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이같은 교회의 비리를 고발하는 방송과 보도를 한두번 겪은 것이 아니다. 그럴 때마다 교회와 성도는 단지 분노와 경악으로 대처 했을 뿐 사실상 ‘내 교회’ ‘내 문제’가 아닌 다른 먼 이웃 나라의 교회문제로 여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마도 이런 엄청난 사건에 대해 흥분하고 난리법석을 떨었던 장본인은 기독교 언론과 비리 폭로 대상자나 교회였을 것이다. 더욱이 이 과정에서 부끄러운 한국교회 치부가 그대로 드러났을 뿐 그 어떤 해결책이나 치유방법이 제대로 제시되고 실천된 적이 없었다는 지적만 높았다.
실제로 비리폭로 대상 교회가 어떤 교회든 한국교회는 ‘이단과 사이비’를 내세워 그 교회와 무관하다고 함으로써 그 비리 범주에서 벗어나려는 의혹을 주기에 충분했고 아니면 교회 전체를 매도 하려는 음모라며 해당방송사나 언론사에게 비난과 항의로 맞서왔다.
그렇다고 한국교회와 성도, 그리고 모든 목회자가 비리와 부패의 굴레에서 벗어났느냐고 묻는다면 아무도 장담할 수 없을 것이다. 오히려 한국교회는 사회적인 지탄의 대상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했고 개혁과 반성이란 말만 무성할 뿐 진작 교회답게 거듭나는 자세가 없었다.
그러나 이같은 교회의 태도는 모순을 안고 있다는 사실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알다시피 방송에서 폭로된 사이비 이단 교회들은 오랫동안 한국교회 범주 안에 있었다.
결과적으로 사이비 이단이라고 하지만 그 피해는 정통교회가 고스란히 떠안은 것이다. 또 정통교회의 비리를 폭로하는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한국기독교총엽합회나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모두 ‘매도’니 혹은 ‘음해’니 하며 결사적으로 교회수호란 명분을 내세우며 강력한 항의를 했다.
사이비 이단에 대해서는 그렇다치더라도 정통교회가 만일 교회의 본분에서 벗어나 잘못을 저질렀다면 한기총이나 교회협은 먼저 사회에 사과와 교회의 반성을 촉구하는 자세를 보였어야 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이 두 단체는 이율배반적인 태도를 보여줌으로써 사회와 국민들로부터 신뢰와 불신을 심화시켰고 더 나아가 교회 전체에 대한 곱지 않은 선입견을 갖게 했다.
교회를 개혁하고 또 사회의 소금과 빛의 역할에 충실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라면 사이비 이단 척결과 못지 않게 정통교회라도 잘못이 있으면 보호하려는 제스처보다 분명하게 그 비리를 가려서 교회가 다시 태어날 수 있는 반성의 기회를 삼도록 이끌어 가야 할 것이다.
그러나 대형교회 혹은 정통교회라고 해서 무조건 잘못이 없다는 논리나 이런 교회의 비리를 폭로한 방송사나 언론사를 교회를 매도하고 음해하려는 사악한 음모집단으로 치부한다면 교회는 스스로 자기 모순에 빠진 꼴이 될 것이다.
한국교회에서 가장 대표적인 연합기관은 무엇보다 ‘신뢰성’이다. 원칙도 없이 허둥대지 말고 신앙적인 자세를 보여 줌으로써 한국교회를 올바르게 이끌어 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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