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만의 첫 여성총통으로 당선된 차이잉원(59·蔡英文) 민진당 주석은 16일 승리 확정 연설에서 대만 대선을 앞두고 쟁점으로 부각된 쯔위 사태에 대해 언급했다.
그녀는 "한국에서 성장하는 16세 대만 연예인 여성이 중화민국 국기를 들고 있는 (방송) 화면 때문에 탄압을 받았다"며 "국가를 외부의 힘에 대해 단결시키는 것이 총통의 가장 중요한 책임이라는 것을 깨닫게 만들었다"고 밝혔다.
앞서 쯔위는 지난해 11월 MBC TV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 출연해 출신 국가를 밝히면서 대만 국기를 흔들었다. 이 장면은 편집돼 본 방송에는 나가지 않았지만, 뒤늦게 중국 네티즌 사이에서 문제가 됐다. 중국 작곡가 황안은 쯔위를 대만 독립주의자라고 지목하며 여론을 자극했다.
쯔위는 15일 유튜브 채널에 올린 영상을 통해 "중국인으로서 해외에서 활동하면서 한 발언과 실수로 회사와 네티즌에게 상처를 준 점 죄송하다"며 고개 숙여 사과했다.
민진당은 그러자 쯔위의 사과를 대만의 탄압으로 해석, 대만 독립 논쟁의 쟁점으로 부각시켰다. 대만의 뉴스 검색포털은 이 사태의 폭로자인 황안의 관련 글을 삭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시에 대만의 일부 네티즌은 쯔위와 함께 소속사 JYP엔터테인먼트를 이끄는 가수 박진영이 중국에 직접 사과한 것에 반발, JYP 홈페이지를 다운시키는 등 감정이 격앙된 상태다.
대만의 해킹그룹이 적게는 수십 대, 많게는 수백만 대 컴퓨터를 이용해 특정 웹사이트에 동시에 접속하는 '디도스 공격'을 수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중국 네티즌들은 쯔위와 박진영의 사과에도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하고 있다.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서는 쯔위 등의 검색이 차단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에서는 쯔위와 JYP가 대만 총통 선거의 정치적인 희생양이 됐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쯔위가 대만 국기를 흔든 것에 대해 특정한 의도가 없었다는 것에 공감하고 있다.
하지만 세계 경제를 쥐락펴락하는 나라로 연예 산업의 중심지로까지 떠오른 중국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한국 연예계에 대한 안타까움도 내비치고 있다.
트와이스는 쯔위에서 보듯 멤버 구성에서부터 중국어권을 포함한 아시아를 겨냥한 그룹이다. 내수 시장의 한계를 돌파하기 위해 JYP가 심혈을 기울인 그룹이다. 아시아뿐 아니라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을 배제한 연예 산업은 한국에서 현재 가당치 않다.
실제 중국에서 JYP에 대한 보이콧 움직임이 일자 LG유플러스는 쯔위가 등장하는 중국산 화웨이 스마트폰 'Y6'의 온라인 광고를 일시 중단했다.
가요계 관계자는 "현재 한류스타는 음원과 공연 외에 여러 브랜드의 광고 모델로 활약하며 기업의 해외 수익과도 큰 연관이 있다"며 "이러한 상황이 안타깝지만, JYP 입장에서는 중국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고 짚었다.
대만의 미디어 역시 JYP가 중국 팬들을 상대로 사과한 것은 중국 내 수익을 고려한 판단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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