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로, 온갖 루저 다 보여줍니다…'밑바닥에서'
김수로, 온갖 루저 다 보여줍니다…'밑바닥에서'
  • 손정빈 기자
  • 승인 2014.03.05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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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연하는 김수로
연극 '발칙한 로맨스'에서부터 뮤지컬 '아가사'까지 여덟 번의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면서 프로듀서로 자리 잡은 배우 김수로(44)가 3월 '김수로 프로젝트 고전 1탄'으로 돌아온다.

이번에 그가 무대에 올리는 연극은 러시아 극작가 막심 고리키의 대표작 '밑바닥에서'다. 김수로는 이 연극을 위해 임형준(40) 등 24명의 배우를 직접 섭외했다. 김수로는 '배우'역을 맡아 무대에도 오른다.

'밑바닥에서'는 1900년대 러시아의 밑바닥 인생을 극화한 작품이다.

몰락한 남작, 창녀, 알코올에 중독된 배우, 도둑 등 저마다의 사연을 지닌 인간 군상이 모여 사는 지하실이 있다. 어느 날 이 지하실에 순례자인지 부랑자인지 알 수 없는 노인 '루카'(윤경호)가 나타나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기 시작한다. 이들이 조금씩 지하실에서 벗어나는 희망을 가질 때쯤 '루카'는 홀연히 사라지고, 이 밑바닥 인생들은 다시 비참한 현실을 마주한다.

왜 고전이었을까.

"관객이 깊이 고뇌할 수 있는 작품도 무대 위로 올라가야 한다"는 게 김수로의 답변이다. "'밑바닥에서' 같은 고전을 통해 우리 공연 문화가 더 발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왜 '밑바닥에서'를 택했을까.

김수로가 '김수로 프로젝트'의 고전 첫 작품으로 '밑바닥에서'를 선택한 이유는 "연극영화과 학생 시절 연극이란 무엇인지 알게 해준 작품이 이 작품이기 때문"이다. "연극을 가장 연극답게 공부했던 시절의 마음을 다시 한 번 가져보고 싶었다"는 고백이다.

김수로는 5년 전 예술의전당 해오름 극장에서 엄기준과 함께 '밑바닥에서'를 공연한 바 있다. 그런데도 왜 또 '밑바닥에서'를 고른 것일까.

"공연은 성공적이었지만 제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밑바닥에서'는 밑바닥 인생을 그린 작품이에요. 전 이 작품은 소극장, 그것도 지하 2층에 80석 정도만 있는 그런 최악의 환경에서 관객을 만나는 것이 가장 좋은 형태라고 생각했습니다."

소음으로 가득 차있고 지저분한 곳, 그런 곳이 밑바닥이다. '밑바닥에서'는 이런 면을 반영하듯 공연 내내 정신이 없을 정도로 시끄럽고, 의자와 컵 같은 소품들이 바닥을 나뒹군다.

"관객이 밑바닥의 분위기, 배우의 숨결을 바로 앞에서 느낄 수 있을 때 이 작품의 깊이와 농도가 더 진해진다"는 게 김수로의 생각이다.

그렇다면 '밑바닥에서'를 어떻게 봐야 할까.

김수로는 "정해진 답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밑바닥에서'가 1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관객의 사랑을 받는 이유는 이 작품이 주는 특유의 울림이 있기 때문"이라며 "그런 울림은 관객 저마다 다른 게 느낄 것"이라고 말을 이었다.

"이 공연이 끝나고 일상으로 돌아갔을 때 삶의 어느 한 순간 '밑바다에서'의 한 장면이 생각난다면 이 작품을 제대로 본 것"이라고 말했다.

'밑바닥에서'는 서울 대학로 예술마당 4관에서 1일 개막, 30일 끝을 맺는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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