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폭락' 전남 조사료 경영체 3∼4중고
'가격 폭락' 전남 조사료 경영체 3∼4중고
  • 송창헌 기자
  • 승인 2014.02.05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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볏짚 곤포 사일리지 과잉 생산, 가격 하락

▲ 첨부(볏집 곤포 사일리지)
탈곡이 끝난 뒤 볏짚을 축산 사료용으로 쓰기 위해 하얀 비닐로 포장하는 '곤포 사일리지'가 과잉 생산되면서 가격 폭락으로 이어져 조사료 생산 경영체들의 자금난이 가중되고 있다.

최근에는 조류인플루엔자(AI)의 주범으로 떠오른 겨울철새의 먹이난을 더하는 한 요인으로도 지목되면서 경영체들을 당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5일 전남도와 조사료 경영체들에 따르면 지난해말 현재 도내 축산 조사료 생산 경영체는 고흥 66개, 장흥 51개, 영암 45개 등 모두 500개로, 2012년에 비해 35개(7.5%)나 증가했다.

이들 경영체들이 지난해 생산해낸 볏짚 사일리지는 109만t으로, 전년(78만t)에 비해 40% 가량 증가했다. 생산면적도 8만9000㏊에서 12만6000㏊로 3만7000㏊, 비율로는 41.6%나 늘었다.

볏짚 사일리지 생산 시기인 지난해 9월에서 11월까지 날씨가 워낙 좋아 수분없는 양질의 볏짚이 대량 생산된데다 화창한 날씨가 지속되면서 작업일수가 늘어난 것도 생산량 급증에 일조한 것으로 보고 있다.

과잉 생산은 고스란히 가격 폭락으로 이어졌다. 1롤당 5만5000원 안팎이던 것이 지난해에는 4만원대로 급락했다.

영암의 한 조사료 경영체 대표는 "생산량은 거의 두 배 가량 늘었는데 1롤당 기본적으로 1만5000원이 떨어져 수천만원의 손실을 봤다"며 "트렉터에 사일리지랩 씌우개, 수분제거기 등 부속장비 구입에만 7억원 이상을 쏟았는데 빚만 남게 됐다"고 말했다.

도내 또 다른 경영체는 5000롤 가량을 생산해 7000만원의 적자를 고스란히 떠안게 됐다.

볏짚 가격도 마지기당 3만원 수준이어서 목돈 부담이 여간 큰 것이 아니다.

보성의 한 영농법인 관계자는 "2∼3년 전만 하더라도 마지기당 1만원대이던 것이 최근 급등했다"며 "10여 가지 필요 장비를 사느라 수억원이 드는 마당에 볏짚 구매비도 부담이 아닐 수 없다"고 하소연했다.

여기에 상품성이 균일한 수입 건초의 쿼터량이 늘어 축산 농가들이 건초 구매에 어려움이 없는 점과 국비보다 지자체 보조금이 훨씬 많아 해당 지역 이외로의 반출이 암묵적으로 금지되고 있는 점도 판로 확보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이 때문에 전체 생산량 가운데 축협이 사들이는 10∼20%, 경영체가 자체 판매하는 30∼40%를 제외한 나머지 40% 가량은 논에 그대로 방치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에는 볏짚 곤포 사일리지가 낙곡을 싹쓸이하면서 먹이를 찾지 못해 배고픈 겨울철새들이 면역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부근 오리농가 등에 접근하다 바이러스를 퍼트린 것 아니냐는 일부의 해석까지 나오면서 경영체들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조사료 경영체 한 관계자는 "장비가 워낙 좋아 탈곡 과정에서 대부분의 낙곡은 수확되기 때문에 낙곡이 없어 철새가 오리농가에 접근한다는 말에 속상할 따름"이라며 "마진없는 직거래방식이나 거래지역 제한 해제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전남도 농림식품국 관계자는 "과잉 생산과 가격 하락이 경영체들의 고민거리가 되고 있는 만큼 조만간 관련 회의를 열고 대책을 논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무안=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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