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도·명량·해적, 여름영화 삼국지…각각 두 배우가 성패 좌우한다
군도·명량·해적, 여름영화 삼국지…각각 두 배우가 성패 좌우한다
  • 손정빈 기자
  • 승인 2014.07.24 15: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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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적, 영화
오토봇('트랜스포머: 사라진 시대')은 이미 떨어져 나갔다. 유인원('혹성탈출: 반격의 서막')은 호불호가 갈린다. 섣부른 판단일는지 모른다. 하지만 올해 여름은 아마도 한국영화 판이 될 것이다.

'군도: 민란의 시대'(감독 윤종빈) 23일, '명량'(감독 김한민) 30일, '해적: 바다로 간 산적'(감독 이석훈)은 8월6일 개봉한다. 100억원 이상의 제작비가 투입된 대작 영화 세 편이 1주 간격으로 관객을 만난다.

14일 '군도'가 시사회를 열면서 '한국영화 삼국지'의 포문을 열었다. '명량' 21일, '해적'은 23일 시사회를 가진다.

세 편의 영화는 모두 두 명의 주연배우를 전면에 내세운다. '군도'의 하정우·강동원, '명량'의 최민식·류승룡, '해적'의 손예진·김남길이다. 이들은 모두 극중 대결 구도를 형성한다. 두 사람이 더 세고, 강렬하면서도, 뜨겁게 맞부딪힐수록 갈등은 커지고 극의 긴장감은 고조될 것이다. 관객의 눈과 귀가 더 큰 쾌감을 주는 영화로 향하는 것은 당연하다.

결국 중요한 것은 주인공 간의 맞대결이다. 어떤 대결이 여름을 접수할까.

◇'군도', 상반된 매력 대결

하정우와 강동원은 상반된 매력을 지닌 배우다. 단순하게 분류하자면, 하정우는 거칠고 강동원은 아름답다. 14일 시사회 이후 나온 반응도 다르지 않다. 두 사람의 매력이 영화에 어떻게 녹여지느냐가 '군도'의 성공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하정우는 마초적인 매력의 배우다.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2012) '베를린'(2013)에서 하정우가 보여준 연기는 남성미가 극대화된 경우였다. 그리고 두 영화는 모두 흥행에 성공했다.

'군도'의 포스터와 예고편만 봐도 이번 영화에서 하정우가 연기한 '도치' 역시 남성적 매력이 넘치는 캐릭터라는 것을 예상할 수 있다. 관객은 상대를 쏘아보는 눈빛, 삭발한 머리, 거칠게 기른 수염, 양손에 칼을 쥔 '도치'를 하정우가 어떻게 연기했을지 궁금해 할 것이다. 하정우는 여성팬 못지 않게 남성팬이 많은 배우이기도 하다.

"아름답다." 시사회 후 강동원의 연기를 두고 SNS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말이다. 그가 '군도'에서 맡은 역할은 조선 최고의 무관 '조윤'이다. 이번 영화에서 그는 긴 칼을 쓰고, 말을 탄다.

관객은 강동원이 긴 도포 자락에 머리칼을 휘날리며 칼을 쓰는 모습이 얼마나 우아한지 영화 '형사 듀얼리스트'(2005)에서 이미 본 적이 있다. 강동원은 하정우와 완전히 반대되는 매력으로 여성 관객을 불러 모을 것이다. 영화 '늑대의 유혹'(2004) 상영 당시 그는 극장을 팬미팅 현장으로 만든 적이 있다.

'군도'는 조선 철종 13년 백성을 착취하는 탐관오리를 물리치고 세상을 바로 잡기 위해 나선 의적의 이야기를 다룬다.

◇'명량', 카리스마 빅뱅

'명량'에는 카리스마로 관객을 휘어잡는 두 배우가 나라의 운명을 걸고 바다에서 맞선다. 최민식과 류승룡이다. 최민식이 전통의 카리스마 배우라면, 류승룡은 신흥 카리스마 연기자다. 불에 불로 맞서는 격이다. 이 카리스마의 충돌이 관객의 마음을 얼마나 흔드느냐에 '명량'의 성패가 달렸다.

김명민 이후 성웅 이순신을 연기할 수 있는 배우는 없었다. 김명민이 압도적인 연기력으로 구국의 영웅을 표현해낸 것도 부담스러운 일이지만, 이순신이라는 인물의 무게감이 배우를 짓누를 것이다. 하지만 이순신을 연기하는 게 최민식이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더 간단히 말하면, '끝'이다. 그는 단 한 번도 관객을 실망시킨 적이 없는 배우다.

