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를 덮친 '신뢰의 위기'
증권사를 덮친 '신뢰의 위기'
  • 장진복 기자
  • 승인 2013.12.04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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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의도 증권가는 지금 ‘빙하기(氷河期)’다. 체감 온도는 이미 오래 전에 영하로 떨어졌다. 증권사들은 거래부진에 따른 수익 악화로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면도날 같은 구조조정 바람이 증권사 임직원들의 뺨을 때리고 있다.

상황은 쉽사리 반전되지 않을 것 같다. 그래서 분위기는 더욱 우울하다. 개인투자자들은 급속하게 주식시장을 떠나고 있기 때문이다.

개인투자자들이 앞다퉈 증시를 이탈함에 따라 지난해 10대 증권사들의 개인 투자자(내국인) 대상 수수료 수입은 전년에 비해 30%나 줄어들었다.

투자자 예탁금은 이달 19일 현재 14조968억원으로 2010년 12월30일(14조685억원) 이후 2년11개월 만에 최저치를 나타냈다. 결국 잠재적 주식 수요가 크게 줄어들었다는 얘기다.

개인투자자들의 투자심리가 회복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로는 증권사들의 신뢰도 추락을 꼽을 수 있다.

올 한해 금융투자업계는 증권사 지점 직원이 고객 돈을 횡령하는 각종 금융사고로 얼룩졌다. 피해 금액도 수억원에서 수십원에 이른다.

100억원대의 금융사고가 발생한 한 증권사 측은 투자자 보호 및 직원 교육 강화 등 재발 방지를 약속하기는커녕 "횡령 사고는 직원 한 사람의 개인적인 문제로 회사와 관련이 없다"고 선을 긋기에 급급하다.

동양증권의 동양그룹 계열사 회사채•기업어음(CP) 판매 과정에서 불거진 '불완전 판매' 의혹은 투자자들을 불신의 늪에 빠뜨렸다.

'동양사태'에 따른 고객의 불신에 위기감을 느낀 증권업계는 '증권사 사장단 자율결의'를 통해 투자자 보호 강화에 앞장서겠다고 외쳤다. 고객 중심의 경영철학을 담은 금융소비자 헌장을 각 사별로 마련하고, 금융소비자 보호 총괄책임자(CCO) 및 관련 지원조직의 독립성을 강화한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하지만 증권사 사장단의 자율결의가 시늉에 불과한 지, 추락한 고객의 신뢰회복으로 이어질 지는 두고 봐야 할 문제다.

증권가는 연말을 맞아 내년 코스피 전망을 발표하기 바쁘다. 대부분의 증권사가 내년 코스피가 2300선까지 오를 것이라는 '장미빛 전망'을 내놓고 있다.

국내 주식시장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무너진 고객신뢰 회복을 통해 개인투자자들의 발길을 돌려야 한다.
돈을 잃는 것은 조금 잃는 것이다. 하지만 신뢰를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 것이다. 증권사들이 마음에 새겨야 할 경구(警句)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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