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총리가 위안부 할머니에게 허리 숙여 사과하는 “그날”이 오면
日 총리가 위안부 할머니에게 허리 숙여 사과하는 “그날”이 오면
  • 이수지 기자
  • 승인 2014.07.03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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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우익 집권당 자민당 소속의 도쿄도(東京都)의회 의원이 출산 지원책을 호소하는 동료 여성 의원에게 여성을 비하하는 성희롱적 야유로 물의를 일으킨 지 1주일도 채 안 된 지난 23일 이에 대해 공식으로 사과했다. CNN과 AP통신 등 외신들은 이날 스즈키 아키히로(鈴木章浩·51) 도쿄도 의원이 시오무라 아야카(鹽村文夏·36) 다함께당 소속 도쿄도의원에게 90도로 허리를 숙여 사과하는 사진을 크게 보도했다.

시오무라 의원이 지난 18일 도쿄도의회에서 열린 일반질의에서 임신·출산·불임에 관해 여성에 대한 지원 강화를 호소하는 도중 의원들 사이에서 비웃음, 야유와 함께 ‘본인이나 빨리 결혼하면 좋겠다’, ‘애는 안 낳을 것이냐’ 등 성희롱 발언들이 쏟아졌다. 시오무라 의원은 자신의 트위터에 상희롱적 야유를 들은 심정을 올렸고 이때부터 도쿄도의회 성희로 야유 파문은 국내외 언론 보도와 발언자 색출을 요구하는 여론을 타고 확산됐다.

스즈키 의원은 2년 전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의 우오쓰리지마(魚釣島)를 헤엄쳐 갔고 태평양전쟁과 일본 식민지 정책을 서양으로부터 아시아를 해방하기 위한 행위, 위안부는 매춘부라고 망언을 한 전형적 극우 인사로 그의 과거사 인식뿐 아니라 여성 인권에 대한 인식도 형편없다는 평을 받았었다.

한편 여론의 등쌀에 스즈키 의원의 공식 사과와 탈당으로 꼬리자르기를 한 자민당의 당수(黨首) 아베 신조(安倍晉三) 총리가 지난주부터 위안부의 강제 동원을 인정하고 사과한 고노(河野) 담화의 검증 결과를 발표하면서 고노 담화 수정 야욕을 조금씩 드러내기 시작했다. 이에 주변국들과 동맹국인 미국의 지도자들, 일본 현지 언론과 외신도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일제 강점기 때 일본군에게 성희롱 정도가 아닌 성폭행을 당한 한국인 위안부의 강제 동원을 인정하고 사과한 고노 담화를 흔드는 아베 총리의 행보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난 여론도 도쿄도의회 성희롱 파문처럼 거세게 일게 만들어야만 한다. 그래서 그 등쌀에 밀려서라도 일본 총리가 지난 23일 대대적으로 보도된 사진에 나온 스즈키 의원처럼 한국인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머리 숙여 공식 사과하지 않을 수 없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책임이다.

한국인 위안부 할머니들이 돌아가시기 전 극우 성향의 일본 집권당을 이끄는 총리가 90도로 허리 숙여 진심으로 사과하고 외신들이 이를 대서특필하는 “그날”이 오면, 일제 강점기 저항시인 심훈의 시처럼 ‘육조 앞 넓은 길을 울며 뛰며 뒹굴어도 그래도 넘치는 기쁨에 가슴이 미어질’ 것이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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