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피아 이어 海피아 '관료밥그릇' 뿌리 뽑아야
모피아 이어 海피아 '관료밥그릇' 뿌리 뽑아야
  • 서상준 기자
  • 승인 2014.04.23 15: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해양수산부 관료출신들이 산하기관도 장악하는 이른바 '해피아(해수부+마피아)'가 연일 논란이 되고 있다.

낙하산 인사나 금융사고가 터질 때마다 '모피아', '금피아'가 거론된 데 이어, 세월호 참사도 산하기관의 감독 부실로 인해 발생했다는 비판이 커지면서다.

마피아란 전직 관료들이 유관기관 및 단체에 재취업하면서 대형사고와 부패의 고리 역할을 하고 있다는 지적에서 붙여졌다.

이번 세월호 참사에서도 선박 안전검사 대행을 맡고 있는 한국해운조합, 한국선급, 한국선박기술공단 등 유관기관들의 부실이 여실히 드러나고 말았다.

서류 확인만으로 '적합' 판정을 내주거나, 여객선 12척을 2시간40분만에 점검 완료했다고 'OK사인'을 해주는 등 여기저기서 부실 실태가 터져나왔다. '해상 시운전'이 기본이지만 여객선을 바다에 띄워보지도 않고 '합격' 승인을 해주는 어처구니 없는 일도 발견됐다.

이같은 불법·부실 검사가 가능했던 이유는 뒤를 받쳐주는 '든든한 빽'이 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해수부로 안전검사를 위임받은 한국선급은 한국해운조합과 함께 해수부 관료들의 대표적인 재취업 자리였다. 이 외에도 해수부 산하기관 14곳 중 11개 기관장이 해수부 출신이 독점하고 있다.

여객선의 안전관리 기관 및 관련 조직의 수장을 해수부 출신들이 독식하면서 제대로 된 관리감독이 이뤄졌겠느냐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얼키고 설킨 관행 구조에 '두 손 다 들었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한다.

원전 비리나 저축은행 사태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적된 지도·점검기관과 산하·유관기관 간 인적 결합과 봐주기를 일삼는 그릇된 관행이 개선되지 않고 세월호 침몰 참사에서도 다시 반복됐다는 비판에 따른 것이다.

이러한 비정상적 관행들이 불거지자, 박근혜 대통령까지 나섰다.

박 대통령은 지난 22일 "해양수산 관료 출신들이 38년째 해운조합 이사장으로 재직하고 있는 것도 서로 봐주기 식의 비정상적 관행은 아닌지 전반적으로 살펴봐야 할 것"이라며 '실태 조사'를 지시했다.

검찰과 경찰은 박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전직 해양수산 관료의 재취업 관행과 선박 검사기관의 봐주기식 행정 등에 대해 수사에 착수했다.

정치권에서도 공직자의 퇴직 후 취업제한 대상을 사기업이나 법무법인 등에서 공직 유관단체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1990년대 말부터 사기업 외에 공익법인 등에 대한 취업제한 규정을 두고 있다. 프랑스 역시 취업제한대상에 공기업과 비영리법인을 포함하고 있고, 독일은 퇴직 후 모든 영리활동을 신고대상으로 하고 있다.

해수부는 뒤늦게 기존의 인사 관행을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자체 개혁을 고집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그동안 수차례 내부 개혁을 했지만 항상 '원점'으로 돌아온 악순환을 반복해서는 안된다.

【세종=뉴시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종로구 김상옥로 17(연지동) 대호빌딩 신관 201-2호
  • 대표전화 : 02-3673-0123
  • 팩스 : 02-3673-0125
  • 청소년보호책임자 : 임종권
  • 명칭 : 크리스챤월드리뷰
  • 제호 : 크리스챤월드리뷰
  • 등록번호 : 서울 아 04832
  • 등록일 : 2017-11-11
  • 발행일 : 2017-05-01
  • 발행인 : 임종권
  • 편집인 : 임종권
  • 크리스챤월드리뷰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크리스챤월드리뷰.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