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공사, 가스공사 차라리 없애자'
'석유공사, 가스공사 차라리 없애자'
  • 김형기 부국장 겸 산업부장
  • 승인 2014.11.06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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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도라면 차라리 존재 자체를 없애는 것이 국가와 국민의 복지와 행복을 위해 훨씬 낫다.

석유건, 석탄이건 건국이래 줄곧 우리 경제와 국민생활을 위협해온 각양의 에너지 파동들을 겪으며, 정부가 똑똑한 인재들과 전문가들을 모아서 국가단위로 대응해보자며 만든 조직이다. 당연히 해당 에너지 분야에서는 접할 수 있는 정보의 양이나 질에서 최고다. 공공의 이익을 위해 움직인다는 거창한 명분도 지녔다.

그런데 사고를 쳤다. 그것도 초대형 사고다. 우연히 저지른 한번의 실수도 아니다. 대통령 임기와 맞춰서 5년내내 일을 저질렀다.

이번 국감을 통해 드러난 바에 따르면 석유공사는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총 10개의 탐사사업에 참여해 총 3000억원의 손실(미이행 부과금 포함)을 입었다. 이 기간동안 가스공사는 한술 더 떠서 '가스공사법'을 어겨가면서까지 이라크 주바이르 유전과 바드라 유전에 4500억원가량을 투자했지만, 회수가능성이 불투명해 현재로선 '휴지조각'이나 다름없는 것으로 평가됐다.

일반 기업에서 이같은 부실과 무능력을 저질렀다면 관련자들은 한명의 예외도 없이 '배임죄', '사기죄', '이익 편취죄', '미필적 고의에 의한 폐업유발죄' 등으로 쫓겨나거나, 감옥살이를 해야 한다.

국감을 통해 밝혀진 것만 이정도일뿐 두 공사의 경영 및 관리실태에 대해 제대로 메스를 들이대면 그 속에는 또 어안이 벙벙하고, 기가막힌 부실이나 무능력의 결과물들이 얼마나 쏟아져 나올지 모를 일이다.

프로들이 뛰어노는 국제 자원시장에서 한국은 아마추어 중에도 상 아마추어다. 한국의 자원투자 자금은 먼저 본 놈이 임자라는 표현이 딱 들어맞는 결과다. 오죽하면 국제 자원시장에선 한국을 '글로벌 호갱님'이라고 까지 부른단다.

정권 실세에 대해 충성경쟁을 펼쳐야 하다 보니 태생적으로 무리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인가.
전문가 집단이라지만 실상 전문성이라곤 한톨도 없다보니 피할 수 없는 당연한 결과인가.

어떤 사정 때문이던 간에 두 공사는 '어어어~'하다가 천문학적인 규모의 '국민재산'을 한순간 허공에 날렸다.

그 결과에 대해서는 '어쩔 수 없었다'는 태도로 일관할 뿐, 단 한번의 책임지는 모습이나 응분의 댓가를 달게받겠다는 자세를 보인 적이 없다. 모 공사 사장은 심지어 국감장에서까지 "이 같은 실패를 보전할 수 있도록 기회를 달라"고 뻔뻔한 요구를 했다.

근본적인 문제는 두 공사 모두에게서 '한 번만 삐끗해도 국민들의 신성한 재산을 훼손할 수 있다'는 엄정한 자기감시와 자기절제를 찾기 힘들다는 점이다.

정권실세가 요구하면 없는 규정도 만들어 가며, 편법과 탈법을 무서워하지 않았다. 그 일탈의 결과에 대해서도 실세가 만족하면 그뿐, 재산의 주인인 국민들의 눈치는 단 한 번도 살핀 적이 없다.

이제부터라도 제대로 요구하자.

부도덕과 부실의 집합체인 공사들의 실패 사례들은 우리 사회가 반드시 엄정하고, 가혹한 메스를 들이 밀어 그 끝을 파헤쳐야 한다.

1년에 한번뿐인 국정감사 수준에 그치지 말고 청문회 대상으로 끌어올려 누구의 잘못인지, 어떤 구조적 위험이 있는지 샅샅이 난도질해야 한다. 그 해부의 결과를 두고두고 남겨 반면교사로 삼을 수 있어야 한다.

그렇지 못하다면 무능력과 뻔뻔함으로 국민재산을 끝없이 훼손시키고 있는 석유공사, 가스공사는 차라리 없애는 것이 낫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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