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장애인 학대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충북 청주청원경찰서는 22일 오후 김모(68)씨 부부를 소환해 조사할 계획이라고 21일 밝혔다.
경찰은 "김씨 부부가 현재까지 참고인 신분이지만 내일(22일) 경찰 조사 뒤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 사회복지사 입회하에 고모(48·지적장애 2급)씨를 상대로 피해자 조사를 한 경찰은 "소똥을 치우는 게 싫었고, 주인에게 매를 맞은 적이 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경찰은 고씨의 1∼2차 피해자 조사에서 김씨 부부가 일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식사를 제때 주지 않고, 머리를 쥐어박는 등 학대한 정황과 구체적인 진술을 확보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
고씨의 몸에 있는 긁힌 흉터와 다리의 수술 흔적 등이 폭행이나 학대에 의한 것인지 규명하기 위해 정형외과에 정밀검진을 의뢰했고 그 결과를 토대로 입증할 계획이다.
김씨 부부는 경찰 수사에 대비해 청주의 한 법무법인 변호사를 선임해 법률 자문 등 조력을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김씨 부부의 지속적인 학대와 가혹 행위가 있었는지를 집중적으로 수사할 계획이다.
김씨 부부는 1985년 충북 청주시 오창읍 1만9834㎡(약 6000평)의 터에 축사를 지어 소 40여 마리를 기르기 시작했다. 1997년 소를 매매하면서 알게 된 A(사망)씨에게 약간의 사례금을 주고 고씨를 데려온 것으로 알려졌다.
고씨는 19년 동안 소먹이를 주고 분뇨를 치우는 일과 김씨 부부 소유의 밭에서 허드렛일을 하며 6.6㎡(2평)의 축사 옆 쪽방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지낸 것으로 드러났다.
지적장애 2급으로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은 고씨는 이곳에서 생활하면서 김씨 부부에게 폭행과 학대를 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김씨 부부의 임금 체불, 학대 여부를 조사한 뒤 장애인복지법 위반 등의 혐의로 처벌할 방침이다.
고씨는 지난 1일 오후 9시 45분께 청주시 오창읍의 한 공장 건물에 들어가려다 사설경비업체 직원들에게 적발돼 지구대로 인계됐다. 그는 19년 만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다.
청주=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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