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급 공약들…1년짜리 국회의원 뽑는 것 맞나
대선급 공약들…1년짜리 국회의원 뽑는 것 맞나
  • 박세희 기자
  • 승인 2015.04.10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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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년만 한 번 써보세요."

4·29 재보궐선거에서 야성(野性)이 강한 유권자들 틈바구니에서 만난 한 새누리당 후보의 말이다. 그는 "1년만 써보고 마음에 안 들면 바꾸셔도 됩니다."라고 웃으며 덧붙였다.

이번 선거에서 당선되는 국회의원의 임기는 내년 총선까지 약 1년이다. 그런데 '1년 짜리' 국회의원을 뽑는 재보선 후보들이 내놓는 공약들은 '대선 후보'급이다.

집권여당 프리미엄을 업은 새누리당은 각종 인프라 건설 공약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인천 서구강화을에는 강화도와 영종도를 잇는 연도교 건설과 검단신도시 개발 등을, 경기 성남중원에는 위례~성남~광주 지하철 유치와 재건축시 용적률 상향, 재개발 시 주민 부담 최소화 등을 공약했다.

광주서구을에서는 서창·마륵 문화예술관광단지 조성과 국가청년일자리창출센터 광주 설립을 내걸었고, 서울 관악을에선 나 홀로 가구 행복공동체 복원 프로젝트, 관악 큐브 청년창업밸리 조성 등을 내세웠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심지어 서울 관악을 오신환 후보를 지원하며 '오신환법'을 제정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일기도 했다.

새정치민주연합도 마찬가지다. 최저임금을 시간당 8000원으로 인상하고 예산을 투입해 신규 일자리를 10만개 창출하는 것 등을 공약했고, 의료비와 교육비에 대한 세액공제율을 현행 15%에서 20%로 인상하는 내용을 담은 소득세법 개정안도 내놨다.

국공립 어린이집 연간 600개 확충, 간병비 의료비 지원, 서민·중산층 자녀 고등학교 학비 우선 지원 등도 공약했다. 집권여당도 해내기 어려운 것들이다.

이를 두고 여야가 서로 "포퓰리즘"이라며 책임을 떠넘기는 모습은 더 가관이다.

여야가 다투어 '대선급' 공약을 내놓는 것은 '승리 지상주의'에 빠져있는 탓이라 할 수 있다. 더군다나 이번 선거가 차기 대권 주자인 김무성 대(對) 문재인의 대결로 치달으면서 승리를 위해 물불 가리지 않는 성향이 더 심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재보선 결과에 따라 김 대표와 문 대표의 당내 입지에 상당한 변화가 올 것이라는 예상이 파다하다.

새누리당 내 친박(친박근혜)계 의원들은 김 대표의 재보선 성적표를 지켜보며 계파 갈등이 일 수 있는 소지를 수면 아래로 남겨뒀고, 새정치연합 내 비노(비노무현)계 의원들 역시 문 대표의 행보를 주시하며 성적표를 기다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두 대표 모두 지역에서 일할 일꾼 '1명'보다는 의석수 '1석'을 더 차지하는데 초점을 두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선거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각 당 대표들은 이번 선거가 자신의 '입지' 강화를 위한 것이 아니라 실현가능한 공약을 갖고 지역주민들에게 진정 봉사·헌신하는 참된 일꾼을 뽑는 소중한 기회라는 점을 결코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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