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식품, 경동보일러, 사조산업... 중견기업의 민낯
삼양식품, 경동보일러, 사조산업... 중견기업의 민낯
  • 박주연 기자
  • 승인 2016.09.21 11: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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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틴에이저인 한 소년이 사우나 한 귀퉁이에 사무실을 마련하면서 출발, 5년 만에 중견그룹 지배구조의 최정점에 올라서는데 성공하다'

출발에서 최정점까지의 중간과정에 '힘들고 여려운 난관들'이 삽입돼 있다면...
우리사회가 모두 눈을 크게 뜨고 놀랄만한 완벽한 '벤처성공 스토리'로 읽혀질 것이다. 게다가 주인공이 틴에이저라면 만화에서나 가능할 법한 슈퍼히어로로 대접받을 것이다.

삼양라면을 만드는 삼양식품 그룹의 지주회사 'SY캠퍼스(옛 비글스)'.
이 회사 지분 100%를 소유한 절대주주인 전병우(삼양식품 오너 3세)씨가 '사우나 사무실'을 열었던 해는 2007년. 전씨의 당시 나이는 13살.
이렇게 만들어진 SY캠퍼스는 불과 3년후 매출 195억원의 규모로 급성장한다. 이후 BW(신주인수권부 사채)를 활용, 삼양식품그룹 지배구조의 최정점에 올랐다.

중견기업들의 내부거래와 편법승계 실태는 상상을 불허할 정도로 심각하다.
사회적 관심권역의 '사각지대'에 위치한 중견기업들은 법과 상식의 감시나 견제에서 멀리 있다는 점을 십분 활용, 하고싶은 모든 것들을 눈치보지 않고 욕심껏 챙기고 있었다.

뉴시스는 지난 6월20일부터 '중견기업 지배구조 대해부' 시리즈를 통해 중견기업들의 지배구조를 살펴보고 있다. 삼양식품, 경동나비엔, 일진그룹, 아이에스동서, 사조그룹, 이수그룹 등 수많은 중견그룹들이 일감몰아주기와 내부거래를 통해 상장 자회사의 부(富)를 오너일가 자회사로 몰아주고 있었다.

삼양식품 오너 3세인 전병우씨. 그의 성공스토리엔 그룹 계열사의 제품마다 들어가는 포장 관련 알짜 비즈니스(테라윈프린팅)를 분리, SY캠퍼스가 도맡는다는 단순 무식한 성공방정식이 적용됐다.

내부거래 및 일감몰아주기는 현재 국내 중견기업 상당수가 경영권 승계를 해결할 때 써먹는 단골 메뉴다.

국내 보일러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경동나비엔. 이 회사는 오너일가가 90%에 가까운 지분율을 가진 경동원에 일감을 몰아줬고, 경동원은 이를 통해 지난해까지 10년간 52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거뒀다. 경동원은 경동나비엔과의 내부거래를 통해 순자산을 2005년 말 470억8423만원에서 지난해 말 644억6844만원으로 175억원 가까이 늘렸고, 같은 기간 경동나비엔에 대한 지분도 40.26%에서 50.51%까지 늘렸다.

참치와 게맛살 등으로 유명한 사조그룹도 마찬가지. 사조그룹 3세 주지홍 상무 등 오너일가가 53.4%의 지분을 보유한 사조시스템즈는 사조 상장사들과 매년 50~90%대의 내부거래를 하며 빠르게 규모를 키웠고, 내부거래로 벌어들인 돈으로 사조산업 지분을 매입, 지배구조 최정점으로 도약했다.

핵심 포인트는 이들 중견기업이 마구잡이로 휘두르는 '일감몰아주기, 내부거래, 편법승계'에 대해 아무런 제재가 없다는 점.

현행 공정거래법상 일감몰아주기의 규제대상(총수일가 지분이 상장사 기준 30%, 비상장사는 20% 이상인 계열사의 경우 내부거래 금액이 연간 200억원, 또는 연간 국내 매출의 12% 이상인 경우)은 자산총액 5조원 이상 대기업에만 해당된다.

"아직 자식에게 승계를 해주지 못했다. 나와 비슷한 상황에 처한 중견기업들이 가업승계를 하는 것들을 보면 드러내고 말하기 부끄러운 것들이 많다. 자식에게 가업을 물려줄 생각만 하면 머리가 아파서 모든 것을 접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 (중견기업 K사 대표)

지금의 법이나 제도로는 양심껏 세금낼 것 다 내는 경영자만 바보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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