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주의 탈 쓴 냉전…新냉전 아닌 脫냉전으로 가야
실리주의 탈 쓴 냉전…新냉전 아닌 脫냉전으로 가야
  • 이수지 기자
  • 승인 2014.03.04 14: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우크라이나 정정 위기가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숨가쁘게 급변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빅토르 야누코비치 대통령이 유럽연합(EU)과 추진하던 무역협정 체결을 러시아의 압력에 밀려 중단하자 친(親)서방파가 반정부 시위를 벌였고 지난달 야누코비치 전 대통령이 쫓겨나면서 2004년 오렌지혁명에 이어 또 다른 혁명을 이뤄냈다, 그러나 남부 크림반도에서 발생한 친러시아파와 친서방파 간 혼란 속에 러시아가 군대 파병으로 개입하면서 우크라이나에는 현재 일촉즉발의 전운이 감돌고 있다.

천연가스 공급을 무기로 옛 소련처럼 초강국으로 부활할 것을 꿈꾸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 EU의 무역협정에 제동을 걸자 EU 가입과 구제금융을 미끼로 동유럽 국가 개혁정책을 유인하던 서방도 우크라이나 타협안 마련에 개입하면서 우크라이나 사태가 신냉전 시대의 서막을 알리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동북아시아에서도 이미 신냉전 시대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었다. 중국이 지난해 12월 동중국해와 이어도 등을 포함한 방공식별구역을 설정하면서 한국과 일본을 비롯해 미국까지 강력히 반발했다. 어업권과 천연자원 채굴권 문제와 연결된 한·중·일 방공식별구역 선포는 동북아시아의 냉전 시대 회귀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켰다.

제2차 세계대전 ‘동맹국’이었던 미국과 소련이 전후(戰後) 얼마 되지 않아 전쟁은 일으키지 않았지만, 서로 치열하게 대립하면서 냉전이 시작됐다. 한국전쟁, 쿠바 미사일 위기 등의 사건들을 일으키며 양극인 두 국가 간의 권력 정치뿐만 아니라 자본주의와 공산주의, 정치체제나 이데올로기 차이로 대립을 이어온 냉전은 1991년 공산주의 국가 소련이 개혁, 개방과 함께 완전히 해체되면서 민주화 탈냉전이 시작된 것으로 간주됐었다.

그러나 냉전은 여전히 살아 있다. 최근 동서 분열로 일촉즉발의 위기에 빠진 우크라이나 사태, 동아시아의 영유권 분쟁, 화학무기 공격에도 유엔 결의안 불발로 끝나지 않는 시리아 내전, 이란 핵협상까지 냉전은 이데올로기라는 탈을 벗어던진 대신 실리주의라는 탈을 쓰고 엄연히 살아서 움직이고 있다.

이제 국제사회는 냉전 시대의 유일한 유산인 한반도 남북 분단이 우크라이나에서 동서 분단으로 재현되는 것을 막기 위해 진정한 탈냉전의 목소리를 높여야만 한다.

【서울=뉴시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종로구 김상옥로 17(연지동) 대호빌딩 신관 201-2호
  • 대표전화 : 02-3673-0123
  • 팩스 : 02-3673-0125
  • 청소년보호책임자 : 임종권
  • 명칭 : 크리스챤월드리뷰
  • 제호 : 크리스챤월드리뷰
  • 등록번호 : 서울 아 04832
  • 등록일 : 2017-11-11
  • 발행일 : 2017-05-01
  • 발행인 : 임종권
  • 편집인 : 임종권
  • 크리스챤월드리뷰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크리스챤월드리뷰.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