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전주의 한 장갑공장에서 근무하는 A(39)씨는 지난달 27일 오후 가족들과 함께 퇴직 후 계획에 대해 논의를 하며 술을 마셨다.
퇴직을 보름 정도 앞두고 있었던 그는 가족들과 고향에서 개업할 치킨집에 대해 이야기를 하며 새출발의 꿈을 꿨다.
하지만 집으로 돌아온 A씨는 취기 때문인지 평소 동료들과 상사가 자신에게 하던 모욕적인 발언과 무시하는 행동들이 문득 머릿속에 떠올랐다.
이에 A씨는 자신의 차량을 몰고 20분 거리에 있던 회사로 찾아가 공장 뒤편 담을 넘어 완제품이 보관 돼 있던 창고 안에 들어갔다.
한참을 망설이던 A씨는 결국 주머니 안에 들어있던 라이터를 이용해 장갑에 불을 지른 뒤, 곧장 회사 밖으로 빠져나왔다.
이로 인해 완제품 보관 창고 등 공장 2개동 약 1700㎡와 장갑 수십만 켤레가 타 약 8억원 상당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더욱이 자칫 큰 인명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다행히도 야간 근무를 하고 있던 직원들은 불이 나자 곧바로 대피해 화를 면했다.
조사결과 3년 전 이 공장이 설립됐을 때부터 일을 시작했던 A씨는 평소 회사와 상사의 모욕적인 발언과 태도에 화가 나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화재 발생 후 공장 안 폐쇄회로(CC)TV가 모두 불에 타 증거를 확보하기 어려운 상태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찰은 공장 주변 CCTV를 전부 확인해 A씨가 공장 담을 넘어 나오는 장면과 그의 차량을 파악한 뒤 증거자료를 토대로 A씨를 추궁해 범행에 대한 자백을 받았다.
A씨는 경찰에서 "회사하고 동료들한테 불만이 많이 있었다. 상사가 나에게 모욕적인 발언을 서슴지 않는 것에 화가났다"고 말했다.
전주덕진경찰서는 A씨에 대해 방화 혐의로 김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전주=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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