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고 대선연기 항의시위대에 군 발포로 44명 사망
콩고 대선연기 항의시위대에 군 발포로 44명 사망
  • 차의영 기자
  • 승인 2016.09.21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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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콩고 시위현장의 군인들
콩고의 수도 킨샤사 거리에서 대통령선거의 지연에 항의하기 위해 19일부터 시작된 이틀 간의 격렬한 거리 시위로 군대와 시위대가 충돌, 44명 이상이 피살당했다고 국제 인권단체 휴먼라이츠 워치가 20일 밝혔다. 야당의 건물 몇 곳도 군대의 방화로 불탄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시위는 대통령 선거가 연기되고 있는 것이 현 대통령 조셉 카빌라가 올해 말로 임기가 끝나는데도 계속 집권하기 위한 꼼수라고 생각하는 수천명이 항의에 나서면서 시작되었다. 선거관리위원회는 유권자 등록이 아직 되지 않아 선거를 연기한다고 발표한데다, 고등법원은 새 대통령이 선출 될 때까지 카빌라가 계속 대통령직을 맡을 수 있다고 판결했기 때문이다.

20일 킨샤사에서는 긴장이 고조되면서 불에 탄 승용차들만이 빈 거리에 나뒹굴고 있었고 총성이 멀리까지 들려왔다.

킨샤사의 주민 쟌 몽고는 "우리 국민들이 원하는 대통령을 선출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오바마는 임기가 끝나면서 스스로 물러나는데 왜 카빌라는 오바마처럼 대통령직을 후임자에게 내주지 못하는가?"라고 말했다.

휴먼 라이츠 워치는 콩고보안군이 최소 37명의 시위대를 살해했다는 목격자들의 신빙성 있는 신고를 접수했다고 이 단체의 아프리카 담당자 아이다 소여가 말했다. 대개는 시위군중에 대한 군의 무차별 발포로 숨졌고 일부는 보안군이 전날 밤 야당 당사를 불태울 때 살해되었다고 그는 이메일을 통해 알렸다.

격분한 시위대도 최소 6명의 경찰관과 카빌라의 여당 지지자 한 명을 살해했으며, 일부 시위대는 시내의 상점 몇군데와 경찰서에 방화를 하거나 약탈행위를 했다고 소여는 덧붙였다.

유엔인권담당 판무관실은 콩고 보안군과 시위대 양측의 "과도한 무력 사용"에 주의를 환기했지만 양측은 모두 폭력사태의 책임을 부인하고 있다.

콩고정부는 성명을 발표, 야당 건물에 대한 방화 뿐 아니라 두 곳의 여당 건물과 학교 한 곳이 반정부 시위대에 의해 불탔다고 비난하면서 콩고 국민들의 자제를 당부했다.

카빌라 대통령은 2001년 그의 부친이 암살당한 뒤 권좌에 올랐지만 앞으로 헌법이 금지하고 있는 재임을 밀고나갈 것인지는 아직 발표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선거 연기가 재선으로 이어질 것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시위에 나선 것이다.

서유럽 전체만큼 넓은 면적을 가진 콩고는 광물자원이 풍부한 나라이지만 2003년까지 극심한 내전상태로 불안정한 정국을 이어왔으며 이 때문에 인접국가의 군대를 끌어들이기도 했다.

유엔을 비롯해 벨기에, 미국, 프랑스, 유럽연합은 콩고정부에게 대통령선거를 조속히 실시할 것을 요구하고, 콩고국민들에게도 자제와 인내심을 가져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킨샤사(콩고)=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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