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조작하고 뒤지고…"사과는 진부하고"
대형마트, 조작하고 뒤지고…"사과는 진부하고"
  • 신효령 기자
  • 승인 2014.08.05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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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객들이 믿고 싸게 살 수 있는…"

대형마트 직원들이 자주 사용하는 말이다. 첫 번째 가치로 내세우는 것은 '신뢰'. 물건을 팔기위해 품질과 위생적인 유통에 대한 믿음을 얻지 않고선 장사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이들이 주장하는 가치에 흠집을 내는 사건이 발생했다. 홈플러스는 경품행사 당첨자를 조작했고, 이마트는 직원 500여명의 개인 사물함을 몰래 뒤졌다. 스스로 포장한 신뢰를 저버렸다.

먼저 홈플러스는 이마트나 롯데마트 같은 국내 토종기업들과 다르다고 강조해왔다. "우리는 외국계 글로벌 기업이야."

하지만 겉으론 글로벌 물류와 자본을 홍보하면서 뒤로는 소비자들에게 마땅히 돌아가야 할 경품을 빼돌렸다. '글로벌 스탠다드'는 커녕 최소한 상도의조차 지키지 않는 행태는 비난받아 마땅하다.

이마트의 경우, 비록 성격은 달라도 신뢰에 있어서 지나칠 수 없는 문제다. 직원들을 잠재적인 범죄자로 몰아세웠다. "개인 사물함을 뒤지다니…", 마트 내부에서 불신이 어느정도였는지 씁쓸하다. 함께 일하는 직원끼리 믿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소비자들은 대체 누굴 믿어야할까.

문제는 그렇다 치자. 사과의 방식은 어땠나. 홈플러스는 사건이 불거지자 부랴부랴 사과문을 언론에 뿌렸다. 오후 6시께. 일간지 마감이 끝난 후다. 한편에서 "관련 내용이 지면에 들어가지 않고, 여론 악화를 최소화하기 위한 꼼수구만", 불평이 나올만 하다.

홈플러스는 "일부러 오후 6시로 맞춘 것이 아니다. 내부적인 논의를 거치고 사과문을 작성·검토하는 시간이 걸리다보니 그렇게 됐다"고 해명했다.

홈플러스는 사과문에서 이번 일을 개인비리로 정의 내리며, 재발 방지를 위한 내부 모니터링 체계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경품 응모시 소비자가 적어낸 개인정보를 보험사 등에 제공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어떠한 해명조차 없었다.

이마트 역시 개인의 사생활이나 인권은 안중에도 없었다. 오로지 회사의 이익과 관리자들 편의만 생각할 뿐이다. "업계 1위면 모하나, 직원들은 인간으로서 당연히 누려야 하는 최소한의 존엄과 권리인 '인권(人權)'이 무시됐는데."

이마트는 "사전에 공지하고 했어야 하는데 불시점검한 것으로, 앞으로는 사용자 개인의 입회 하에 사물함을 열 수 있도록 하겠다. 내부 사물함이 남자·여자 같이 쓰게 되어 있고, 위생을 신경써야 하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청소·소독을 한다"고 밝혔다.

깨진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선 비용과 시간이 든다. 그 피해는 소비자들이 고스란히 감내해야 한다. 법적인 대응 따위로 눈앞의 위기를 모면하려 해선 안 된다. 소비자들은 분명히 현명하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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