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의원들의 계속되는 막말…"의원님들이나 잘하세요"
여야 의원들의 계속되는 막말…"의원님들이나 잘하세요"
  • 박세희 기자
  • 승인 2014.04.03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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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숙한 민주주의', '이상적 의회정치'를 외치는 대한민국 국회 본회의장에서 나온 말이다. 제1야당 대표의 연설 도중, 집권여당 원내대표의 입에서 말이다.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공동대표가 2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에 나서 전날 최경환 원내대표가 대통령의 기초공천 폐지공약 파기와 관련해 대신 사과한 것에 대해 "왜 대신 사과하냐"며, "충정이냐 아니면 월권이냐"고 물었다. 이에 최 원내대표는 큰 소리로 "너나 잘 해"라고 외쳤다.

한 정치평론가는 그의 발언이 "차기 당대표직을 염두에 둔, 의도가 있는 오버액션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만큼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간다"는 거다.

집권여당의 원내대표가 야당 대표의 연설 중에 한 말이어서 '과하다'는 평가지만 이런 막말에 여야가 따로 없다.

이날 약 1시간 가량 계속된 안 대표 연설 내내 여야 의원들은 조롱과 말장난을 일삼으며 설전을 벌였다.

한 새누리당 의원은 "새정치는 철수된 거냐"라고 물으며 "철수해요, 철수"라고 안 대표 이름을 이용해 말 그대로 '놀려먹었다'. 이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은 "조용히 해"라고 반말을 하고 고성을 지르며 맞받아쳤다.

1일 있었던 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의 연설이 있던 중에도 몇몇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의원들은 야유를 보내면서 "조용히 해", "왜 그리 길어" 등의 고성을 질렀다.

오죽하면 본회의장을 스케치하던 취재진 사이에서도 여야 의원들 간의 '유치한' 행보에 조소가 터져나왔다.

상대 당대표나 의원을 향한 야유와 고성은 국회 본회의장과 상임위원회, 국정조사장을 넘나들며 빈번히 발생하고 있고 어제 오늘의 얘기도 아니다.

지난해 11월 열린 본회의에서는 한 의원이 "종북하지 말고 월북하라"는 고함을 쳐 논란이 됐었다. 반말은 예사다.

의원들의 이러한 언행은 국회의 품위를 떨어뜨리는 것은 물론, '국회 선진화'에도 정면으로 배치되는 행보다. 국민들은 여야에 상관없이 '싸우는 국회'에 넌더리를 낸다.

'국회선진화법'이 도입되면서 의원들의 몸싸움은 거의 사라졌지만 대신 '입싸움'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

흔히 국회의원을 '걸어다니는 헌법기관'이라고 부른다. 따라서 의원들 각자가 격에 맞는 품위를 차릴 줄 알아야 한다. 자신들 스스로 품격을 떨어트리면서 국민들에게 어떤 평가를 받기를 원하는 것일까.

마침 이날 '나랏일 하는 국회의원님'들을 보러 본회의를 참관했던 어린 초등학생들은 속으로 이렇게 말하지 않았을까? "당신들이나 잘하세요"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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