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스모그'도 돈이 될수도…
'베이징 스모그'도 돈이 될수도…
  • 한평수 심의실장
  • 승인 2014.12.09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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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로만 종종 접하던 중국 베이징의 심각한 대기오염을 지지난주 토요일에 직접 실감했다. 아침부터 스모그로 하늘이 뿌옇더니 낮에도 어두침침할 정도로 시야가 좋지 않았다. 도심 자금성 앞에서 대로(大路) 건너 있는 천안문광장이 잘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APEC 블루'가 얼마나 됐다고. (중국 정부는 APEC 기간 중 베이징 시내 각종 공사장 공사중단, 오염물질 배출공장 가동 일시중단, 차량 2부제 운행 등을 강제로 실시하며 '반짝' APEC 블루를 만들었다고 한다.)

동행자가 "이런 날씨가 1주일만 계속되면 우울증 걸리겠다"고 말할 정도였다. 낮선 환경 탓인지 목은 수시로 콜록콜록 거렸다. 압축 고속성장의 후유증인 '베이징 스모그'는 새삼스러운건 아니지만 막상 겪어보니 베이징에 정(情) 못 부치고 살 것 같았다. 실제 일본 등 일부 선진국 기업에선 베이징에 파견되면 생명수당까지 준다니 할 말이 없을 수밖에.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는 한 술 더뜬다. 겨울이면 영하 30도이하로 떨어지는 강추위 탓에 1년에 7개월 이상 난방을 해야하는데 연료가 문제다. 게르(몽골의 주거용 천막)에 사는, 돈없는 서민들은 혹한을 견디기 위해 정제되지 않은 석탄원석, 폐목은 물론 말똥, 심지어 폐타이어까지 마구 연료로 사용한다. 그래서 겨울이면 불과 몇 m 앞도 제대로 보이지 않을 정도로 대기오염이 심각하다.

실제로 2년전 어느 봄날 아침 울란바토르 시내가 보이는 언덕에 올라보니 스모그로 인해 시내가 잘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시내 병원을 둘러보며 대기오염의 심각성을 실감했다. 병원 의사에게 물어보니 대기오염물질로 인한 폐질환 환자 증가세가 무섭다고 했다. 특히 저항력이 약한 어린 환자들의 일그러진 얼굴은 아직도 생생하게 떠오른다. 울란바토르의 스모그가 얼마나 고통스러웠는지 몽골 부자들은 시내에서 30분이상 떨어진 공기 맑은 곳에 캐나다식 주택 타운을 짓고, 거기서 끼리끼리 살고 있었다.

중국과 몽골의 미세먼지 등 오염물질은 황사와 함께 바람을 타고 한국까지 와 피해를 준다. 한국도 몇년전부터 미세먼지로 인해 시야가 좋지 않은 날이 점차 늘어나자 환경부, 기상청, 서울시 등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세먼지 해결방법은 창문 꽉 닫고 외출하지 않는 것밖에 없다. 외출땐 마스크를 착용할 것을 권하고 있지만 효과는 그리 크지 않다.

그런데 파이낸셜타임스가 최근 보도한 중국의 새로운 관광 아이템 '폐 세척 관광'에 눈길이 갔다. 중국 부자들이 남중국해 하이난섬, 티베트 라싸, 동중국해 저우산군도 등을 찾아 그곳의 청정 공기와 깨끗한 물을 마음껏 즐긴다고 한다. 대부분 베이징에서 한국보다 먼 곳이다. 한국이라고 청정 관광상품을 내놓지 말라는 법 없다. 강원도 등 청정지역은 중국 부자들이 지갑을 쉽게 열만큼 경쟁력이 있다고 본다. 부자들이 몰려사는 베이징과 상하이 등에서 비행기로 2시간밖에 안될 정도로 한국은 가깝다.

혹시나 해서 관광공사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훑어보았더니 관광한국을 알리는 콘텐츠가 다양했다. 가볼만한 곳 100선, 문화 역사유적, 각종 축제·전통 행사 등 기본 콘텐츠는 물론 힐링·캠핑·걷기 열풍을 반영한 힐링코스, 전국캠핑장, 도보여행코스, 맛골목여행 등 한국의 구석구석을 일목요연하게 소개하고 있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폐속에 촘촘히 박힌 오염물질을 씻어줄 청정지역에 대한 가이드는 없었다.

이제라도 늦지않았다고 생각한다. 전문가들이 힘을 합쳐 중국인들 입맛에 맞게 청정관광 상품을 만들어보자. 다행스럽게도 중국 소비자들은 한국산에 대한 신뢰도가 매우 높다. 중국 왕서방이 청정공기캔을 만들어 떼 돈을 벌었다고 하지만 우리도 '대동강물 팔아 먹은 봉이 김선달'의 후손이 아니던가. '베이징 스모그'도 돈이 될 수 있다는 발상의 전환을 해보자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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