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의 핫한 밴드 '바스틸'이 13일 밤 이곳에서 첫 내한공연했다. 공연의 비수기인 겨울, 오직 '5 나이츠'만을 위해 만들어진 공간으로 마치 아지트 같다.
겨울은 야외 스포츠의 비수기이기도 하다. 야구를 비롯해 스포츠 경기가 중단된 잠실종합운동장은 적막한 광야 같다. '컬처 돔 스테이지'에서 새어나오는 노란 불빛과 '쿵쾅'거림은 그래서 은밀한 아지트같은 느낌을 배가시켰다.
아지트 안은 안락하다. 여름의 록페스티벌만큼 시끌벅적한 분위기는 아니다. 컬처 돔 스테이지 안은 크게 두 공간으로 구획됐다. 한 입구로 들어가면 로비가 있다. 맥주를 사 마실 수 있고 친구들과 다트 게임도 즐길 수 있다. 다른 입구로 들어가면 무대가 펼쳐진다.
바스틸은 프랑스 혁명 기념일(Bastille Day)에서 이름을 따온 밴드다. 음악은 그러나 거창하기보다 깔끔한 사운드가 인상적이다. 팝과 어쿠스틱, 일렉트로닉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드는 신스팝을 선보인다. 아지트 안에서 몸을 맡기거나 편하게 듣기에 제격이다.
몽환적인 사운드의 '배드 블러드'로 시작된 이날 라이브 공연은 앨범에서 듣던 음악보다 드럼 등 타악기가 강조됐다. 그래서 두근거림이 컸다. 멤버들의 무대 매너도 일품이었다. 특히 막판에 보컬 댄 스미스가 객석을 휘젓고 다니자 공연장 내 수은주가 급격하게 올라갔다.
1시간30분 가량의 공연 끝에 드디어 바스틸의 대표곡 '폼페이(POMPEII)'가 흘러나왔다. 2300여 명 팬들의 열기는 수은주보다 높게 치솟았다. 멤버들의 "시 유 순(See You Soon)"은 열기에 대한 화답이었다.
'현대카드 컬처프로젝트 17-5 나이츠'를 주최하는 현대카드(대표 정태영)는 콘서트업계에서 뮤지션들의 몸값을 높여왔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하지만 겨울에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팀들의 무대를 안락한 공간에서 지켜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 것 등을 감안할 때 마냥 비판만 하는 것은 무리다.
12일 미국 메탈록 밴드 '어벤지드 세븐폴드'가 포문을 열었다. 포스트 브릿팝 밴드 '스타세일러'(13일), 영국의 일렉트로닉 록 밴드 '루디멘탈'(16일), 아이슬란드의 신예 싱어송라이터 아우스게일(17일)의 무대가 남았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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