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민이 또 구설에 올랐다. 지난 3일 방송된 tvN '코미디 빅리그'의 코너 '충청도의 힘'에서 한부모 가정의 자녀를 대상으로 한 콩트가 문제가 됐다. 새 장난감을 자랑하는 친구에게 "쟤네 아버지가 양육비 보냈나 보다" "선물을 양쪽으로 받으니 재테크다"라고 말하는 대사가 악질이다.
여성비하 발언과 삼풍백화점 사고 생존자 조롱으로 사회적인 문제를 일으키고 "밝은 웃음으로 보답하겠다"고 눈물을 흘린 지 1년여 만이다. 장동민은 "대본대로 한 것이지만 미처 생각하지 못한 것은 연기자의 잘못"이라고 급히 사과했다. 하지만 1년이 지나도 여전한 장동민의 언행은 더 좋은 개그나, '전적'이 있는 개그맨으로서 자신의 발언이 가질 무게에 대해 전혀 고민하지 않은 모양새다.
JTBC 웹 예능프로그램 '마녀를 부탁해'에 게스트로 출연해 '가모장적' 발언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개그우먼 김숙에게, "그러다 (나처럼) 잘못된다"고 말한 대목은 "개보×" "여자는 멍청해서" 등 자신이 했던 말과 김숙의 패러디가 갖는 사회적인 맥락의 차이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다.
장동민의 개그는 여성이나 삼풍백화점 사고 피해자에서 한부모 가정 자녀, 즉 또 다른 사회적 약자로 타깃을 바꿨을 뿐이다. 상대를 비하하고 상처를 들쑤시는 본질은 그대로다.
눈물을 흘리며 고개를 숙인 뒤 1년 동안, 장동민은 여전히 잘 나갔다. 각종 예능물에 게스트나 특별MC로 얼굴을 비쳤다. 이번 사건의 공동 가해자인 '코미디 빅리그'도 "장동민에게 떠넘기지 않을 것"이라며 모든 책임을 뒤집어쓰고 나섰다.
이번에는 한부모가정 권익단체인 '차별없는가정을위한시민연합'까지 나서 일이 좀 커지고 있지만, 그래도 장동민은 잘 나갈 거다. 방송계는 언제나처럼 '우리 동민이가 거칠어 보여도 알고 보면 여자친구에게도 잘 하고, 속 깊고 착한 아이'라는 포장지를 덧씌워 장동민을 계속 부르겠지.
그렇다면 장동민식 '밝은 웃음'의 다음 타깃은 누가 될까. 또 다른 약자 집단이 두려움에 떨고 있다.
서울=뉴시스
저작권자 © 크리스챤월드리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