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사우디는 국제유가 폭락으로 급감한 재정수익을 만회하기 위해 총 100억 달러(약 11조2880억원) 규모의 5년 만기 채권을 발행한다.
사우디는 이번 채권 발행규모를 당초 60~80억 달러로 제시했었지만, 수요예측 결과 아시아 은행권을 중심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크게 쏠리자 100억 달러로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사우디의 외환보유액은 석유 공급과잉이 시작된 2014년 말 이후 1500억 달러나 쪼그라들었을 뿐만 아니라 재정적자는 올해 국내총생산(GDP)의 19%까지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
극심한 재정난에도 불구하고 지난 17일 카타르 도하 산유국 회의에서 산유량 동결을 거부한 사우디는 원유시장 점유를 포기하지 않으면서 저유가 시대를 극복하기 위해 국제 금융시장으로 손을 뻗고 있다.
사우디는 자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미국을 포함한 외국 기업들의 투자를 늘리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사우디 국영석유회사 아람코의 칼리드 알 팔리 회장은 기술과 헬스케어, 관광, 운송 분야의 성장은 "(투자)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번 채권 발행도 사우디의 국제금융시장 참여 확대와 재정수익 다각화의 일환으로 보인다.
채권 발행으로 확보된 자금은 외환보유액의 고갈속도를 늦추고 국영기업을 지탱해온 은행권에 대한 압박을 완화하는 데 투입될 것으로 추정된다.
블랙록의 이완 캐머런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이번 채권 발행은 사우디가 조심스럽게 국제금융시장의 사정을 살피는 것"이라며 "사우디가 채권국에서 채무국으로 탈바꿈하기 위한 길을 닦고 있다"고 말했다.
경제전문가들은 이미 국제 금융시장에 발을 들인 사우디가 앞으로 국채를 발행할 가능성이 다분하며, 이번 채권 발행에 참여한 업체들에 혜택이 주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사우디 국채에 가장 큰 관심을 보인 은행은 일본의 도교미쓰비시은행과 HSBC, JP모건으로 각각 13억 달러(약 1조4674억원)씩 청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소 청약금은 5억 달러(5644억원)였다.
엘야스 알가시르 도쿄미쓰비시은행 부지점장은 "사우디 채권은 경쟁적인 가격에 매우 성공적으로 이뤄졌다"며 "어마어마한 시장관심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채권금리에 대해 밝히지 않았지만, 사우디 채권은 미국 달러 리보(Libor) 금리에 120bp를 가산금리를 더한 수준으로 알려졌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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