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필리핀스타, 인콰이어러 등 외신에 따르면 EU 의회는 지난 15일 필리핀에 있는 EU 대표부와 28개 EU 회원국 대사관에 필리핀 정부의 인권 침해를 감시하도록 하는 내용의 결의문을 채택했다. 이들은 "필리핀 인권상황을 엄격하게 감시하겠다"며 필리핀 정부에 마약범 사살을 중단할 것을 요청했다.
이에 두테르테 대통령은 20일 고향 다바오에서 현지 기업가들을 대상으로 한 연설에서 "EU가 나를 비난한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그들에게 엿이나 먹으라고 말하고 싶다"며 가운데 손가락을 들어 올려 보였다. 그는 EU를 '위선자들'이라고 지칭하면서 "프랑스나 영국은 자신들이 역사적으로 중동에서 한 짓을 잊고 뻔뻔스럽게 나를 비난하고 있다. 과거의 잘못에 대한 죄책감을 씻어내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앞서 두테르테 대통령은 지난 7일 라오스에서 열린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정상회의 기간에 필리핀의 인권 문제를 언급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향해 욕설을 내뱉어 논란이 됐다. 또 이 정상회의에 참석해 연설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향해서도 "저 녀석도 바보"라는 욕설을 해 파문을 일으켰다.
두테르테 대통령이 지난 6월 30일 취임한 이래 ‘마약과의 전쟁’으로 3500명 이상이 경찰, 괴한에 살해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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