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기업, 미군 포로에 강제징용 첫 사과
일본 대기업, 미군 포로에 강제징용 첫 사과
  • 박범선 인턴기자
  • 승인 2015.07.16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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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대기업, 미군 포로에 강제징용 첫 사과
일본 대기업 미쓰비시(三菱) 머티리얼이 2차대전 당시 강제노동에 징용된 미군 포로들에게 공식 사과한다.

미국의 유대인 인권단체 '시몬 비젠탈 센터'에 따르면 미쓰비시 머티리얼 사의 기무라 히카루 최고중역을 비롯한 대표단이 이번 주말 미국에서 징용 피해자인 제임스 머피(94)를 만나 공식 사과할 예정이다.

미쓰비시 측의 방침은 다음달 2차 세계대전 종전 70주년을 앞두고 과거사에 대한 일본의 태도를 둘러싼 비난 여론이 높아지는 가운데 나온 것이라고 분석되며, '역사적인 사과'로 평가된다.

랍비 에이브러햄 쿠퍼 시몬 비젠틸 센터 협회 부소장은 "내가 아는 한 이번 사과는 역사의 한 페이지가 될 것"이라면서 "일본 대기업이 이런 표현을 한 것은 이번이 최초이며, 다른 기업들도 동참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주미 일본대사관 대변인인 오타카 마사토는 "사과는 미쓰비시 머티리얼의 독단적 결단이며 일본 정부는 관여한 바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일본 정부는 미국인 포로 징용 문제에 대해 앞서 2009년과 2010년 공식 사과한 바 있다. 그러나 2차대전 당시 광산, 산업 공정 등에 미국인 포로를 징용한 일본 기업 중 공식적으로 사과를 하는 것은 미쓰비시 머티리얼가 처음이다.

전쟁포로에 대한 미-일 대화 책임자인 도쿠도메 기누에에 따르면 2차대전 태평양 전쟁 당시 1만2000여 명의 미군 포로가 일본으로 이송되었다. 이들은 탄광이나 공장 등 모두 50여 곳에서 강제노동에 시달리다 10% 가량 사망한 것으로 추산된다.

도쿠도메는 미쓰비시 머티리얼은 회사 전신인 미쓰비시 광업 시절에 900여명의 미군 포로를 4곳에서 강제노역시킨 데 대해 사과의 뜻을 표명할 예정이다. 당시 강제노역 미군 포로 생존자 중 소재가 확인된 생존자는 2명이지만, 건강 문제로 머피만 사과 행사에 참석하게 되었다.

필리핀에서 일본군에 붙잡혀 탄광 등에서 강제노역한 머피는 "당시 경험은 공포 그 자체였다. 음식도, 의약품도, 옷도, 위생시설도 없는 노예 생활이었다"라고 회상한 뒤 사과 소식에 대해선 "커다란 일"이라고 말했다. 머피는 당시 일본 도호쿠(東北) 지방의 하나와에 위치한 구리광산에 500여 명의 다른 전쟁 포로들과 1년 간 강제노역 당했었다. 그는 당시 경험을 "완전한 공포"라고 표현했다.

머피는 당시 일본군들은 모두 용서하나, 지난 70년 간 일본 기업들이 사죄하기를 바랬다고 말했다. 또한 다른 기업들이 미쓰비시 머티리얼처럼 공식적 사죄를 표하면, 현재 생존하는 전쟁 포로들도 이를 기꺼히 받아들일 것이며 나아가 미국과 일본 간 관계도 더욱 가깝게 해줄 것이라 말했다.

미쓰비시 대표단은 공식 사과와 별도로 버지니아 서부의 웰스버그에 위치한 박물관을 찾아 미군 포로들을 추모하고, 이 박물관의 교육 프로그램을 지원하기 위한 기부 방침을 발표할 예정이다.

한편 미군 포로 외에 중국인 강제노동 피해자들도 이 회사를 상대로 일본 법원에 손해배상을 청구한 바 있다.

일본 정부는 또한 최근 조선인, 중국인을 비롯한 수만 명의 전쟁 포로들을 탄광이나 공산에 강제 노역시킨 것에 대해 인정한 바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일본 대기업들은 이에 대해 한국이나 중국에 공식 사죄 입장을 표하지 않고 있다.

워싱턴=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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