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뜩 웅크린 韓경제…'투자 안하고, 지갑 닫고'
잔뜩 웅크린 韓경제…'투자 안하고, 지갑 닫고'
  • 조현아 기자
  • 승인 2016.06.02 12: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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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실질 국민총생산·국민총소득 증감률 추이
국민소득은 늘었는데 가계 소비는 위축되고 기업 투자는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 부진세의 장기화 국면에서 벗어날 출구가 안 보이는 마당에 우리 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내수마저 흔들리고 있어 '저성장 고착화' 우려가 더욱 커지게 됐다.

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6년 1분기 국민소득(잠정)'에 따르면 실질 국민총소득(GNI)은 전분기보다 3.4% 성장하면서 증가세로 전환됐다. 실질 국민총소득은 우리 국민이 일정기간 국내외에서 벌어들인 소득의 실질적인 구매력을 나타낸다.

1분기 실질 국민총소득이 좋아진 것은 수출보다 수입가격이 더 많이 줄면서 교역조건이 개선되면서 '교역조건 변화에 따른 무역이익'이 전기대비 19조7000억원 늘어났기 때문이다. 여기에 국민이 외국에서 벌어들인 임금, 이자, 배당 등 순소득(국외순수취요소소득)이 1조2000억원 증가한 점도 작용했다.

명목 국민총소득(GNI)도 403조5000억원으로 전기대비 2.7% 증가했다. 국민이 소비나 저축에 자유롭게 쓸 수 있는 국민총처분가능소득(명목)은 402조2000억원으로 전기대비 2.8% 상승했다.

하지만 실질 구매력이 좋아지고 처분할 수 있는 돈이 많아졌는데도 소비나 투자로는 이어지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최종 소비지출(명목)은 전분기대비 0.1% 감소했다. 마이너스를 보인 것은 지난 2008년 4분기(-1.3%) 이후 약 7년3개월 만에 처음이다. 쓸 수 있는 돈이 많아졌지만 지갑을 닫았다는 얘기다. 특히 정부지출은 0.7% 증가했지만 민간지출은 0.3% 감소해 가계 쪽 소비가 부진했다.

투자에 해당하는 총고정자본형성 증가율도 -1.7%를 나타내며 지난해 4분기부터 2분기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기업들이 경기 불황의 여파로 설비투자 등을 늘리지 않고 있어서다.

이에 국민총처분가능소득 대비 총투자를 나타내는 총투자율은 27.4%를 기록하면서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은 지난 2009년 2분기(26.7%) 이후 6년9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반면 총저축률은 전분기보다 36.2%로 전분기보다 1.8%p 뛰었다. 투자나 소비 대신 돈을 묶어놓고 있다는 얘기다.

가뜩이나 수출 부진으로 경기 성장세가 위축된 상황에서 가계 소비나 기업 투자 등 내수 경제가 원활히 돌지 못하면서 우리 경제 기반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기에 기업 구조조정 등의 영향으로 경기 불안감이 더욱 커지면 올해도 2%대 성장에 머물며 저성장 탈출을 장담할 수 없게 된다.

실제 소비심리와 기업들의 체감경기는 다시 얼어붙고 있다. 한은이 발표한 5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경기 부진 등의 영향으로 99로 떨어지며 하락세로 전환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발표한 '6월 기업경기실사지수(기준선 100)'는 94.8로 기준선 밑으로 하락해 부정적인 전망이 커졌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은 "최근 수출을 비롯해 소비, 생산 등 다른 경제지표들도 안 좋아지고 있어 경기 회복을 바라는 기대 심리가 꺾일 수 있다"며 "구조조정 여파까지 더해지면 회복세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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