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웅섭 금감원장의 과제
진웅섭 금감원장의 과제
  • 장진복 기자
  • 승인 2014.11.20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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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는 앞으로 조용하고, 차분하게, 근본적인 변화와 개혁을 추진해 나갈 것입니다."

진웅섭 신임 금융감독원장은 19일 열린 취임식에서 제갈량이 아들에게 쓴 계자서(戒子書)의 '담박명지 영정치원(澹泊明志 寧靜致遠)'이라는 구절을 인용, 이렇게 말했다.

'담박명지 영정치원'은 욕심이 없고 마음이 깨끗해야 뜻을 밝게 가질 수 있고, 마음이 편안하고 고요해야 포부를 이룰 수 있다는 의미다.

'부드러운 카리스마', '미스터(Mr.) 우직' 등 그의 별명과도 잘 어울리는 말이다.

진 원장이 가장 먼저 추진해야 할 '조용한 개혁' 과제로는 '신뢰 회복'을 꼽는다. 올들어 금융감독당국에 대한 신뢰는 땅에 떨어졌다. 연초부터 대규모 고객정보 유출 등 굵직한 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금감원이 금융사고를 방지하기 보다는 오히려 불안을 부추겼다는 비판이 여기저기서 쏟아진다. 오죽하면 '금융감독원'이 아니라 '금융방치원'이라고 비아냥거릴 정도다.

금융회사는 물론 금융감독당국도 신뢰가 생명이다. 그래야 권위가 생긴다. 금감원 직원이 금융사고 검사 진행과정을 축구 경기 중계하듯 피검사 대상자에게 빼돌리는 상황에서는 신뢰도, 권위도 기대할 수 없다.

최근에는 금감원 수뇌부에 대한 신뢰도 땅에 떨어졌다. 특히 'KB사태'에 대한 징계 수위를 결정하는 과정에서는 원장과 수석부원장이 이견을 노출해 "금감원은 '따로 국밥집'"이라는 비판에 시달렸다.

오죽하면 국정감사에서 한 정무위원은 KB사태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불협화음을 낸 전(前) 금감원장과 수석부원장이 재무부·기재부 출신이라는 것을 겨냥해 "이렇게 무능한 모피아를 본 적이 없다. 모피아의 치욕"이라고 꼬집었다.

진 원장은 취임사에서 "연이은 금융사고 등으로 훼손된 금융산업과 감독당국에 대한 신뢰를 하루 빨리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권에서는 금감원이 대대적인 쇄신에 나설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진 원장이 취임 일성으로 '조용한 개혁'을 내걸었기 때문이다. 금감원의 '소리 없는 변화'를 기대해 본다. 조용한 개혁이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면 금감원은 물론 금융시장도 불행해진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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