닮은 듯 다른 박 대통령과 시진핑 中 주석
닮은 듯 다른 박 대통령과 시진핑 中 주석
  • 문예성 기자
  • 승인 2014.08.14 11: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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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초 서울에서 정상회담을 가진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공통점이 많아 '닮은꼴 정치인'으로 유명하다.

두 사람은 각각 대통령의 딸과 부총리의 아들이라는 배경으로 지난해 최고 지도자의 자리에 올랐다. 박 대통령은 아버지가 피격된 이후 18년 간 사실상 은둔 생활을 했고, 시 주석도 문화대혁명 시절 부친이 반당 분자로 몰려 8년 동안 농촌에서 사실상 유배 생활을 하는 등 역경을 겪었던 점도 비슷하다. 박 대통령의 국민 행복, 시 주석의 중화민족 부흥의 꿈 등 두 사람이 내세운 국정 기조도 비슷하고, 대규모 경제사절단을 대동한 순방 등 국민으로부터 높은 점수를 받는 외교적 수완도 비슷하다. 심지어 양국의 수십 년 간 곪아터진 관행적 부패를 척결하려는 두 사람의 의지마저 닮았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드디어 오랫동안 갈아왔던 사정의 칼을 비리 호랑이인 저우융캉(周永康) 전 중국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 겸 정법위원회 서기의 머리를 향해 힘차게 내리면서 중국을 포함해 전 세계가 술렁이고 있다.

중국에서 13억 인구 중 7~9명뿐인 중국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은 최고 권력을 휘두르는 그룹으로, 지난 1949년 중국 공산당이 집권한 이후 정치국 상무위원을 지낸 인사가 부패 혐의로 처벌된 전례는 없을 정도로 면책특권도 향유해 왔다.

저우융캉의 혐의는 아직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았지만 중화권 언론은 뇌물 수수, 권력 남용, 폭력 조직과의 결탁, 살인 사건 연루, 여자 문제 등 다양한 추측을 쏟아내고 있다. 그가 모은 재산은 수천억 위안(한화 수십조원)이라는 천문학적 규모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20세 연하인 CCTV 여기자(현 부인)와 정을 통하고 결혼하기 위해 조강지처를 살해했다는 주장도 있다.

전직 거물급 지도부가 연루된 비리에 대한 조사는 그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권력 암투의 피바람이 불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시진핑 정권이 고위 지도자들이 누려왔던 면책특권을 깨는 것은 향후 자신들이 물러난 이후 같은 기준을 적용해 자신들도 부패 혐의로 처벌받을 수 있다는 위험을 감수하는 것일 수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시진핑의 부패척결 작업은 저장(浙江)성 당서기이던 2002년 그가 미래의 국가 지도자로 낙점되면서부터 오늘날 국가주석이 되기까지 오랜 기간 준비해온 결과물이란 것이다. 시 주석은 자신이 향후 위험해질 수 있다는 지적에 "100개 관을 준비해 99개는 부패한 관리들을 담고, 나머지 한 개는 나 자신에게 남길 것"이라면서 결의를 드러내기도 했다.

'독재자'라는 비난과 함께 반발과 위협 속에서 시진핑이 휘두르는 사정의 칼이 일으킨 바람에 중국의 부패 관리들은 그 칼이 언제 자기의 목을 내리칠 지 전전긍긍하고 있다.

이러한 중국의 사정 바람과는 달리 "세월호 사고를 통해 드러난 우리 사회의 잘못된 관행과 공직사회의 적폐를 척결하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한 국가 개조를 추진하겠다"는 박 대통령의 부패 척결 바람은 속도를 내지 못하고 방향마저 잃은 게 아닌가 하는 느낌이다. 박 대통령의 부패 척결이 중국에서처럼 강력하게 이뤄지도록 박 대통령이 시진핑 주석의 의지를 배웠으면 하는 희망이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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