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징용' 억지주장 日, 계속 손바닥으로 하늘 가리려는가
'강제징용' 억지주장 日, 계속 손바닥으로 하늘 가리려는가
  • 박대로 기자
  • 승인 2015.07.16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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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정부는 지난 5일 독일 본에서 열린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회의에서 일본 근대산업시설 23곳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는 대신 조선인 강제징용 사실을 공식 인정했다.

일본정부가 한국인의 징용과 강제노역을 시인한 것은 처음이라 우리정부를 비롯해 국제사회는 이례적이란 평을 내놨다. 역사왜곡을 일삼아온 일본이 마침내 '정상'으로 돌아오고 나아가 경색된 한·일관계에 변화의 조짐이 비치기 시작했다는 평도 나왔다.

하지만 희망은 곧 실망으로 변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대신이 사토 구니 주유네스코 일본대사의 세계유산회의 석상 발언에 "강제노역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란 억지주장을 내놨기 때문이다.

한입으로 두말을 하고 있는 행태는 역시나 우리에게 일본은 '신뢰하기 힘든' 국가라는 인식을 재확인시켜주고 있다.

한국정부는 일본대사의 영어연설 속 'forced to work'를 강제노역으로 해석했는데 기시다 대신은 단순히 '일하게 됐다'는 의미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일본대사의 연설에 '한국인이 자기 의사에 반해 동원돼 가혹한 조건에서'란 구절이 엄연히 있는데도 한 구절로 발언 전체를 왜곡하려 한 것이다.

여전히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겠다는 못된 심보가 아니고 무엇인가.

물론 일본정부로선 이번 강제노역 인정이 한·일간 청구권 문제의 불씨를 되살려 한국인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주장에 힘을 실어주는 사태를 우려했을 수는 있다. 그러나 우리정부가 "이번 세계유산 등재 건은 역사를 온전하게 기억하기 위한 것으로서 청구권 협정과는 별개 차원의 문제"라고 반복적으로 밝히고 있는데도 억지해석을 굽히지 않는 것을 보면 일본정부의 의도를 의심할 수밖에 없다.

일본 관료들의 억지주장이 자국 내 보수진영으로부터 듣게 될 '지나치게 양보했다'는 공세를 우려한 전략적인 발언이라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만약 일본정부가 아베 신조 총리의 세계유산 등재 성과를 위해 우리정부와 일단 합의를 한 뒤 입을 씻는 조삼모사식 행태를 보이는 것이라면 이는 심각한 문제다.

일본 정부는 세계유산위원회 회의 후 드러낸 일련의 과정은 역사적 과오를 인정하는 책임있는 국가로 평가받을 수 있는, 한·일관계를 개선할 수 있는 계기를 스스로 걷어차고 있다. 자신들의 유산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시키면서 했던 약속과 발언을 뒤집는 것은 결국 전 세계인을 상대로 거짓말을 하는 셈이다.

일본은 한국민, 아니 세계인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 어처구니없고 무책임한 발언들을 즉각 중단하는 것은 물론 이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

정부는 일본의 이같은 행태에 대해 유네스코 등과 함께 강력하고도 분명한 대응을 해나가야 할 것이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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