최민식이 연기한 '쉬리'(1999)의 '박무영', '파이란'(2001)의 '강재', '취화선'(2002)의 '장승업', '올드보이'(2003)의 '오대수', '친절한 금자씨'(2005)의 '백 선생', '악마를 보았다'(2010)의 '장경철',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의 '최익현' 등은 모두 우리 영화사에 남을 캐릭터다. 최민식의 연기가 그렇게 만들었다. 게다가 그의 나이 52세, 안 해본 역할이 없는 이 최고의 배우가 모든 것을 바쳐 빚어낼 캐릭터가 이순신이라는 것은 관객에게도 축복이다.

'명량' 예고편, 최민식이 "신에게는 아직 열 두 척의 배가 있사옵니다"라는 대사만 들어도 최민식이 어떤 연기를 했는지 알 수 있다.

문제는 최민식의 카리스마를 정면으로 받아내야 할 류승룡의 연기다. 류승룡은 왜군 장수 '구루지마'를 맡았다. 이순신을 죽이고, 조선을 장악하려는 야망을 품은 인물이다. 이순신과 구루지마 두 인물의 카리스마 대결이 한쪽으로 기울면 극의 긴장감은 깨진다. 긴장감이 깨지면 싱거운 영화가 된다. 그래서 류승룡의 연기가 중요하다.

류승룡이 묵직한 연기를 보여준 건 네 번 정도다. '고지전'(2011)의 '현정윤', '최종병기 활'(2011)의 '주신타', '광해, 왕이 된 남자'(2012) '허균', '표적'(2014)의 '백여훈'이다. 가장 인상적인 역할은 역시 청나라 장수 '주신타'다. '남이'(박해일)를 필사적으로 쫓는 그의 눈빛이 '최종병기 활'의 큰 성공에 일조했음은 부인하기 힘들다. 문제는 이번에는 상대가 최민식이라는 점이다. 최민식의 카리스마를 류승룡이 감당해낼 수 있느냐가 '명량'의 여름 극장가 지분을 달리 할 것이다.

'명량'은 1597년 9월16일 이순신 장군이 명량에서 단 12척의 배로 330척의 왜선을 무찌른 신화적인 전투 명량대첩을 다룬다.

◇'해적', 유일한 성대결…액션과 리액션

'해적: 바다로 간 산적'은 유일하게 남녀가 대결하는 영화다. 해적단 선장 '여월'은 손예진, 바다로 간 산적패 두목 '장사정'은 김남길이 연기한다. 해적은 '명량'처럼 무거운 사극이 아니다. 가볍고, 코믹한 액션 활극이다. 여기에는 또 두 남녀 주인공의 로맨스도 있다. 코미디와 로맨스의 핵심은 역시 남녀 배우의 액션과 리액션이다.

손예진은 걱정할 게 없는 배우다. 30대 여배우 중 독보적인 존재다. 특히 남자배우와의 호흡은 문제 삼을 게 없다. 혼자보다는 남자배우와 연기할 때 빛이 난다. 그리고 자신만 돋보이는 게 아니라 남자배우도 함께 끌어올리는 능력을 가졌다.

'클래식'(2003) '내 머리 속의 지우개'(2004) '연애시대'(2006) '아내가 결혼했다'(2008) 등에서 손예진 보여준 연기는 발군이다. '해적'은 액션이 중요한 영화이지만, 손예진이라는 다재다능한 배우가 액션연기를 잘 못했을리는 없다. 중요한 건 결국 멜로 연기를 하는 손예진의 능력에 달렸다.

김남길은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역할을 맡았다. 이것이 '해적'의 강점이다. 손예진과 김남길은 각자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역할을 맡았다. '장사정'은 코믹함과 카리스마를 모두 가진 인물이다. 흡사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에서 조니 뎁이 연기한 '잭 스패로'를 연상케 하는 이 인물은 사실 김남길 자신이 드라마 '선덕여왕'에서 연기한 '비담'과 유사한 캐릭터이기도 하다. 그는 '비담'으로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불안요소는 김남길이 영화에서 별다른 성과를 낸 적이 없는 배우라는 점이다. 적지 않은 편 수의 영화에 출연했지만 대부분 조연에 그쳤고, 주연을 맡은 '폭풍전야'(2010)는 흥행에 실패했다. 김남길이 영화에 얼마나 잘 적응해 손예진과 함께 어떤 액션과 리액션을 보여주느냐에 따라 '해적'의 성공 여부가 판가름 날 것이다.

'해적'은 조선 건국 초기, 사라진 국새를 고래가 삼켜버렸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해적과 산적, 개국세력이 뒤엉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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