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외도' 외교 시즌
지금은 '외도' 외교 시즌
  • 문예성 기자
  • 승인 2014.06.19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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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싱가포르에서 열린 13차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와 지난달 상하이에서 개최된 '아시아 교류 및 신뢰구축회의'(CICA)를 통해 '미·일 대 중·러' 구도가 분명해졌다.

일부에서는 최근 긴장이 고조되는 동북아 정세를 '동맹 대 동맹'의 대결로 보지만 이보다는 이해관계에 따른 '외도" 외교의 산물로 보는 것이 더 정확할 것같다. 현 국제사회에서 상대를 향한 '일편단심 순애보'는 사라지고 유혹과 배신의 '외도'가 이를 대신하고 있다. 이는 동북아 지역에서 더 뚜렷하다.

이런 외도 외교의 최근 사례가 바로 북·일 간 '밀회를 통한 합의'다. 지난달 29일 오전까지만도 아무 성과가 없다던 북·일 양국은 오후 6시30분 긴급 동시 발표로 합의 내용을 발표하면서 관련국 외교 당국과 언론을 '멘붕(멘탈 붕괴)'상태에 빠뜨렸다.

경제·외교적 고립에서 벗어나려는 북한 김정은과 역사 문제로 인한 동북아에서의 외교적 고립을 벗고 자신의 제1 공약인 납치문제 해결로 지지율 급락 위기를 모면하겠다는 아베 신조(安倍晉三) 일본 총리의 이해가 일치, '빅딜'이 성사된 것이다.

북한으로부터 사전 통보조차 받지 못한 가운데 김정은과 아베의 의기투합을 바라보는 중국의 속내는 복잡할 수밖에 없다. 개혁·개방을 통해 실리적으로 변한 중국과 폐쇄적인 북한 간 혈맹관계는 이제 옛말이 됐다. 시진핑(習近平) 체제 출범 후 양국의 괴리는 더 커졌다. 중국 국민이나 지도부는 호전적이고 예측 불허의 북한보다는 역동적이고 비폭력적인 한국에 더 호감을 느끼고 있다는 주장이 점점 더 설득력을 얻고 있다.

신(新) 밀월기에 들어섰다고 평가받는 중·러 관계도 취약하기는 마찬가지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미국 등 서방 세계와 격하게 대립하는 러시아와 패권 확립과 영토 분쟁으로 미·일 전선에 대응하기에 바쁜 중국은 정치·외교· 경제·군사 등 다방면에 걸쳐 밀착하면서 밀월을 과시하고 있지만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상트페테르부르크 경제포럼 참석차 러시아를 방문한 리위안차오(李源潮) 중국 국가부주석에게 "중국 관료들은 (천연가스 수출)협상 중 러시아의 많은 '피'를 마셨다"고 꼬집었다. 러시아가 유럽에 제공하는 1000㎥당 380달러보다 30달러나 낮은 350달러에 제공하기로 양보할 수밖에 없었던데 대한 불만과 씁쓸함을 내비친 것이다.

최근 미국은 북핵 문제, 전시작전통제권 재연기 협상 등으로 아쉬운 입장에 놓인 한국을 미사일방어(MD) 시스템에 참여시키기 위해 전방위적으로 압박하고 있다. 한국 정부는 MD의 핵심 무기 체계인 고고도방어체계(THAAD·사드)를 비롯한 미국 MD는 한반도 지형과 맞지 않고, 한국형 미사일 방어 개념과 다르다는 점에서 미국 MD로의 편입 가능성을 일관되게 부인해 왔지만 미국의 전방위적 압박이 본격화된 이상 어떤 결정을 할지는 아직 지켜봐야 할 때다.

분명한 것은 '외도'의 세계에서 살아남으려면 이해 판단이 정확하고, 주목을 끌고 제 목소리를 내려면 충분히 강해지거나 매력적으로 변해야 하며, 배신에 대한 질타에 더욱 뻔뻔스러워질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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