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유불급 애니메이션 ‘드래곤 길들이기2’
과유불급 애니메이션 ‘드래곤 길들이기2’
  • 김태은 문화전문기자
  • 승인 2014.07.24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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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래곤 길들이기2
23일 개봉한 애니메이션 ‘드래곤 길들이기2’(감독 딘 데블로이스)를 보면서 가장 먼저 기억의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은 어린 시절 잡지에서 본 싸구려 번역 공상과학소설이다. 미래로 간 주인공이 미래인들이 촛불을 켜고 생활하는 것을 보고 의아하게 생각하자, 조명이 너무 현란하게 발전해 초를 이용하는 것이 더 편안하다고 해명한다.

영화 한 편이 새로 개봉할 때마다 시시각각 발전하는 시각효과에 깜짝 놀라곤 한다. 몇 년 전, 불과 몇 달 전과도 비교할 수 없을만큼 진보한 CG기술이 실사를 뛰어넘는 시각적 쾌감을 선사하는 수준까지 왔다. 대체 어디까지 진보할 것인지에 대한 기대감도 커진다.

그러나 앞서 말한 SF 사례처럼 총천연색 비디오게임 같은 어수선한 스크린을 보고 있자면, 애니메이션이라는 장르가 주던 서정적 동심의 세계가 그리워지기도 한다. 엔딩크레디트의 백그라운드를 손그림 같은 삽화로 채운 것은 과도한 자극성을 보완하려는 반동심리다.

영화를 통해 카타르시스를 넘어선 놀이동산에라도 간 듯한 쾌락을 추구하는 신세대라면 호쾌한 체험이 될 수도 있겠다. CJ CGV가 전편 ‘드래곤 길들이기2’를 영화의 오락적 체감을 극대화한 4DX에 최적화된 영화로 꼽은 것도 우연이 아니다. 전편 ‘드래곤 길들이기’는 용을 타고 나는 듯한 느낌의 라이딩 효과를 쏠쏠히 살리며 꽤 재미를 봤다. 하지만 전체관람가 등급을 받은 영화로서 지나친 시각적 부담은 소아들에게는 피로감만 일으키는 것이 아닐지 우려된다.

물론 이 애니메이션이 한쪽 다리를 잃은 장애인이 주인공 역을 맡고 그가 정체성을 찾으며 생의 목표를 확인하는 과정이 그려지는 등 여러 덕목을 가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필 꼭 생물학적 부모의 특성을 이어받아야 얻어진다는 것이 유전적 요인으로의 귀속이라는 점에서 마뜩하지만은 않지만 말이다. 특히 등장인물의 수염자국이나 주근깨까지 그려낼만큼 피부표현이 섬세한 데다가 매끄러운 동작과 자연스러우면서도 우아한 움직임, 애완동물처럼 귀여운 용들의 행태 등은 감탄을 일으킬 정도로 높은 기술력을 자랑한다.

하지만 화려한 화면 구현에 치중하면서 전개 역시 빠르게 진행되는데, 스토리와 구성이 극적인 부분에만 집중하며 어설퍼진 것도 간과할 수 없다. 주인공 히컵(제이 바루첼)과 어머니 발카(케이트 블란쳇)의 만남, 히컵의 아버지 스토이크(제러드 버틀러)와 발카의 여전히 불타는 사랑, 스토이크의 갑작스런 죽음, 악당 드라고(디몬 하운수)의 등장, 히컵과 아스트리드(아메리카 페레라)의 ‘썸타기’, 이런 저런 여타 인간 조연들과 다채로운 용들의 감초 연기들이 부산스럽게 들고나면서 대체 어디에 초점을 맞춰야할지 헷갈린다.

바이킹과 드래곤이 친구가 돼 평화롭게 살아간다는 큰 테마는 인간의 생태계 파괴를 경고하며 자연과의 조화로운 삶을 강조하는 할리우드의 최신 트렌드를 타성적으로 답습했다. 제작진이 이에 대한 진중한 고민이 없다는 것은 살아있는 양을 이리저리 던지며 놀이기구화하는 신들에서 알 수 있다. 재미를 위해 한편으로는 교훈에 반하는 아이디어를 집어넣은 것이다.

어디서 본 듯한 장면들이 머릿속을 스치는 것도 단점이다. 알록달록한 용들이 날아다니는 환상적 풍경은 영화 ‘아바타’, 드래곤 레이싱 경기 모습은 ‘해리 포터’의 퀴디치가 떠오른다. 20년 만에 가면을 쓰고 나타난 어머니는 “내가 네 아비다”라고 커밍아웃하던 ‘스타워즈’의 다스베이더를 떠올린다. 악한 드래곤 왕 비월더비스트는 ‘고질라’의 아류 같다.

애니메이션이라는 단어는 인간 외의 생물과 무생물에도 영혼이 있다고 믿는 애니미즘과 어원이 같다. 그런 점에서 ‘드래곤 길들이기2’는 장르의 기원에 가장 맞아떨어지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하겠다. 애니미즘을 전근대적인 것으로 취급하고 자연을 정복의 대상으로만 여기던 서구에서 거대동물과의 교감과 공존을 상업화하는 경지에 이르렀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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