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의 제트기 하인켈 He 178, 최초로 실전 배치된 제트기 메서슈미트 Me 262, 기수 부분에 폭약을 실은 무인 폭격기와 유인 전투기가 한 쌍을 이룬 미스텔, 세계 최초의 순항미사일 V1과 세계 최초의 탄도미사일 V2, 거대한 것에 매료된 히틀러의 고집이 낳은 무려 2000명의 운용요원이 필요했던 80cm 열차포 '구스타프', 영국해협 건너 영국 본토의 표적들을 겨냥해 발사할 수 있는 150m 길이의 포신을 가진 해협 횡단 대포, 히틀러가 제일이라고 생각했던 6호 전차 '티거', 많은 전문가들이 2차 대전 최고의 전차로 꼽는 5호 전차 '판터', 150t이 넘는 초중전차 '마우스' 등은 물론이고 절박한 상황에서 탄생한 자기희생 전투기, 유인 어뢰나 다름없는 1인승 잠수정 '마르더'와 다양한 U-보트, 죽음의 수용소에서 대량학살에 사용된 신경가스(사린, 소만)와 같은 비대칭무기에 이르기까지 이 모든 것이 2차 대전 당시에 독일이 개발한 비밀무기들이었다.
전후 미국과 영국, 프랑스, 소련이 독일의 비밀무기와 그것을 만든 핵심 인물들을 빼돌리기 위해 혈안이 됐을 정도로 당시 독일의 무기 개발 수준은 그 어느 나라보다도 앞서 있었다. 비밀무기는 물론이고 비밀무기들을 만든 과학자와 공학자들을 찾는 일은 그야말로 엄청난 전리품을 얻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그래서 미국은 나치 과학자들을 미국으로 빼돌리기 위한 비밀작전인 페이퍼클립 작전을 펴서 실제로 찾아낸 많은 독일 과학자들의 경력을 세탁까지 하면서 그들을 포섭했다.
이러한 제3제국의 비밀무기는 일부 비대칭무기의 경우 인간의 도덕과 윤리 측면에서 큰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는 했지만, 물리학이나 화학에 대해 새로운 이해 없이는 만들어낼 수 없는 신개념, 평범함을 뛰어넘는 비범함, 기술의 새로운 경지, 창조적이고 창의적인 발명의 위대한 도약을 상징했다. 한마디로 연합국에 점령당할지 모른다는 위기감, 제3제국의 천재적인 과학자와 공학자, 비범한 기술자, 그리고 그 뒤에서 비밀무기 개발을 밀어붙인 아돌프 히틀러의 고집이 빚어낸 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
책 '2차대전 독일의 무기'는 제트기부터 로켓 추진 항공기, 하이브리드 항공기와 글라이더, 지대지·공대공·공대지·지대공미사일, 대포, 전차와 대전차 무기, 잠수함과 잠수함 무기, 화생방 무기에 이르기까지 2차 대전 당시 독일의 비밀무기 개발 성공 및 실패 사례를 80장의 사진과 100장이 넘는 컬러 도판과 함께 자세하게 소개함으로써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제3제국의 놀라운 비밀무기의 베일을 벗긴다. 김홍래 옮김, 224쪽, 2만8000원, 플래닛미디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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