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 장애 50대, 악착같이 노모 모셨는데 결국
교통사고 장애 50대, 악착같이 노모 모셨는데 결국
  • 류형근 기자
  • 승인 2014.03.19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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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통사고를 당해 장애판정을 받은 50대가 20여 년을 악착같이 버티다 노모를 홀로 남겨두고 스스로 목숨을 끊어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18일 광주 동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7일 오후 4시45분께 광주 동구 A(59)씨 집에서 A씨가 숨져 있는 것을 어머니(82)가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A씨는 주방에서 목을 맨 상태로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A씨의 삶은 28년 전 31살 때 당한 교통사고로 인해 한순간에 바뀌었다.

한 집안의 장남으로서 A씨는 건설현장 중장비 기사일을 하며 어머니와 출가한 누나(65), 동생 2명을 돌봤다.

하지만 퇴근 무렵 A씨는 차량에 치여 머리와 어깨 등을 크게 다쳤고 지체장애 판정을 받기에 이르렀다.

이 때문에 A씨는 가족의 생계를 꾸려가던 수단인 중장비 기사일을 놓아야 했다. 어깨를 다쳐 건설현장 하루 일거리도 구하지 못했다.

또 결혼을 한 동생들이 집을 떠나며 "어머니를 모시겠다"고 했지만 A씨는 "장남이 모셔야 한다"며 어머니와 함께 생활을 이어갔다.

A씨는 홀로 남은 어머니를 모시기 위해 경비원 등을 하며 생계를 꾸렸다.

그러나 번번히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인한 언어장애로 발목이 잡혀 A씨는 오랫동안 한 직장에 머물지 못했다.

출가한 누나와 동생들이 매달 생활비를 보내줬지만 장남으로서 책무를 다해야 한다는 이유로 일을 놓으려고 하지 않았다.

A씨는 병색이 깊어졌고 최근에는 우울증까지 겹쳐 치료를 받아야 해 작은 일마저 할 수 없게 됐다.

결국 움직일 수도 없는 아들을 볼 수가 없었던 노모는 허드렛일도 마다하지 않고 뒷바라지에 나섰지만 A씨는 이마저도 불효로 생각했다.

그리고 A씨는 노모가 허리 치료를 받으러 간 사이 교통사고 이후 20여 년동안의 버팀목이었던 장남으로서의 책무를 놓아버렸다.

경찰 관계자는 "80대 노모가 '아들을 먼저 보낸 어미가 죄인이다'며 차가운 경찰서 바닥에 앉아 오열을 했다"며 "장애 판정 이후에도 장남이라는 이유로 노모를 모시려고 수십년동안 발버둥을 쳤던 A씨 같은 일이 또 발생하지 않도록 복지 체계가 마련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광주=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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