜨겁다.

특권층으로 불리는 국회의원이 경찰청 수뇌부를 폭행했다는 의혹 외에도, 경찰청을 상대하는 국회 상임위 소속 의원의 이른바 '갑(甲)의 횡포'라는 점에서 여론을 더욱 들끓게 하고 있다.

이번 폭행 의혹은 국회가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 법안을 통과시키는 등 변신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일어나 사태의 파장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지난달 중순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소속 여당 의원 3~4명과 이성한 경찰청장 등 경찰 수뇌부 여러명의 회식자리에서 빚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정치권에 따르면 회식 도중 A의원은 갑자기 B간부의 뺨을 때렸다는 것. A의원은 이날 안행위 전체회의에서 B간부의 '국정원 사건에 대한 경찰청 현안 보고' 태도를 문제 삼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참석자들이 말렸지만 A의원은 계속 쌍욕을 하는 등 고압적인 자세를 취한 것으로 전해졌다.

폭행 당사자로 지목된 A의원은 "폭행 사실이 없다"고 전면 부인했지만, 여러 정황을 놓고볼 때 기정 사실화된 분위기다.

최근에는 남양유업 사태 등 이른바 '갑의 횡포'로 인해 국민들의 공분을 자아낸 적이 있다.

회사와 대리점간의 '갑을 관계'에 있어서 본사 직원들까지 우월적인 지위로 착각해 거들먹거리는 '꼴'을 보고 많은 국민들을 분노케 했다.

이번 국회의원의 경찰 간부 폭행 의혹 역시 남양유업 사태와 크게 다르지 않다.

일각에서는 특권층 의식에 사로잡힌 국회의원의 '갑 질에서 빚어진 참사'로 비꼬기도 한다.

이성한 경찰청장의 미온적인 태도 또한 경찰 내부의 불만을 고조시키고 있다. 우발적 사건이라고 해도 경찰의 최고 수장이라면 경찰조직의 명예와 자존심 회복 차원에서라도 시시비비를 가려야 할 책무가 있다.

경찰 내부에서는 국가 공권력을 능욕한 엄중한 사태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간 일련의 사태를 비춰볼 때 더는 참을 수 없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다른 부처 공무원들의 불만도 고조되는 양상이다.

한 경찰공무원은 "국회의원의 특권이 도가 지나치다보니 결국 경찰간부까지 폭행한 사건이 일어난 것"이라며 "당시 상황을 지켜보진 않았지만 이유가 어떻든 간에 경찰 최고 수뇌부를 폭행한 일은 납득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회를 출입하다보면 '갑'인 정치인들을 대하는 행정부 공무원들의 고충을 쉽게 들을 수 있다. 상시 출입을 하는 공무원들은 그나마 나은 편이지만 해당 상임위 소속 의원들과 부딪혀야 하는 행정부 공무원들의 고충은 이루 다 말할 수 없다고 한다.

이번 사건과 관련한 의혹들이 속히 밝혀져 더 이상 이처럼 어처구니 없는 사태가 재연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정치인들의 '갑의 횡포'도 즉각 중단돼야 한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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